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CNN도 주목한 한국 ‘먹방’ 열풍

입력 2014.02.14 (08:18) 수정 2014.02.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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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외신에서 우리나라의 특이한 문화가 소개가 됐습니다.

네, 이른바 '먹방 열풍'이라고요,

CNN은 "한국 사람들이 먹는 모습을 방송해 돈을 벌고 있다"고 소개했는데요,

우리에겐 자연스럽지만, 외국인들에겐 무척 이색적인가 봅니다.

박예원 기자와 얘기 나눠 봅니다.

<기자 멘트>

저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지금 먹방 관련 채널이 만 5천 개가 넘는다면서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인터넷에서 자신이 먹는 모습을 방송하는 사람만 그 정도 되고요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다 보니 CNN뿐 아니라 영국 데일리메일, 로이터통신도 한국의 먹방 문화를 보도했습니다.

이제는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된 먹방 문화, 도대체 누가 먹방을 하고 사람들은 왜 먹방에 열광하는 걸까요.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영화 황해에서 먹음직스럽게 음식을 먹는 연기로 화제가 된 하정우 씨.

뒤이은 영화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지며 먹방의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먹방이 하나의 문화이자 유행이 되자 지난달 30일 외신인 CNN에서 한국의 먹방 열풍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한국인들은 이제 먹는 모습을 방송하는 것으로도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색적인 문화란 거겠죠.

CNN이 주목한 주인공, 인터넷에서 먹방을 하는 박서연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매일 저녁 5시 무렵, 박서연 씨는 먹방 준비로 분주해지는데요.

음식 재료 손질을 마친 뒤, 조리대가 아닌, 컴퓨터 앞으로 재료들을 가져갑니다.

이유가 뭘까요?

<녹취> "왜 재료를 들고 방으로 들어오세요?"

<인터뷰> 박서연(인터넷 먹방 BJ) : "캠코더 앞에서,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요리해서 바로 먹는 걸로 연결을 하거든요."

그리고 방송 시작을 알리자마자, 수많은 시청자들이 입장하기 시작합니다.

<녹취> "카르보나라 떡볶이를 오늘은 디바 표 레시피로 만들어 볼 거예요."

<녹취> "향기향기님, 선물 한 개 고맙습니다. 열 개 선물 고맙고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늘의 메뉴는 크림 떡볶이와 오징어 볶음.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를 공유하고 나니 어느새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차려졌는데요.

장장 3시간 동안 이 많은 음식을 시청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먹는 겁니다.

<녹취> "청양고추까지 넣으니까 더 매콤하고 맛있어요."

<녹취> "갓네스님, 팬 가입 환영합니다."

그 모습을 보며, 대화창엔 시청자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옵니다.

<녹취> 이건 오징어 먹물,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 면이라서 색이 이래요.

방송에 만족한 시청자들은 박서연 씨에게 한 개 당 백 원이라는 사이버 머니를 선물하는데요.

이것이 수입이 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서연(인터넷 먹방 BJ) : "별 풍선이라는 유료 아이템을 (시청자분들이) 선물해 주시는 건데 그때그때 마다 다르죠. (하루에 보통) 한 30~40만 원 정도예요."

매일 3500명 이상이 시청한다는 박서연 씨의 먹방.

처음 시작한 계기는 홀로 밥 먹는 시간이 지루해서였다는데요.

<녹취> "우리 이쁜이감자님, 별 풍선 선물 한 개 고맙습니다."

<인터뷰> 박서연(인터넷 먹방 BJ) :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생방송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과 채팅으로 소통도 가능하고 여기서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나만의 놀이터 같은 느낌이에요."

이런 먹방 채널은 현재 만5천여 개로, 누적 시청자는 무려 15만 명.

그야말로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먹방의 문화는 온라인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집니다.

성별도 사는 곳도 다른 이 대학생들, SNS로 먹방을 공유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데요.

<인터뷰> 양성욱(먹방 인터넷 동호회 운영자) : "저희가 일본 라면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려고 왔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음식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메뉴가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은 뒤, 곧바로 해당 SNS에 게시합니다.

음식 사진이 올라오자 회원들의 반응 역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데요.

이렇듯, 불특정 다수와 맛을 공유하게 되면 혼자 음식을 먹을 때보다 그 맛이나 즐거움이 배가 된다고합니다.

<인터뷰> 000(먹방 인터넷 동호회 회원) : "제가 보기엔 안 그렇지만 많이는 못 먹는데 다양하게 먹는 걸 좋아해서 활동하게 됐어요."

<인터뷰> 000(먹방 인터넷 동호회 회원) : "먹는 사진을 공유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구독자만 12만 명에 달하는 이 먹방 SNS 외에도, 자신이 먹는 음식을 사진 찍어서 공유하는 사람들은 주위에 정말 많죠.

사람들이 이렇듯, 먹방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시민들에게 직접 앙케이트 조사를 해봤는데요.

대부분이 대리만족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심다송(인천시 남구) : "내가 못 먹는 걸 남이 먹는 걸 보면서 대신 채우는 느낌이에요."

<인터뷰> 임진아(서울시 송파구) : "먹고 싶은 음식이 나오면 나중에 찾아가려고요. "

<인터뷰> 김민주(대전시 서구) : "삶의 희망이 생긴다고나 할까요? "

<인터뷰> 허묘연(교수/서울 사이버대학 상담심리학과) : "먹는 것을 통해서 많은 욕구,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욕구들을 충족하는데 여성들의 경우에는 날씬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그런 문제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이러한 방송들을 볼 때 나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맛있게 먹고 그것을 즐기는 모습을 통해서 일종의 쾌감 같은 걸 느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뱃속 허기를 채우는 데서 더 나아가 마음속 허기까지 채우면서 대세가 된 먹방 문화.

현대인들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또 다른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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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CNN도 주목한 한국 ‘먹방’ 열풍
    • 입력 2014-02-14 08:20:57
    • 수정2014-02-14 10: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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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외신에서 우리나라의 특이한 문화가 소개가 됐습니다.

네, 이른바 '먹방 열풍'이라고요,

CNN은 "한국 사람들이 먹는 모습을 방송해 돈을 벌고 있다"고 소개했는데요,

우리에겐 자연스럽지만, 외국인들에겐 무척 이색적인가 봅니다.

박예원 기자와 얘기 나눠 봅니다.

<기자 멘트>

저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지금 먹방 관련 채널이 만 5천 개가 넘는다면서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인터넷에서 자신이 먹는 모습을 방송하는 사람만 그 정도 되고요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다 보니 CNN뿐 아니라 영국 데일리메일, 로이터통신도 한국의 먹방 문화를 보도했습니다.

이제는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된 먹방 문화, 도대체 누가 먹방을 하고 사람들은 왜 먹방에 열광하는 걸까요.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영화 황해에서 먹음직스럽게 음식을 먹는 연기로 화제가 된 하정우 씨.

뒤이은 영화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지며 먹방의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먹방이 하나의 문화이자 유행이 되자 지난달 30일 외신인 CNN에서 한국의 먹방 열풍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한국인들은 이제 먹는 모습을 방송하는 것으로도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색적인 문화란 거겠죠.

CNN이 주목한 주인공, 인터넷에서 먹방을 하는 박서연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매일 저녁 5시 무렵, 박서연 씨는 먹방 준비로 분주해지는데요.

음식 재료 손질을 마친 뒤, 조리대가 아닌, 컴퓨터 앞으로 재료들을 가져갑니다.

이유가 뭘까요?

<녹취> "왜 재료를 들고 방으로 들어오세요?"

<인터뷰> 박서연(인터넷 먹방 BJ) : "캠코더 앞에서,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요리해서 바로 먹는 걸로 연결을 하거든요."

그리고 방송 시작을 알리자마자, 수많은 시청자들이 입장하기 시작합니다.

<녹취> "카르보나라 떡볶이를 오늘은 디바 표 레시피로 만들어 볼 거예요."

<녹취> "향기향기님, 선물 한 개 고맙습니다. 열 개 선물 고맙고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늘의 메뉴는 크림 떡볶이와 오징어 볶음.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를 공유하고 나니 어느새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차려졌는데요.

장장 3시간 동안 이 많은 음식을 시청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먹는 겁니다.

<녹취> "청양고추까지 넣으니까 더 매콤하고 맛있어요."

<녹취> "갓네스님, 팬 가입 환영합니다."

그 모습을 보며, 대화창엔 시청자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옵니다.

<녹취> 이건 오징어 먹물,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 면이라서 색이 이래요.

방송에 만족한 시청자들은 박서연 씨에게 한 개 당 백 원이라는 사이버 머니를 선물하는데요.

이것이 수입이 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서연(인터넷 먹방 BJ) : "별 풍선이라는 유료 아이템을 (시청자분들이) 선물해 주시는 건데 그때그때 마다 다르죠. (하루에 보통) 한 30~40만 원 정도예요."

매일 3500명 이상이 시청한다는 박서연 씨의 먹방.

처음 시작한 계기는 홀로 밥 먹는 시간이 지루해서였다는데요.

<녹취> "우리 이쁜이감자님, 별 풍선 선물 한 개 고맙습니다."

<인터뷰> 박서연(인터넷 먹방 BJ) :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생방송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과 채팅으로 소통도 가능하고 여기서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나만의 놀이터 같은 느낌이에요."

이런 먹방 채널은 현재 만5천여 개로, 누적 시청자는 무려 15만 명.

그야말로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먹방의 문화는 온라인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집니다.

성별도 사는 곳도 다른 이 대학생들, SNS로 먹방을 공유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데요.

<인터뷰> 양성욱(먹방 인터넷 동호회 운영자) : "저희가 일본 라면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려고 왔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음식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메뉴가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은 뒤, 곧바로 해당 SNS에 게시합니다.

음식 사진이 올라오자 회원들의 반응 역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데요.

이렇듯, 불특정 다수와 맛을 공유하게 되면 혼자 음식을 먹을 때보다 그 맛이나 즐거움이 배가 된다고합니다.

<인터뷰> 000(먹방 인터넷 동호회 회원) : "제가 보기엔 안 그렇지만 많이는 못 먹는데 다양하게 먹는 걸 좋아해서 활동하게 됐어요."

<인터뷰> 000(먹방 인터넷 동호회 회원) : "먹는 사진을 공유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구독자만 12만 명에 달하는 이 먹방 SNS 외에도, 자신이 먹는 음식을 사진 찍어서 공유하는 사람들은 주위에 정말 많죠.

사람들이 이렇듯, 먹방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시민들에게 직접 앙케이트 조사를 해봤는데요.

대부분이 대리만족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심다송(인천시 남구) : "내가 못 먹는 걸 남이 먹는 걸 보면서 대신 채우는 느낌이에요."

<인터뷰> 임진아(서울시 송파구) : "먹고 싶은 음식이 나오면 나중에 찾아가려고요. "

<인터뷰> 김민주(대전시 서구) : "삶의 희망이 생긴다고나 할까요? "

<인터뷰> 허묘연(교수/서울 사이버대학 상담심리학과) : "먹는 것을 통해서 많은 욕구,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욕구들을 충족하는데 여성들의 경우에는 날씬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그런 문제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이러한 방송들을 볼 때 나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맛있게 먹고 그것을 즐기는 모습을 통해서 일종의 쾌감 같은 걸 느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뱃속 허기를 채우는 데서 더 나아가 마음속 허기까지 채우면서 대세가 된 먹방 문화.

현대인들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또 다른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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