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종교인 소득과세 추진…내용은?

입력 2014.02.21 (00:13) 수정 2014.02.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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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목사님이나 스님, 신부님같은 종교인들의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은 명확한 과세 기준이 없어 관행적으로 세금을 안 매겼는데,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경제부 임승창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임 기자, 종교인 과세를 올해 확정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어제 기획재정부가 올해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요.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투명하고 공평한 과세 실현이거든요.

세부 과제 가운데 하나로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꼽은 겁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종교인들이 나라별로 정해진 소득세율에 따라 세금을 내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천주교 성직자들은 이미 자발적으로 소득을 신고해서 세금을 내고 있긴 한데,

정식으로 과세하는 건 아니고 또 다른 종교인들은 대부분 세금을 내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서 명확한 과세 근거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질문>
우리나라 종교인이 얼마나 되고, 세금은 얼마나 걷을 수 있는 건가요?

<답변>
종교인, 정확히 말하면 목사님이나 스님, 신부님 같은 성직자를 말하는데, 정치와 종교 분리원칙에 따라 정부가 관여를 잘 안하거든요,

그래서 가장 최근 통계가 2008년 통계일 정도로 파악이 잘 안되고 있는데, 지난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종교인 과세를 해야한다고 발표하면서 추산한 통계를 보니까, 약 36만 명 정도 되고, 헌금 규모가 6조 원 정도였습니다.

정확한 국가 통계가 없다보니까 종교인 세금 규모가 얼마나 될지도 파악하기 쉽진 않은데요.

일부에서는 1000억 원 정도 될 것이란 추측도 있지만, 기재부에서는 많게는 100억 원 정도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사실 종교인 과세가 새로운 얘기는 아니잖아요. 추진이 됐었는데 그 동안은 왜 안됐던 겁니까?

<답변>
최근에 이 종교인 과세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건, 이명박 정부 말, 그러니까 2년 전이죠.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부턴데,

전체적으로 세수 문제가 심각하다보니까 세원을 넓히는 차원에서 추진을 하겠다는 거였거든요.

그리고 정부가 바뀌고 지난해 여름, 세법개정안 발표때도 종교인 과세 문제는 들어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종교인들의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서 세금을 매기겠다는 안을 내놨었는데, 이 '기타소득'에 대해 종교계에서 반대가 있었습니다.

기타 소득은 일을 하고 정기적으로 받는 임금이 아닌 소득을 말하는데, 인세, 강연료, 사례금, 복권 당첨금 이런 것들이거든요.

종교계에선 종교적인 봉사에 대한 신도들의 정성을 사례로 보기 어렵다며 반대했고, 특히 복권당첨금과 같은 범주에 들어있다는 데 대한 반발도 상당히 있었거든요.

그래서 지난해 국회 통과도 안 됐고, 또 해를 넘겨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려고 했는데 이것도 안 되고 있는 겁니다.

<질문>
참 쉽지 않은 문젠데요, 이렇게 그동안 어려웠던 종교인 과세 문제를 올해는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건가요?

<답변>
그동안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종교인에 대한 과세를 해야 한다라는 여론이 많아졌거든요.

그래서 종교계에서도 큰 틀에서는 동의하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현오석(부총리) : "상당 부분 이해가 되어서 과세를 어떻게 과세하느냐, 과세의 명칭을 어떻게 하느냐, 그런 테크니컬 한 이슈가 남아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래서 종교인의 반대 명분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그게 바로 아예 '종교인 소득'항목을 명문화시켜 따로 만드는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일반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종합소득세율을 적용하되 소득이 적으면 최대 80%까지 종교인 소득 공제를 해 주고 소득이 많은 경우는 소득공제 한도를 20%로 제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과세 형평성도 맞추고 또 '종교인 소득'을 따로 만들어 종교계에 명분도 주겠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여야는 다음주 종교계와 간담회를 열고, 4월 임시국회에서 과세 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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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21 00:21:23
    • 수정2014-02-21 14: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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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목사님이나 스님, 신부님같은 종교인들의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은 명확한 과세 기준이 없어 관행적으로 세금을 안 매겼는데,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경제부 임승창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임 기자, 종교인 과세를 올해 확정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어제 기획재정부가 올해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요.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투명하고 공평한 과세 실현이거든요.

세부 과제 가운데 하나로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꼽은 겁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종교인들이 나라별로 정해진 소득세율에 따라 세금을 내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천주교 성직자들은 이미 자발적으로 소득을 신고해서 세금을 내고 있긴 한데,

정식으로 과세하는 건 아니고 또 다른 종교인들은 대부분 세금을 내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서 명확한 과세 근거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질문>
우리나라 종교인이 얼마나 되고, 세금은 얼마나 걷을 수 있는 건가요?

<답변>
종교인, 정확히 말하면 목사님이나 스님, 신부님 같은 성직자를 말하는데, 정치와 종교 분리원칙에 따라 정부가 관여를 잘 안하거든요,

그래서 가장 최근 통계가 2008년 통계일 정도로 파악이 잘 안되고 있는데, 지난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종교인 과세를 해야한다고 발표하면서 추산한 통계를 보니까, 약 36만 명 정도 되고, 헌금 규모가 6조 원 정도였습니다.

정확한 국가 통계가 없다보니까 종교인 세금 규모가 얼마나 될지도 파악하기 쉽진 않은데요.

일부에서는 1000억 원 정도 될 것이란 추측도 있지만, 기재부에서는 많게는 100억 원 정도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사실 종교인 과세가 새로운 얘기는 아니잖아요. 추진이 됐었는데 그 동안은 왜 안됐던 겁니까?

<답변>
최근에 이 종교인 과세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건, 이명박 정부 말, 그러니까 2년 전이죠.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부턴데,

전체적으로 세수 문제가 심각하다보니까 세원을 넓히는 차원에서 추진을 하겠다는 거였거든요.

그리고 정부가 바뀌고 지난해 여름, 세법개정안 발표때도 종교인 과세 문제는 들어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종교인들의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서 세금을 매기겠다는 안을 내놨었는데, 이 '기타소득'에 대해 종교계에서 반대가 있었습니다.

기타 소득은 일을 하고 정기적으로 받는 임금이 아닌 소득을 말하는데, 인세, 강연료, 사례금, 복권 당첨금 이런 것들이거든요.

종교계에선 종교적인 봉사에 대한 신도들의 정성을 사례로 보기 어렵다며 반대했고, 특히 복권당첨금과 같은 범주에 들어있다는 데 대한 반발도 상당히 있었거든요.

그래서 지난해 국회 통과도 안 됐고, 또 해를 넘겨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려고 했는데 이것도 안 되고 있는 겁니다.

<질문>
참 쉽지 않은 문젠데요, 이렇게 그동안 어려웠던 종교인 과세 문제를 올해는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건가요?

<답변>
그동안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종교인에 대한 과세를 해야 한다라는 여론이 많아졌거든요.

그래서 종교계에서도 큰 틀에서는 동의하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현오석(부총리) : "상당 부분 이해가 되어서 과세를 어떻게 과세하느냐, 과세의 명칭을 어떻게 하느냐, 그런 테크니컬 한 이슈가 남아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래서 종교인의 반대 명분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그게 바로 아예 '종교인 소득'항목을 명문화시켜 따로 만드는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일반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종합소득세율을 적용하되 소득이 적으면 최대 80%까지 종교인 소득 공제를 해 주고 소득이 많은 경우는 소득공제 한도를 20%로 제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과세 형평성도 맞추고 또 '종교인 소득'을 따로 만들어 종교계에 명분도 주겠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여야는 다음주 종교계와 간담회를 열고, 4월 임시국회에서 과세 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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