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충전] 전통의 숨결 그대로…안동 여행

입력 2014.02.21 (08:44) 수정 2014.02.21 (09: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주말을 맞아 이번 주는 경북 안동의 고택 체험을 소개합니다.

'고택'이라는 어감이 주는 느낌 만큼이나 넉넉하고 여유로운 여행이 된다는데요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실 겁니다.

윤수영 아나운서 나왔거든요,

안동하면 양반의 고장 아닌가요?

<기자 멘트>

맞습니다.

또 안동이 있는 경상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택이 남아 있는 고장이기도 한데요,

문화재로 지정된 고택만도 3백 곳 가까이 됩니다.

오늘 그 중에서도 유명한 곳들을 가볼 텐데요,

뜨끈한 아랫목에 옛날 얘기가 함께 하는 안동 고택 여행,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리포트>

고즈넉한 분위기의 고택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종가의 고향, 경북 안동을 찾았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솟을대문을 굳게 걸어 잠갔던 고택들이 빗장을 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요.

요즘은 하룻밤 묵고 가는 분들이 많다고 하죠.

<녹취> "누가 와서 '여보세요' 하면, 문 열고 '누구시오' 하고 얼굴만 내미는 거야"

<인터뷰> 류주현(경기도 안양시) : "흔히 여행을 가면 호텔이나 펜션에 가서 자는데 옛날 조상들의 정신과 얼을 떠올리며 제가 어렸을 때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서 고택 체험을 하게 됐습니다."

이곳은 조선 고종 때 언양현감, 홍문관 교리를 지낸 퇴계 이황의 11대손인 치암 이만현의 옛집인데요.

지어진 지 180여 년이 지났다고 하네요.

긴 세월이 무색할 만큼 아직도 정갈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녹취> "아담하니 좋네"

그 옛날 외할머니 댁 같은 온돌방에서의 뜨끈한 하룻밤 기대가 되는데요.

<인터뷰> 이동수(치암고택 주인) : "아파트에서는 거의 침대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방바닥에서 몸을 대고 이불을 깔고 자보는 체험, 또 밤에 보지 못했던 하늘의 별을 보면서 우주를 생각해보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껴보는 거죠. 그런 데서 만족해하는 거 같아요."

밤이 되면 즐길 거리는 더 풍성해집니다.

따끈한 차 한 잔에 고택의 옛 이야기도 전해 듣고요.

붓글씨를 써보며 탁본 뜨는 것도 배울 수 있는데요.

<인터뷰> 성원영(경기도 안양시) : "그냥 하룻밤 자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몰랐던 이야기도 듣고 의미 있는 그림도 보고 해서 좋았어요."

180년 된 한옥에서의 하룻밤이 특별할 수밖에 없겠네요.

안동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종가음식인데요.

진성 이씨 하계파 종가인 수졸당은 뿌리 깊은 종가음식으로 특히 유명한 곳입니다.

아직도 장작불에 가마솥을 올려 밥을 하신다고 하네요.

오늘은 수졸당의 연례행사가 있는 날이라 아침 일찍부터 종가음식 만드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덕분에 종부의 손맛을 제대로 맛 볼 기회가 고택 체험객들에게도 주어졌습니다.

한 점 건네주시는데요.

<인터뷰> 강나리(서울시 중구) : "상당히 귀한 손님에게만 주시는 건데 저희가 이렇게 기회가 돼서 볼 수 있는 게 영광이라고 생각하고요, 어릴 때 사실은 꿈이 종갓집 종부였는데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생각이 드네요."

수십 년 세월 속에서 배어나오는 종부의 깊은 손 맛.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하나같이 귀한 음식들입니다.

<인터뷰> 윤은숙(수졸당 종부) : "손님 한 분 한 분한테 수졸당 얼굴을 보여주는 거라서 누구한테나 잘해드려야 하고요. 조금 초라하더라도 옛날부터 어른들이 잡쉈던 걸로 대접해요."

고택에서의 특별한 하룻밤만으로 안동을 떠나기엔 아직 이릅니다.

달이 비치는 다리라는 뜻의 월영교는 안동댐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조다리인데요.

그 길이만 387m나 된다고 하죠.

1998년 안동에서는 죽은 남편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머리를 잘라 미투리로 삼은 여인의 흔적이 무덤 이장 과정 중 발견 된 일이 있었는데요.

조선시대판 ‘사랑과 영혼’ 이야기로 회자되면서 이들 부부의 깊은 사랑을 기리고자 월영교가 세워졌다고 합니다.

다리의 일부분이 미투리 형상으로 만들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하죠.

<인터뷰> 김 진(서울시 동작구) : "정말 긴 나무다리라고 해서 무서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튼튼하고 예쁘고 좋네요."

월영교 주변으로는 최근 안동호의 물길을 따라 편안한 산책길도 생겼는데요.

안동댐이 만들어진 이후 접근이 불가능했던 숲길이 40년 만에 열려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하네요.

아이들과 함께 안동을 찾았다면요.

안동의 유교문화를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이곳은 어떨까요?

어려운 유교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안동시에서 마련한 새로운 문화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크린 터치나 컴퓨터게임 방식으로 조선시대 선비가 되어보는 체험은 늘 인기 만점입니다.

<인터뷰> 박연화(대구시 달서구) : "타임터널을 지나서 점점 과거로 간다는 것도 재미있고요. 제가 모르는 상태에서도 아이들한테 설명할 수 있게끔 쉽게 볼 수 있게 해놓으신 거 같아 괜찮은 거 같아요."

수 백 년 전통의 숨결이 느껴지는 안동에서의 힐링 여행...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한 자리를 지켜 온 오래된 것들의 의미를 더듬으며 하룻밤 뜨끈한 아랫목에서 쉬어가는 건 어떨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주말충전] 전통의 숨결 그대로…안동 여행
    • 입력 2014-02-21 08:55:19
    • 수정2014-02-21 09:30:25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주말을 맞아 이번 주는 경북 안동의 고택 체험을 소개합니다.

'고택'이라는 어감이 주는 느낌 만큼이나 넉넉하고 여유로운 여행이 된다는데요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실 겁니다.

윤수영 아나운서 나왔거든요,

안동하면 양반의 고장 아닌가요?

<기자 멘트>

맞습니다.

또 안동이 있는 경상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택이 남아 있는 고장이기도 한데요,

문화재로 지정된 고택만도 3백 곳 가까이 됩니다.

오늘 그 중에서도 유명한 곳들을 가볼 텐데요,

뜨끈한 아랫목에 옛날 얘기가 함께 하는 안동 고택 여행,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리포트>

고즈넉한 분위기의 고택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종가의 고향, 경북 안동을 찾았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솟을대문을 굳게 걸어 잠갔던 고택들이 빗장을 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요.

요즘은 하룻밤 묵고 가는 분들이 많다고 하죠.

<녹취> "누가 와서 '여보세요' 하면, 문 열고 '누구시오' 하고 얼굴만 내미는 거야"

<인터뷰> 류주현(경기도 안양시) : "흔히 여행을 가면 호텔이나 펜션에 가서 자는데 옛날 조상들의 정신과 얼을 떠올리며 제가 어렸을 때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서 고택 체험을 하게 됐습니다."

이곳은 조선 고종 때 언양현감, 홍문관 교리를 지낸 퇴계 이황의 11대손인 치암 이만현의 옛집인데요.

지어진 지 180여 년이 지났다고 하네요.

긴 세월이 무색할 만큼 아직도 정갈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녹취> "아담하니 좋네"

그 옛날 외할머니 댁 같은 온돌방에서의 뜨끈한 하룻밤 기대가 되는데요.

<인터뷰> 이동수(치암고택 주인) : "아파트에서는 거의 침대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방바닥에서 몸을 대고 이불을 깔고 자보는 체험, 또 밤에 보지 못했던 하늘의 별을 보면서 우주를 생각해보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껴보는 거죠. 그런 데서 만족해하는 거 같아요."

밤이 되면 즐길 거리는 더 풍성해집니다.

따끈한 차 한 잔에 고택의 옛 이야기도 전해 듣고요.

붓글씨를 써보며 탁본 뜨는 것도 배울 수 있는데요.

<인터뷰> 성원영(경기도 안양시) : "그냥 하룻밤 자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몰랐던 이야기도 듣고 의미 있는 그림도 보고 해서 좋았어요."

180년 된 한옥에서의 하룻밤이 특별할 수밖에 없겠네요.

안동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종가음식인데요.

진성 이씨 하계파 종가인 수졸당은 뿌리 깊은 종가음식으로 특히 유명한 곳입니다.

아직도 장작불에 가마솥을 올려 밥을 하신다고 하네요.

오늘은 수졸당의 연례행사가 있는 날이라 아침 일찍부터 종가음식 만드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덕분에 종부의 손맛을 제대로 맛 볼 기회가 고택 체험객들에게도 주어졌습니다.

한 점 건네주시는데요.

<인터뷰> 강나리(서울시 중구) : "상당히 귀한 손님에게만 주시는 건데 저희가 이렇게 기회가 돼서 볼 수 있는 게 영광이라고 생각하고요, 어릴 때 사실은 꿈이 종갓집 종부였는데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생각이 드네요."

수십 년 세월 속에서 배어나오는 종부의 깊은 손 맛.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하나같이 귀한 음식들입니다.

<인터뷰> 윤은숙(수졸당 종부) : "손님 한 분 한 분한테 수졸당 얼굴을 보여주는 거라서 누구한테나 잘해드려야 하고요. 조금 초라하더라도 옛날부터 어른들이 잡쉈던 걸로 대접해요."

고택에서의 특별한 하룻밤만으로 안동을 떠나기엔 아직 이릅니다.

달이 비치는 다리라는 뜻의 월영교는 안동댐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조다리인데요.

그 길이만 387m나 된다고 하죠.

1998년 안동에서는 죽은 남편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머리를 잘라 미투리로 삼은 여인의 흔적이 무덤 이장 과정 중 발견 된 일이 있었는데요.

조선시대판 ‘사랑과 영혼’ 이야기로 회자되면서 이들 부부의 깊은 사랑을 기리고자 월영교가 세워졌다고 합니다.

다리의 일부분이 미투리 형상으로 만들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하죠.

<인터뷰> 김 진(서울시 동작구) : "정말 긴 나무다리라고 해서 무서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튼튼하고 예쁘고 좋네요."

월영교 주변으로는 최근 안동호의 물길을 따라 편안한 산책길도 생겼는데요.

안동댐이 만들어진 이후 접근이 불가능했던 숲길이 40년 만에 열려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하네요.

아이들과 함께 안동을 찾았다면요.

안동의 유교문화를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이곳은 어떨까요?

어려운 유교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안동시에서 마련한 새로운 문화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크린 터치나 컴퓨터게임 방식으로 조선시대 선비가 되어보는 체험은 늘 인기 만점입니다.

<인터뷰> 박연화(대구시 달서구) : "타임터널을 지나서 점점 과거로 간다는 것도 재미있고요. 제가 모르는 상태에서도 아이들한테 설명할 수 있게끔 쉽게 볼 수 있게 해놓으신 거 같아 괜찮은 거 같아요."

수 백 년 전통의 숨결이 느껴지는 안동에서의 힐링 여행...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한 자리를 지켜 온 오래된 것들의 의미를 더듬으며 하룻밤 뜨끈한 아랫목에서 쉬어가는 건 어떨까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