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달라이 라마 회동…중국, ‘관계 훼손’ 반발

입력 2014.02.22 (01:26) 수정 2014.02.22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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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와 면담 취소 요구에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회동했다.

이에 중국 측은 "양국관계가 심히 훼손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향후 양국관계가 당분간 갈등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오전 자체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종교·문화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지금 만나고 있다"고 전했으며, 백악관도 회동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를 확인했다.

제이 카니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회동에서 티베트의 고유한 종교와 문화, 언어 전통의 보호와 중국 내 티베트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달라이 라마가 보여준 평화, 비폭력 기조를 치하하는 동시에 그의 '중도'(Middle Way) 접근 방식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고 카니 대변인은 설명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이며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뒤 중국 정부와 티베트 사이의 오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이에 달라이 라마도 티베트의 독립을 추구하지는 않으며 중국과의 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카니 대변인은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는 이날 백악관 관저 1층의 맵룸(Map Room)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백악관은 중국의 반발 등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언론에 면담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두 사람이 앉아서 대화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전날 워싱턴DC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연설한 달라이 라마와 오바마 대통령의 회동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조율됐으며, 중국 측에 사전 통보했는지 등도 확인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2월과 2011년 7월에도 백악관 맵룸에서 회동했으며, 중국 정부는 매번 강하게 반발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09년 중국 방문을 앞두고 워싱턴DC를 방문했던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고 국무부의 티베트 담당 조정관인 마리아 오테로 차관이 면담하도록 해 인권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중국 측은 예상대로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이날 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중국 주재 미국 대사대리를 불러 엄중 항의의 뜻을 전했다.

장 부부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는 위중한 내정 간섭이자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약속 위반으로 국제관계의 준칙과 중미관계를 심히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부부장은 "중국은 (오바마-달라이 라마 회동에) 강력한 분개와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 측이 지도자(오바마 대통령)와 달라이 라마의 회견을 마련한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며 국제관계의 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존 케리 국무장관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직후,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을 앞둔 시점에서 이날 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미·중 관계가 급격히 경색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도 중국이 강력 반발했지만 별다른 후폭풍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양국간 큰 충돌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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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달라이 라마 회동…중국, ‘관계 훼손’ 반발
    • 입력 2014-02-22 01:26:18
    • 수정2014-02-22 05:51:16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와 면담 취소 요구에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회동했다.

이에 중국 측은 "양국관계가 심히 훼손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향후 양국관계가 당분간 갈등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오전 자체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종교·문화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지금 만나고 있다"고 전했으며, 백악관도 회동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를 확인했다.

제이 카니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회동에서 티베트의 고유한 종교와 문화, 언어 전통의 보호와 중국 내 티베트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달라이 라마가 보여준 평화, 비폭력 기조를 치하하는 동시에 그의 '중도'(Middle Way) 접근 방식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고 카니 대변인은 설명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이며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뒤 중국 정부와 티베트 사이의 오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이에 달라이 라마도 티베트의 독립을 추구하지는 않으며 중국과의 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카니 대변인은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는 이날 백악관 관저 1층의 맵룸(Map Room)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백악관은 중국의 반발 등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언론에 면담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두 사람이 앉아서 대화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전날 워싱턴DC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연설한 달라이 라마와 오바마 대통령의 회동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조율됐으며, 중국 측에 사전 통보했는지 등도 확인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2월과 2011년 7월에도 백악관 맵룸에서 회동했으며, 중국 정부는 매번 강하게 반발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09년 중국 방문을 앞두고 워싱턴DC를 방문했던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고 국무부의 티베트 담당 조정관인 마리아 오테로 차관이 면담하도록 해 인권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중국 측은 예상대로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이날 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중국 주재 미국 대사대리를 불러 엄중 항의의 뜻을 전했다.

장 부부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는 위중한 내정 간섭이자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약속 위반으로 국제관계의 준칙과 중미관계를 심히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부부장은 "중국은 (오바마-달라이 라마 회동에) 강력한 분개와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 측이 지도자(오바마 대통령)와 달라이 라마의 회견을 마련한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며 국제관계의 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존 케리 국무장관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직후,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을 앞둔 시점에서 이날 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미·중 관계가 급격히 경색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도 중국이 강력 반발했지만 별다른 후폭풍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양국간 큰 충돌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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