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무대에도 무인기 등장

그동안 군사용 및 정찰용 등으로 사용됐던 무인기(드론)가 패션쇼 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는 20일(현지시간) 밀라노 패션주간을 맞아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신상품을 선보이는 패션쇼에 무인기 3대를 동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무인기들이 무대 위를 비행하며 패션쇼를 촬영하는 동안에도 모델들은 동요하지 않은 채 런웨이를 워킹했다.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동영상은 전문작가가 촬영한 동영상과 함께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됐다.

피에트로 페카리 펜디 회장은 무인기들이 "우리를 다시 한번 선구자로 만들고 미래지향적으로 변모시켰다"면서 이 무인기 동영상이 "우리의 팬들에게 한번도 보지 못한 패션쇼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패션 분석가들은 무인기 활용은 기술혁신에 대한 패션업계의 애착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사진작가들도 얼마전부터 무인기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잡지 인스타일의 독일판 편집장인 유라타는 "매우 초현대적이었다"면서 자신은 이번 패션쇼에 압도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패션전문기자인 데렉 블래스버그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마도 '패션쇼장에서 누가 가장 머리가 벗겨졌는지를 찾아내기 위해' 무인기들이 사용된 것 같다는 농담을 던졌다.

패션전문지 글래머의 독일판 패션디렉터인 카리 마르그란데는 라거펠트의 제품들은 훌륭했지만 자신은 무인기 때문에 짜증이 났다고 말햇다.

AFP는 패션쇼장에 등장한 무인기를 놓고 이처럼 관객의 반응이 갈렸지만 패션쇼에 등장한 무인기들이 갈색을 주조로 1940년대의 복고풍을 가미한 라커펠트의 신제품들과 기묘하게도 어울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