주가 급락·채권 강세…‘리버스 로테이션’ 뚜렷

입력 2014.02.0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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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신흥국 금융위기 불안감까지 겹치자 국내 증시에서 위험자산에 투자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빠져나오는 '리버스 로테이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미국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양적완화 축소를 시행하면서 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자산매입 규모 추가 축소를 결정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1조7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미국의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코스피가 1,880대까지 급락했던 전날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6천643억원)는 지난해 6월 21일(8천9억원) 이후 7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였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11포인트(1.72%) 내린 1,886.85로 장을 마치며 연중 기준으로는 물론 최근 5개월 사이에 최저점을 찍었다.

반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전날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3년 만기 국채선물을 1만4천470계약 순매수하며 4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세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힘입어 전날 국고채 금리는 3년물(연 2.850%), 5년물(연 3.173%), 10년물(연 3.542%) 모두 연중 최저점을 찍으며 강세(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의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유효했던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어긋나면서 애초 예상과는 반대 방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둔화, 신흥국 금융불안, 미국 경기지표 부진이 겹치자 투자자들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위험자산에 쏠려있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빠져나오는 리버스 로테이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발한 변수가 새로운 재료들은 아니라면서 "그동안 주식 및 신흥국 자산에 쏠려있던 자금이 리밸런싱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큰 틀에서 보면 어느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자금이 일방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에서 버블이 빠지는 흐름이 되겠지만, 일단 최근의 상황은 위험자산에서 이탈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밀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맞다"고 말했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단기간 내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재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이달에는 국내 증시를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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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급락·채권 강세…‘리버스 로테이션’ 뚜렷
    • 입력 2014-02-05 08:22:31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신흥국 금융위기 불안감까지 겹치자 국내 증시에서 위험자산에 투자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빠져나오는 '리버스 로테이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미국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양적완화 축소를 시행하면서 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자산매입 규모 추가 축소를 결정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1조7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미국의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코스피가 1,880대까지 급락했던 전날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6천643억원)는 지난해 6월 21일(8천9억원) 이후 7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였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11포인트(1.72%) 내린 1,886.85로 장을 마치며 연중 기준으로는 물론 최근 5개월 사이에 최저점을 찍었다. 반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전날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3년 만기 국채선물을 1만4천470계약 순매수하며 4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세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힘입어 전날 국고채 금리는 3년물(연 2.850%), 5년물(연 3.173%), 10년물(연 3.542%) 모두 연중 최저점을 찍으며 강세(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의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유효했던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어긋나면서 애초 예상과는 반대 방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둔화, 신흥국 금융불안, 미국 경기지표 부진이 겹치자 투자자들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위험자산에 쏠려있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빠져나오는 리버스 로테이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발한 변수가 새로운 재료들은 아니라면서 "그동안 주식 및 신흥국 자산에 쏠려있던 자금이 리밸런싱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큰 틀에서 보면 어느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자금이 일방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에서 버블이 빠지는 흐름이 되겠지만, 일단 최근의 상황은 위험자산에서 이탈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밀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맞다"고 말했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단기간 내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재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이달에는 국내 증시를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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