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북, ‘체육강국’ 열풍…동계 스포츠 실상은?

입력 2014.02.22 (08:07) 수정 2014.02.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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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녹취> 소치 동계올림픽 녹화 중계 (조선중앙TV/지난 13일)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는 제 22차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 속도빙상(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를 보시겠습니다."

소치 동계올림픽 대회 기간 북한 TV가 경기장면을 중계한 모습이다.

15개 전 종목 가운데 단 한 종목도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북한은 12년 만에 동계올림픽에 불참하게 됐지만 대회 기간 경기장면을 편집해서 방송하는 관심을 보였다.

방송 보도 중 김연아 선수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스노우보드와 알파인스키, 스피드 스케이팅과 루지 등 다양한 동계 스포츠 종목을 선보이며 경기규칙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녹취> 소치 동계올림픽 녹화 중계 (조선중앙TV/지난 13일) : "5000m를 돌자면 열 두 바퀴 반을 돌아야 하는데 안 주로와 바깥 주로는 한 바퀴 돌 때마다 두 선수가 서로 엇바꿔서 경기를 진행합니다."

비록 북한 당국은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진 못했지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개막식에 파견해 러시아와를 비롯한 외국들과의 외교관계에 힘을 쏟았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5일)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러시아의 소치에서 진행되는 제 22차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 개막 행사에 명예 손님으로 참가하기 위해서 5일 평양을 출발했습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고 있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소치를 방문을 했죠. 북한으로서는 이번에 소치 동계 올림픽 장을 중요한 어떤 외교 관계가 있는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 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어떤 외교 관계 확대의 계기 장으로 잘 활용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합니다."

세계인들이 소치 동계올림픽에 주목하는 동안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국제 피겨 축전’을 개최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평양 빙상관에서 열린 '제23차 광명성절 경축 백두산상 국제피겨 축전'에는 북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도 참가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6일) : "이번 제 23차 광명성절 경축 ‘백두산상국제휘거(피겨)축전’에는 우리나라와 러시아, 이탈리아, 체스코(체코), 벨라루스, 라트비아, 세리비아 등 7개 나라에서 110여 명의 빙상 휘거(피겨)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몇몇 외국 선수들이 북한 노래를 배경으로 피겨 경기를 하는 이색 장면이 펼쳐졌다.

그리고 북한 선수들은 최근 잇따라 발표된 찬양가에 맞춰 피겨 공연을 선보이며 어김없이 ‘김정은 우상화’에 나섰다.

이렇듯 김정은 정권은 ‘체육 강국’을 내세우며 스포츠를 정치적 선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겨울이 되면 꽁꽁 얼어붙은 강이나 야외 논밭과 웅덩이에서 썰매를 즐겨 탄다.

보통 집집마다 스케이트 한 두 개씩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북한 어린이들은 외발 썰매인 ‘외발기’를 즐겨 타는데, 스케이트 날과 나무를 이용해 직접 만든다.

<인터뷰> 정의성(前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 "한 발로 선다고 해가지고 외발기라고 하는 거예요. 썰매는 날이 두 개고, 외발기는 말 그대로 한 발 그 위에 발을 올려놓고 타는 거죠. 스피드스케이팅 날을 이렇게 절반 자르면, 절반 자르면 한 이 정도 되잖아요. 그걸 나무 사이에 끼워가지고 두 발로 타고 그 위에 올라앉는 거예요, 두 발로 타고. 그래가지고 송곳으로 찍고 이렇게 같이 타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인민야외빙상장과 스케이트장을 건설하며 겨울 스포츠 열풍을 주도했다.

대동강 주변에 위치한 인민야외빙상장을 찾은 주민들은 쾌적한 실내 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녹취> 김대범(북한 어린이) : "스케이트를 타고 씽씽 달리니 제가 스케이트 선수가 된 것만 같아서 신이 납니다. "

북한은 1980년대부터 ‘겨울철 체육월간’을 지정해 북한 주민들의 체력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날씨와 지리적 특성상, 북한은 동계 스포츠에 유리한 환경이다.

김정은 제1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겨울 스포츠 근원지인 양강도 삼지연 일대를 방문해 ‘백두산지구 체육촌’에 대한 재단장을 지시하는 등 시설 정비에 나섰다.

그리고 스키 선수들을 격려하며 겨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재차 강조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1월) : "양강도는 우리나라에서도 눈이 많이 내리고 녹는 기간이 오랜 것만큼 자연지대적 조건을 옳게 이용하여 스키운동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지시하셨습니다."

또한 최근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은 화려한 시설을 자랑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스키장 이용료와 교통시설까지 고려한다면 일반 주민들이 스키장까지 접근하기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제1위원장이 동계 스포츠와 관련된 여러 가지 시설을 만든다거나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게 대중적으로 확산된다기보다는 어떤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이라는 정치적인 목표 안에서 선전과 홍보의 측면들이 지금은 더 큰 게 아닌가. 북한과 같이 저소득 국가에서 동계 스포츠가 얼마만큼 대중화 되고 활성화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겠는가 생각을 합니다."

북한은 1964년 첫 출전한 오스트리아 인스브르크 동계올림픽에서 한필화 선수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3000m 부문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그 뒤 지난 92년, 황옥실 선수가 획득한 동메달이 북한이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의 전부다.

1986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스케이팅 부문에서 ‘김혁.남혜영’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스포츠의 과학화가 이뤄져 경제난에 빠진 북한은 경기력이 뒤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성문정(한국스포츠개발원 정책개발연구실장) : "국제 경기 대회에서 경기력의 차이죠. 사실 IOC가 북한을 참석시키기 위해서 그동안 6만 달러를 지원하면서 각종 훈련비 지원까지 해줬었습니다. 경기력의 차이 때문에 그나마 주던 와일드카드까지도 북한이 획득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경기력이 국제 수준에서 떨어진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서 대회 참석이 불가능하게 된 거죠."

세계적인 성적을 내기엔 북한의 동계 스포츠 시설은 열악하다.

중학생 때부터 북한의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했던 탈북자 정의성씨를 통해 북한 동계 스포츠의 열악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인터뷰> 정의성(前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 "새 것 사는 건 좀 부담스럽고요. 새 것 사려고 해도 외국 장비 사려고 하면 좀 힘들어요. 그러면 선배들이 외국 갔다 오면서 가지고 와요. 장비들을. 기념품을 서로 주고받나 보더라고요. 그러면 선배들이 쟤들한테 파는 거죠. 술 한 20리터나 아니면 돈 300원에 이렇게 해가지고. 그때 장비를 구입하는 거죠, 선배들한테서."

동계스포츠는 고가의 장비와 시설 유지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난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했다.

북한 당국이 과거에 경제난으로 동계 스포츠팀을 해산시켰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터뷰> 성문정(한국스포츠개발원 정책개발연구실장) : "현실적으로 스케이트화 하나가 몇 백 만원씩 하거든요. 이것 쉽게 적응할 수가 없는 부분들이죠. 그리고 고도의 국제 정보력을 같이 갖고 있어야 되고, 전략 분석도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경제력에서 차이가 나다 보니까 결국 시작은 했으나 나름대로의 성과는 못 내고, 또 그 빙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다 보니까 팀 해체로 이어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북한의 동계스포츠 실력과 위상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하지만 4년 뒤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다.

바로 김정은 정권이 ‘스포츠 정치’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성문(한국스포츠개발원 정책개발연구실장) : "체육에 대한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은 이것은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수도 있죠. 즉, 경기력 향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2018년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일어나는데 자기들이 방관자로만 있지 않을 거란 말이에요. 그동안 나름대로의 강점을 보였던 피겨, 피겨 페어라든지 아니면 쇼트트랙이라든지 아니면 빙속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집중 육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김정은 정권은 동계스포츠에 대해 적극적으로 육성과 지원을 할 것이다.

4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북한 선수단의 큰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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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22 08:54:19
    • 수정2014-02-22 1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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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소치 동계올림픽 녹화 중계 (조선중앙TV/지난 13일)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는 제 22차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 속도빙상(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를 보시겠습니다."

소치 동계올림픽 대회 기간 북한 TV가 경기장면을 중계한 모습이다.

15개 전 종목 가운데 단 한 종목도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북한은 12년 만에 동계올림픽에 불참하게 됐지만 대회 기간 경기장면을 편집해서 방송하는 관심을 보였다.

방송 보도 중 김연아 선수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스노우보드와 알파인스키, 스피드 스케이팅과 루지 등 다양한 동계 스포츠 종목을 선보이며 경기규칙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녹취> 소치 동계올림픽 녹화 중계 (조선중앙TV/지난 13일) : "5000m를 돌자면 열 두 바퀴 반을 돌아야 하는데 안 주로와 바깥 주로는 한 바퀴 돌 때마다 두 선수가 서로 엇바꿔서 경기를 진행합니다."

비록 북한 당국은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진 못했지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개막식에 파견해 러시아와를 비롯한 외국들과의 외교관계에 힘을 쏟았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5일) :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러시아의 소치에서 진행되는 제 22차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 개막 행사에 명예 손님으로 참가하기 위해서 5일 평양을 출발했습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고 있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소치를 방문을 했죠. 북한으로서는 이번에 소치 동계 올림픽 장을 중요한 어떤 외교 관계가 있는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 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어떤 외교 관계 확대의 계기 장으로 잘 활용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합니다."

세계인들이 소치 동계올림픽에 주목하는 동안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국제 피겨 축전’을 개최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평양 빙상관에서 열린 '제23차 광명성절 경축 백두산상 국제피겨 축전'에는 북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도 참가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6일) : "이번 제 23차 광명성절 경축 ‘백두산상국제휘거(피겨)축전’에는 우리나라와 러시아, 이탈리아, 체스코(체코), 벨라루스, 라트비아, 세리비아 등 7개 나라에서 110여 명의 빙상 휘거(피겨)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몇몇 외국 선수들이 북한 노래를 배경으로 피겨 경기를 하는 이색 장면이 펼쳐졌다.

그리고 북한 선수들은 최근 잇따라 발표된 찬양가에 맞춰 피겨 공연을 선보이며 어김없이 ‘김정은 우상화’에 나섰다.

이렇듯 김정은 정권은 ‘체육 강국’을 내세우며 스포츠를 정치적 선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겨울이 되면 꽁꽁 얼어붙은 강이나 야외 논밭과 웅덩이에서 썰매를 즐겨 탄다.

보통 집집마다 스케이트 한 두 개씩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북한 어린이들은 외발 썰매인 ‘외발기’를 즐겨 타는데, 스케이트 날과 나무를 이용해 직접 만든다.

<인터뷰> 정의성(前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 "한 발로 선다고 해가지고 외발기라고 하는 거예요. 썰매는 날이 두 개고, 외발기는 말 그대로 한 발 그 위에 발을 올려놓고 타는 거죠. 스피드스케이팅 날을 이렇게 절반 자르면, 절반 자르면 한 이 정도 되잖아요. 그걸 나무 사이에 끼워가지고 두 발로 타고 그 위에 올라앉는 거예요, 두 발로 타고. 그래가지고 송곳으로 찍고 이렇게 같이 타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인민야외빙상장과 스케이트장을 건설하며 겨울 스포츠 열풍을 주도했다.

대동강 주변에 위치한 인민야외빙상장을 찾은 주민들은 쾌적한 실내 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녹취> 김대범(북한 어린이) : "스케이트를 타고 씽씽 달리니 제가 스케이트 선수가 된 것만 같아서 신이 납니다. "

북한은 1980년대부터 ‘겨울철 체육월간’을 지정해 북한 주민들의 체력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날씨와 지리적 특성상, 북한은 동계 스포츠에 유리한 환경이다.

김정은 제1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겨울 스포츠 근원지인 양강도 삼지연 일대를 방문해 ‘백두산지구 체육촌’에 대한 재단장을 지시하는 등 시설 정비에 나섰다.

그리고 스키 선수들을 격려하며 겨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재차 강조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1월) : "양강도는 우리나라에서도 눈이 많이 내리고 녹는 기간이 오랜 것만큼 자연지대적 조건을 옳게 이용하여 스키운동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지시하셨습니다."

또한 최근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은 화려한 시설을 자랑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스키장 이용료와 교통시설까지 고려한다면 일반 주민들이 스키장까지 접근하기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제1위원장이 동계 스포츠와 관련된 여러 가지 시설을 만든다거나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게 대중적으로 확산된다기보다는 어떤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이라는 정치적인 목표 안에서 선전과 홍보의 측면들이 지금은 더 큰 게 아닌가. 북한과 같이 저소득 국가에서 동계 스포츠가 얼마만큼 대중화 되고 활성화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겠는가 생각을 합니다."

북한은 1964년 첫 출전한 오스트리아 인스브르크 동계올림픽에서 한필화 선수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3000m 부문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그 뒤 지난 92년, 황옥실 선수가 획득한 동메달이 북한이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의 전부다.

1986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스케이팅 부문에서 ‘김혁.남혜영’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스포츠의 과학화가 이뤄져 경제난에 빠진 북한은 경기력이 뒤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성문정(한국스포츠개발원 정책개발연구실장) : "국제 경기 대회에서 경기력의 차이죠. 사실 IOC가 북한을 참석시키기 위해서 그동안 6만 달러를 지원하면서 각종 훈련비 지원까지 해줬었습니다. 경기력의 차이 때문에 그나마 주던 와일드카드까지도 북한이 획득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경기력이 국제 수준에서 떨어진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서 대회 참석이 불가능하게 된 거죠."

세계적인 성적을 내기엔 북한의 동계 스포츠 시설은 열악하다.

중학생 때부터 북한의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했던 탈북자 정의성씨를 통해 북한 동계 스포츠의 열악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인터뷰> 정의성(前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 : "새 것 사는 건 좀 부담스럽고요. 새 것 사려고 해도 외국 장비 사려고 하면 좀 힘들어요. 그러면 선배들이 외국 갔다 오면서 가지고 와요. 장비들을. 기념품을 서로 주고받나 보더라고요. 그러면 선배들이 쟤들한테 파는 거죠. 술 한 20리터나 아니면 돈 300원에 이렇게 해가지고. 그때 장비를 구입하는 거죠, 선배들한테서."

동계스포츠는 고가의 장비와 시설 유지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난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했다.

북한 당국이 과거에 경제난으로 동계 스포츠팀을 해산시켰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터뷰> 성문정(한국스포츠개발원 정책개발연구실장) : "현실적으로 스케이트화 하나가 몇 백 만원씩 하거든요. 이것 쉽게 적응할 수가 없는 부분들이죠. 그리고 고도의 국제 정보력을 같이 갖고 있어야 되고, 전략 분석도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경제력에서 차이가 나다 보니까 결국 시작은 했으나 나름대로의 성과는 못 내고, 또 그 빙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다 보니까 팀 해체로 이어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북한의 동계스포츠 실력과 위상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하지만 4년 뒤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다.

바로 김정은 정권이 ‘스포츠 정치’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성문(한국스포츠개발원 정책개발연구실장) : "체육에 대한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은 이것은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수도 있죠. 즉, 경기력 향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2018년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일어나는데 자기들이 방관자로만 있지 않을 거란 말이에요. 그동안 나름대로의 강점을 보였던 피겨, 피겨 페어라든지 아니면 쇼트트랙이라든지 아니면 빙속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집중 육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김정은 정권은 동계스포츠에 대해 적극적으로 육성과 지원을 할 것이다.

4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북한 선수단의 큰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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