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정부 보조금 ‘브로커 영업’

입력 2014.02.09 (07:21) 수정 2014.02.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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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 보조금을 대신 받아주겠다며 브로커 영업을 해온 현직 공무원과 가족이 적발됐습니다.

회사까지 차려놓고 정부 시스템에서 빼낸 개인과 기업정보를 이용해 영업을 해왔습니다.

김빛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영 자문을 해준다는 업체 사무실에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각종 정부 보조금을 대신 신청해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녹취> "누가 현재 책임자예요?"

경찰 조사 결과 이 법인의 실질적 책임자는 고용노동부 5급 공무원 최 모씨.

고령자나 임산부에 대한 고용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영세 업체들이 영업대상이었습니다.

정보 관리부서 책임자인 최 씨는 정부 시스템에 접속해 개인과 기업 정보 8백만건을 무단 조회했습니다.

이 중 의미있는 정보 27만여건을 가족과 지인 명의의 불법 법인에 넘겼고, 법인은 업체들에게 보조금 신청을 대행해 주고, 거액의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이렇게 챙긴 돈이 4천 8백개 업체에서 모두 58억원에 이르지만, 고용노동부는 눈치조차 채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고용노동부 관계자 : "혼자서 어떤 행위를 그렇게 한 것에 대해서 그걸 미리 알았느냐 몰랐느냐를 물으시면. 전체적으로 고용보험 총괄하는 과장의 위치이다 보니까."

이렇게, 요건을 갖춰 신청하면 타낼 수 있는 정부 지원금과 보조금 규모는 한 해 50조원.

그러나 신청절차와 관리체계는 허술합니다.

어린이집 보조금의 경우 웹사이트에 아이 신상정보 등만 입력하면 한 명당 수 십만원씩 받을 수 있어, 부정 수급으로 적발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녹취> 어린이집 관계자 : "다들 똑같아요. 시스템이라던지 방식은. 원장들은 같이 공유를 하니까."

공무원들이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현장점검을 하지 않는 사이, 최근 5년간 적발된 각종 단체의 보조금 횡령 규모는 530억여원에 이릅니다.

주먹구구식 관리감독 속에, 정부 보조금은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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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이 정부 보조금 ‘브로커 영업’
    • 입력 2014-02-09 07:24:22
    • 수정2014-02-09 09: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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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 보조금을 대신 받아주겠다며 브로커 영업을 해온 현직 공무원과 가족이 적발됐습니다.

회사까지 차려놓고 정부 시스템에서 빼낸 개인과 기업정보를 이용해 영업을 해왔습니다.

김빛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영 자문을 해준다는 업체 사무실에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각종 정부 보조금을 대신 신청해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녹취> "누가 현재 책임자예요?"

경찰 조사 결과 이 법인의 실질적 책임자는 고용노동부 5급 공무원 최 모씨.

고령자나 임산부에 대한 고용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영세 업체들이 영업대상이었습니다.

정보 관리부서 책임자인 최 씨는 정부 시스템에 접속해 개인과 기업 정보 8백만건을 무단 조회했습니다.

이 중 의미있는 정보 27만여건을 가족과 지인 명의의 불법 법인에 넘겼고, 법인은 업체들에게 보조금 신청을 대행해 주고, 거액의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이렇게 챙긴 돈이 4천 8백개 업체에서 모두 58억원에 이르지만, 고용노동부는 눈치조차 채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고용노동부 관계자 : "혼자서 어떤 행위를 그렇게 한 것에 대해서 그걸 미리 알았느냐 몰랐느냐를 물으시면. 전체적으로 고용보험 총괄하는 과장의 위치이다 보니까."

이렇게, 요건을 갖춰 신청하면 타낼 수 있는 정부 지원금과 보조금 규모는 한 해 50조원.

그러나 신청절차와 관리체계는 허술합니다.

어린이집 보조금의 경우 웹사이트에 아이 신상정보 등만 입력하면 한 명당 수 십만원씩 받을 수 있어, 부정 수급으로 적발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녹취> 어린이집 관계자 : "다들 똑같아요. 시스템이라던지 방식은. 원장들은 같이 공유를 하니까."

공무원들이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현장점검을 하지 않는 사이, 최근 5년간 적발된 각종 단체의 보조금 횡령 규모는 530억여원에 이릅니다.

주먹구구식 관리감독 속에, 정부 보조금은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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