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뎀 2014 폐막 …“K팝을 배워라·K팝을 잡아라”

입력 2014.02.05 (17:26) 수정 2014.02.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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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음악박람회 '미뎀 2014'가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폐막했다.

1일 프랑스 칸의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개막한 미뎀에는 '(음악 산업이) 성장세로 돌아갈까? 성장 흐름을 지속 가능하도록 하자'는 주제로 75개 국가에서 3천 개 업체, 6천400명이 참가했다. 전시장에는 35개 국가관이 마련돼 성황을 이뤘다.

음악 생태계에서 음악이 살아남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인 만큼 세계 음악 비즈니스 관계자들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미뎀에 참가한 33개 국내 업체들은 해외 음악 관계자들의 미팅 요청이 쏟아질 정도로 '반가운 고객'이었다.

미뎀 한국사무소의 서니 김 대표는 "한국 음악 업계 관련 상담 건수가 30% 이상 증가했다"며 "그 결과물은 추후 공연 및 페스티벌 초청, 국내 가수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 제안, 음반의 수출 계약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곳에서 K팝은 디지털 미디어 등을 통해 수출 판로를 개척한 성공 모델로 주목받았으며 해외 작곡가들은 K팝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었다.

◇ 해외 음악업계 "K팝을 배워라"

오렐리 필리페티 프랑스 문화장관은 지난 2일 미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프랑스 언어로 된 음악을 효율적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새롭게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저녁 그는 미뎀의 행사장 '매직 미러 스테이지'에서 열린 K팝 쇼케이스 'K팝 나이트 아웃'(K-Pop Night Out)을 관람했다.

그는 "K팝은 미뎀 페스티벌을 넘어 세계인의 관심 콘텐츠"라며 "프랑스 음악계도 K팝의 세계화 성공 사례를 배우고 벤치마킹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K팝 나이트 아웃' 공연에 참가한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와 아이돌 그룹 빅스의 컨퍼런스에서도 K팝이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세계 팬들과 소통한 마케팅 기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빅스는 "트위터 등 SNS의 역할은 해외 팬들에게 우리 음악을 알리고 소식을 전하는 소통 창구"라며 "해외 팬들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이나믹듀오도 "신곡 출시 및 공연 정보 등을 SNS를 통해 알린다"며 "불가리아 팬이 우리의 뮤직비디오에 자막을 입혀주는 걸 보면 K팝의 성장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오는 8일 파리의 클럽 누보카지노에서 열리는 이들의 유럽 첫 단독 공연은 400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유럽에서는 국내 기획사의 K팝 그룹 제작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이미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권 국가에서 K팝 그룹을 모방한 팀들이 쏟아진 것처럼 프로듀싱 기술이 이곳에도 전파된 셈이다.


핀란드 엘리먼츠뮤직의 토미 투오마이넨 대표는 "한국 걸그룹에 반해 이들을 본뜬 걸그룹을 제작했다"며 "17~18살 소녀들을 6개월 교육시켰다. 핀란드에서 걸그룹이 등장한 건 10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 해외 작곡가들 "K팝을 잡아라"

독일, 스웨덴, 핀란드, 이탈리아 등 해외 작곡가와 프로듀서들은 아시아를 넘어 남미 등지까지 세력이 확장된 K팝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렸다. 미뎀에 참가한 국내 레이블에는 유럽 작곡가들이 K팝 가수에게 곡을 주고 싶다는 제안이 잇달았다.

작곡가 겸 빅스의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황세준 대표는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작곡가들이 K팝 뿐만 아니라 전혀 글로벌하지 않은 가요까지 알고 있어 정보력에 놀랐다"며 "곡을 주겠다는 제안은 세기 어려울 정도다.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이러한 풍경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프로듀서나 음악 저작권 관리 업체들이 해외에 곡을 팔고 싶어하는 건 생존을 위한 기본 전략이지만 특히 글로벌하게 소비되는 K팝이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온 셈이다.

이들은 K팝 맞춤형 곡을 만들어오거나 '원하는대로 곡을 수정해주겠다'며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한 국내 레이블 관계자는 "갑과 을이 바뀐 느낌이었다"고도 했다.

빅스의 '다칠 준비가 돼 있어'를 공동 작곡한 영국의 리키 핸리 씨는 "빅스를 통해 처음 해외 가수와 작업했는데 K팝 그룹 작곡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곡 의뢰가 증가했다. K팝은 로컬이 아니라 전 세계에 수요가 있어 분명히 '핫'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뮤직핀란드 새미 하이키오 국제총괄은 "유럽은 음악 트렌드에 맞춰 곡을 작업하지만 한국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소화해 더욱 매력적"이라며 "특히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도 트렌드에 앞서나가고 현대화된 음악을 하고 있다. 핀란드 작곡가의 곡에 한국어 가사가 붙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라고 강조했다.

미뎀에 참가한 씨스타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서현주 이사는 "해외 작곡가들은 그간 아시아 시장의 중심을 일본 음악(J팝)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K팝이란 인식이 분명했다"며 "특히 K팝이 서구 팝의 색채를 띤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으며 협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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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뎀 2014 폐막 …“K팝을 배워라·K팝을 잡아라”
    • 입력 2014-02-05 17:26:02
    • 수정2014-02-05 20:19:09
    연합뉴스
국제음악박람회 '미뎀 2014'가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폐막했다.

1일 프랑스 칸의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개막한 미뎀에는 '(음악 산업이) 성장세로 돌아갈까? 성장 흐름을 지속 가능하도록 하자'는 주제로 75개 국가에서 3천 개 업체, 6천400명이 참가했다. 전시장에는 35개 국가관이 마련돼 성황을 이뤘다.

음악 생태계에서 음악이 살아남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인 만큼 세계 음악 비즈니스 관계자들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미뎀에 참가한 33개 국내 업체들은 해외 음악 관계자들의 미팅 요청이 쏟아질 정도로 '반가운 고객'이었다.

미뎀 한국사무소의 서니 김 대표는 "한국 음악 업계 관련 상담 건수가 30% 이상 증가했다"며 "그 결과물은 추후 공연 및 페스티벌 초청, 국내 가수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 제안, 음반의 수출 계약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곳에서 K팝은 디지털 미디어 등을 통해 수출 판로를 개척한 성공 모델로 주목받았으며 해외 작곡가들은 K팝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었다.

◇ 해외 음악업계 "K팝을 배워라"

오렐리 필리페티 프랑스 문화장관은 지난 2일 미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프랑스 언어로 된 음악을 효율적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새롭게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저녁 그는 미뎀의 행사장 '매직 미러 스테이지'에서 열린 K팝 쇼케이스 'K팝 나이트 아웃'(K-Pop Night Out)을 관람했다.

그는 "K팝은 미뎀 페스티벌을 넘어 세계인의 관심 콘텐츠"라며 "프랑스 음악계도 K팝의 세계화 성공 사례를 배우고 벤치마킹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K팝 나이트 아웃' 공연에 참가한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와 아이돌 그룹 빅스의 컨퍼런스에서도 K팝이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세계 팬들과 소통한 마케팅 기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빅스는 "트위터 등 SNS의 역할은 해외 팬들에게 우리 음악을 알리고 소식을 전하는 소통 창구"라며 "해외 팬들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이나믹듀오도 "신곡 출시 및 공연 정보 등을 SNS를 통해 알린다"며 "불가리아 팬이 우리의 뮤직비디오에 자막을 입혀주는 걸 보면 K팝의 성장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오는 8일 파리의 클럽 누보카지노에서 열리는 이들의 유럽 첫 단독 공연은 400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유럽에서는 국내 기획사의 K팝 그룹 제작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이미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권 국가에서 K팝 그룹을 모방한 팀들이 쏟아진 것처럼 프로듀싱 기술이 이곳에도 전파된 셈이다.


핀란드 엘리먼츠뮤직의 토미 투오마이넨 대표는 "한국 걸그룹에 반해 이들을 본뜬 걸그룹을 제작했다"며 "17~18살 소녀들을 6개월 교육시켰다. 핀란드에서 걸그룹이 등장한 건 10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 해외 작곡가들 "K팝을 잡아라"

독일, 스웨덴, 핀란드, 이탈리아 등 해외 작곡가와 프로듀서들은 아시아를 넘어 남미 등지까지 세력이 확장된 K팝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렸다. 미뎀에 참가한 국내 레이블에는 유럽 작곡가들이 K팝 가수에게 곡을 주고 싶다는 제안이 잇달았다.

작곡가 겸 빅스의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황세준 대표는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작곡가들이 K팝 뿐만 아니라 전혀 글로벌하지 않은 가요까지 알고 있어 정보력에 놀랐다"며 "곡을 주겠다는 제안은 세기 어려울 정도다.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이러한 풍경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프로듀서나 음악 저작권 관리 업체들이 해외에 곡을 팔고 싶어하는 건 생존을 위한 기본 전략이지만 특히 글로벌하게 소비되는 K팝이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온 셈이다.

이들은 K팝 맞춤형 곡을 만들어오거나 '원하는대로 곡을 수정해주겠다'며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한 국내 레이블 관계자는 "갑과 을이 바뀐 느낌이었다"고도 했다.

빅스의 '다칠 준비가 돼 있어'를 공동 작곡한 영국의 리키 핸리 씨는 "빅스를 통해 처음 해외 가수와 작업했는데 K팝 그룹 작곡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곡 의뢰가 증가했다. K팝은 로컬이 아니라 전 세계에 수요가 있어 분명히 '핫'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뮤직핀란드 새미 하이키오 국제총괄은 "유럽은 음악 트렌드에 맞춰 곡을 작업하지만 한국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소화해 더욱 매력적"이라며 "특히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도 트렌드에 앞서나가고 현대화된 음악을 하고 있다. 핀란드 작곡가의 곡에 한국어 가사가 붙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라고 강조했다.

미뎀에 참가한 씨스타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서현주 이사는 "해외 작곡가들은 그간 아시아 시장의 중심을 일본 음악(J팝)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K팝이란 인식이 분명했다"며 "특히 K팝이 서구 팝의 색채를 띤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으며 협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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