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김 등 바닷말로 디젤유 만든다?”

입력 2014.02.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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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이 범인류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체에너지 개발 필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세계적인 기후 협약에 따라 당장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240만 톤을 감축해야 하는 실정이다. 값싸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열쇠는 역시 대체연료 개발이다.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 대신 새로운 연료를 개발해야만 하는 것이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대체에너지 분야가 있다. 바로 해양 바이오 에너지다.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 미세조류서 디젤유 짜낸다?

해양 바이오에너지는 풍부한 바닷속 생물자원, 특히 미역이나 김 같은 해조류를 원료로 추출하는 액체연료를 일컫는다. 우리나라 연구진이 독보적 성과를 낸 해양 바이오에너지 연구는 미세조류를 이용해 디젤유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미세조류란 바다에 서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흔히 적조를 일으키는 코클로디니움 같은 플랑크톤 역시 미세조류에 속한다. 해양 바이오에너지 연구가 주목하는 미세조류는 특히 지질, 즉 기름 성분이 풍부한 미세조류 종(種)이다. 크기는 10μm(미크론, 1m의 100만분의 1)정도,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안팎이다.

인하대학교 해양 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개발센터(단장 이철균)는 이같은 미세조류를 값싸고 대량으로 생산해내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 2011년 특허를 취득했다. 핵심은 물을 통과시키는 반투과막 주머니를 해상에 띄워 그 속에서 미세조류를 배양하는 기술이다.

공짜나 다름없는 바닷물, 특히 그 바닷물 속 영양성분과 햇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육상에 비해 생산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인하대학교 해양 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개발센터

대량 생산한 미세조류를 원심분리기로 수확하고 건조시키면 검은 녹색을 띠는 가루가 생산된다. 이 가루를 화학 약품으로 처리한 뒤 증류 작업을 여러 차례 거듭하면 최종적으로 맑은 기름이 생산된다. 바로 미세조류 바이오 디젤유다.

이미 지난 2011년 석유류 품질 인증기관인 한국석유관리원으로부터 인화점과 수분 등 21가지 품질분석 항목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을 만큼 고품질을 자랑한다. 당장 디젤자동차에 넣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미세조류 디젤유는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대체에너지다. 무엇보다도, 높은 생산 효율이 장점으로 꼽힌다. 무게의 50%가 기름인 미세조류는 연간 1헥타르 (1만 평방미터)당 최대 98,500리터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 1세대 원료 중 가장 효율이 높은 오일 팜(야자유)보다 약 1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생산 단가. 현재 우리 연구진의 미세조류 바이오디젤 생산단가는 리터당 8천 원 안팎이다. 1,700원 정도인 시중의 디젤유에 비하면 4~5배에 이르는 고가이다. 다만 실험실 규모의 소량 생산이 아니라, 플랜트 규모로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 현재 기술 수준으로도 3천 원까지는 낮출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미세조류를 활용해 바이오디젤만을 생산할 것이 아니라 각종 석유화학제품을 미세조류로 생산할 필요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이철균 단장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분자들뿐만 아니라 바이오매스(수확한 미세조류 총량)에 있는 모든 것들이 합성섬유나 플라스틱 등으로 제조돼 다른 부가가치를 갖게 되면 상업화가 좀 더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단장은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부처 간 장벽을 허물고, 가령 어떤 분들은 에너지 부문, 어떤 분들은 (미세조류) 종 개량, 어떤 분들은 에너지 사용, 어떤 분들은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물질 부가가치화에 다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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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10 19:16:48
    경제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이 범인류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체에너지 개발 필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세계적인 기후 협약에 따라 당장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240만 톤을 감축해야 하는 실정이다. 값싸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열쇠는 역시 대체연료 개발이다.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 대신 새로운 연료를 개발해야만 하는 것이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대체에너지 분야가 있다. 바로 해양 바이오 에너지다.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 미세조류서 디젤유 짜낸다? 해양 바이오에너지는 풍부한 바닷속 생물자원, 특히 미역이나 김 같은 해조류를 원료로 추출하는 액체연료를 일컫는다. 우리나라 연구진이 독보적 성과를 낸 해양 바이오에너지 연구는 미세조류를 이용해 디젤유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미세조류란 바다에 서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흔히 적조를 일으키는 코클로디니움 같은 플랑크톤 역시 미세조류에 속한다. 해양 바이오에너지 연구가 주목하는 미세조류는 특히 지질, 즉 기름 성분이 풍부한 미세조류 종(種)이다. 크기는 10μm(미크론, 1m의 100만분의 1)정도,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안팎이다. 인하대학교 해양 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개발센터(단장 이철균)는 이같은 미세조류를 값싸고 대량으로 생산해내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 2011년 특허를 취득했다. 핵심은 물을 통과시키는 반투과막 주머니를 해상에 띄워 그 속에서 미세조류를 배양하는 기술이다. 공짜나 다름없는 바닷물, 특히 그 바닷물 속 영양성분과 햇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육상에 비해 생산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인하대학교 해양 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개발센터 대량 생산한 미세조류를 원심분리기로 수확하고 건조시키면 검은 녹색을 띠는 가루가 생산된다. 이 가루를 화학 약품으로 처리한 뒤 증류 작업을 여러 차례 거듭하면 최종적으로 맑은 기름이 생산된다. 바로 미세조류 바이오 디젤유다. 이미 지난 2011년 석유류 품질 인증기관인 한국석유관리원으로부터 인화점과 수분 등 21가지 품질분석 항목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을 만큼 고품질을 자랑한다. 당장 디젤자동차에 넣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미세조류 디젤유는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대체에너지다. 무엇보다도, 높은 생산 효율이 장점으로 꼽힌다. 무게의 50%가 기름인 미세조류는 연간 1헥타르 (1만 평방미터)당 최대 98,500리터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 1세대 원료 중 가장 효율이 높은 오일 팜(야자유)보다 약 1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생산 단가. 현재 우리 연구진의 미세조류 바이오디젤 생산단가는 리터당 8천 원 안팎이다. 1,700원 정도인 시중의 디젤유에 비하면 4~5배에 이르는 고가이다. 다만 실험실 규모의 소량 생산이 아니라, 플랜트 규모로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 현재 기술 수준으로도 3천 원까지는 낮출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미세조류를 활용해 바이오디젤만을 생산할 것이 아니라 각종 석유화학제품을 미세조류로 생산할 필요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이철균 단장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분자들뿐만 아니라 바이오매스(수확한 미세조류 총량)에 있는 모든 것들이 합성섬유나 플라스틱 등으로 제조돼 다른 부가가치를 갖게 되면 상업화가 좀 더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단장은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부처 간 장벽을 허물고, 가령 어떤 분들은 에너지 부문, 어떤 분들은 (미세조류) 종 개량, 어떤 분들은 에너지 사용, 어떤 분들은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물질 부가가치화에 다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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