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교동도 제방 600m ‘폭싹’…교각 건설 탓?

입력 2014.02.10 (23:54) 수정 2014.02.11 (08: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섬과 섬을 잇는 다리 건설 공사가 시작된 이후 인근 해안의 제방 수백 미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해안가 양식장도 폐허가 됐지만 원인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송명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륙교 공사가 진행중인 서해 최북단 섬 교동도.

해안을 따라 쌓아 놓은 폭 7미터 짜리 제방이 중간에 뚝 끊어졌습니다.

2년 전부터 제방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더니 통째로 사라진 겁니다.

<인터뷰>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1년전만 하더라도 무너진 폭이 20m 정도였는데 지금은 400~500m의 제방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제방이 무너지면서 양식장은 폐허가 됐습니다.

빠른 물살에 양식장 바닥에는 긴 갯골이 만들어졌고, 파도에 휩쓸린 시설들은 갯벌에 거꾸로 처박혔습니다.

<인터뷰> 송성호(양식장 주인): "저희가 숭어를 키우고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양식장 둑이 터지면서 숭어가 다 밖으로 나갔고 2년째 양식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피해가 집중된 지역은 교동도 동쪽 해안.

지금까지 제방 600m가 완전히 붕괴됐고, 남쪽으로 침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남은 제방도 겨우 형체만 유지하고 있을뿐 언제 붕괴될지 모릅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까지가 제방이 있던 자리입니다. 지금은 높이 3미터가 넘는 제방이 대부분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선착장은 물론이고 인근 농경지까지 위험한 상황입니다.

교각이 들어서면서 물길이 바뀌고 물살이 빨라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이관홍(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 "교각을 건설하면서 만들어진 지형물들이 유속을 강화시켜서 그 지형의 축대를 침식시키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강화군은 피해 사실을 알고도 여태 원인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봉식(강화군 도로과장):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실질적인 영향이 어느정도 진행된다면 전반적으로 해역에 대해 조사해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사로 뒤바뀐 물길과 당국의 안일한 뒷짐 행정이 섬마을 해안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서해 교동도 제방 600m ‘폭싹’…교각 건설 탓?
    • 입력 2014-02-11 06:22:41
    • 수정2014-02-11 08:18:05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섬과 섬을 잇는 다리 건설 공사가 시작된 이후 인근 해안의 제방 수백 미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해안가 양식장도 폐허가 됐지만 원인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송명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륙교 공사가 진행중인 서해 최북단 섬 교동도.

해안을 따라 쌓아 놓은 폭 7미터 짜리 제방이 중간에 뚝 끊어졌습니다.

2년 전부터 제방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더니 통째로 사라진 겁니다.

<인터뷰>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1년전만 하더라도 무너진 폭이 20m 정도였는데 지금은 400~500m의 제방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제방이 무너지면서 양식장은 폐허가 됐습니다.

빠른 물살에 양식장 바닥에는 긴 갯골이 만들어졌고, 파도에 휩쓸린 시설들은 갯벌에 거꾸로 처박혔습니다.

<인터뷰> 송성호(양식장 주인): "저희가 숭어를 키우고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양식장 둑이 터지면서 숭어가 다 밖으로 나갔고 2년째 양식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피해가 집중된 지역은 교동도 동쪽 해안.

지금까지 제방 600m가 완전히 붕괴됐고, 남쪽으로 침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남은 제방도 겨우 형체만 유지하고 있을뿐 언제 붕괴될지 모릅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까지가 제방이 있던 자리입니다. 지금은 높이 3미터가 넘는 제방이 대부분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선착장은 물론이고 인근 농경지까지 위험한 상황입니다.

교각이 들어서면서 물길이 바뀌고 물살이 빨라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이관홍(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 "교각을 건설하면서 만들어진 지형물들이 유속을 강화시켜서 그 지형의 축대를 침식시키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강화군은 피해 사실을 알고도 여태 원인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봉식(강화군 도로과장):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실질적인 영향이 어느정도 진행된다면 전반적으로 해역에 대해 조사해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사로 뒤바뀐 물길과 당국의 안일한 뒷짐 행정이 섬마을 해안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