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자체 김연아 홍보마케팅…그 결과는?

입력 2014.02.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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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 팰리스에서 펼쳐진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마지막 날.

'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9.14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따낸 65.06점을 합쳐 총점 184.20점으로 일본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172.52점)를 11.68점 차로 크게 제치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성인 무대 데뷔 첫해에 여자 피겨의 '별 중의 별'에 오르면서 '연아 퀸'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전국에 김연아 열풍이 휘몰아치자 군포시가 '김연아 빙상장' 건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군포에서 태어나 당시 군포 수리고 2학년이던 김연아는 지자체가 '스타 홍보 마케팅'을 하기에 최적의 대상이었다.

언론들이 김연아 빙상장 건립 소식을 다루면서 군포시의 인지도와 이미지도 함께 상승했다.

그로부터 7년 2개월이 지난 21일 현재 김연아 빙상장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당시 군포시가 강하게 추진했던 김연아 빙상장은 재원과 부지 마련이 쉽지 않은데다 인근 과천과 안양에 빙상장이 있어 1년 이상이 지나도록 사업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김연아가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대회를 2연패 하면서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다시 추진력을 얻었다.

시는 빙상장 건립을 위해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1천600여억원을 들여 3만㎥ 안팎의 부지에 2016년 이전까지 3천석 규모의 빙상장을 완공할 계획이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당시 노재영 군포시장에게 "도가 건립 예산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군포시의 한 관계자는 "타당성 용역 결과도 안 좋게 나오고 시의 재정자립도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1천억원이 넘는 공사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이유 등으로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포시는 빙상장 건립과 함께 김연아의 모교인 도장중학교 앞길을 '김연아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흐지부지됐다.

김연아 소속사 측이 사업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2010년 11월 군포시가 산본동 철쭉동산에 설치한 김연아 동상도 이후 시민단체가 제작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빛이 바랬다.

군포시와 함께 부천문화재단도 2010년 김연아가 태어난 도당동 일대에 '김연아 공원' 조성을 추진했으나 곧바로 제동이 걸렸다.

부천시와 사전에 충분히 사업계획을 조율하지 않은 채 재단 측이 섣불리 추진하려다 슬그머니 접은 것이다.

지자체가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1회성 홍보마케팅에만 열을 올렸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스타로 우뚝 선 김연아를 활용한 홍보는 분명히 매력적이고 효과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연아 마케팅에 나선 도내 지자체 가운데 과천시만 유일하게 지속성을 갖고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과천시는 2010년 5월 김연아 선수와 국내 피겨 유망선수 지원을 위한 합의서를 경기도와 체결했다.

이 합의서에 따라 과천시는 지난해 말 기준 초·중·고 피겨 스케이팅 선수 15명에게 1인당 빙상장 이용료와 피복비 100만원을 지원하는 등 피겨 꿈나무 육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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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지자체 김연아 홍보마케팅…그 결과는?
    • 입력 2014-02-21 10:23:29
    연합뉴스
2006년 12월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 팰리스에서 펼쳐진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마지막 날. '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9.14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따낸 65.06점을 합쳐 총점 184.20점으로 일본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172.52점)를 11.68점 차로 크게 제치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성인 무대 데뷔 첫해에 여자 피겨의 '별 중의 별'에 오르면서 '연아 퀸'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전국에 김연아 열풍이 휘몰아치자 군포시가 '김연아 빙상장' 건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군포에서 태어나 당시 군포 수리고 2학년이던 김연아는 지자체가 '스타 홍보 마케팅'을 하기에 최적의 대상이었다. 언론들이 김연아 빙상장 건립 소식을 다루면서 군포시의 인지도와 이미지도 함께 상승했다. 그로부터 7년 2개월이 지난 21일 현재 김연아 빙상장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당시 군포시가 강하게 추진했던 김연아 빙상장은 재원과 부지 마련이 쉽지 않은데다 인근 과천과 안양에 빙상장이 있어 1년 이상이 지나도록 사업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김연아가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대회를 2연패 하면서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다시 추진력을 얻었다. 시는 빙상장 건립을 위해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1천600여억원을 들여 3만㎥ 안팎의 부지에 2016년 이전까지 3천석 규모의 빙상장을 완공할 계획이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당시 노재영 군포시장에게 "도가 건립 예산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군포시의 한 관계자는 "타당성 용역 결과도 안 좋게 나오고 시의 재정자립도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1천억원이 넘는 공사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이유 등으로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포시는 빙상장 건립과 함께 김연아의 모교인 도장중학교 앞길을 '김연아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흐지부지됐다. 김연아 소속사 측이 사업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2010년 11월 군포시가 산본동 철쭉동산에 설치한 김연아 동상도 이후 시민단체가 제작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빛이 바랬다. 군포시와 함께 부천문화재단도 2010년 김연아가 태어난 도당동 일대에 '김연아 공원' 조성을 추진했으나 곧바로 제동이 걸렸다. 부천시와 사전에 충분히 사업계획을 조율하지 않은 채 재단 측이 섣불리 추진하려다 슬그머니 접은 것이다. 지자체가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1회성 홍보마케팅에만 열을 올렸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스타로 우뚝 선 김연아를 활용한 홍보는 분명히 매력적이고 효과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연아 마케팅에 나선 도내 지자체 가운데 과천시만 유일하게 지속성을 갖고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과천시는 2010년 5월 김연아 선수와 국내 피겨 유망선수 지원을 위한 합의서를 경기도와 체결했다. 이 합의서에 따라 과천시는 지난해 말 기준 초·중·고 피겨 스케이팅 선수 15명에게 1인당 빙상장 이용료와 피복비 100만원을 지원하는 등 피겨 꿈나무 육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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