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사고] 박규생씨 “소중한 곳에 쓰이면 딸도 자랑스러워 할것”

입력 2014.02.25 (10:14) 수정 2014.02.2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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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곳에 쓰인다면 딸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고로 숨진 희생자 유족들의 뜻깊은 기부가 이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1일 고(故) 박주현(19·비즈니스일본어과)양의 아버지 박규생(52)씨가 부산외대로 장학금을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기부한 금액은 '1004만원'. '치유의 수호천사'라 불리는 딸의 세례명 '라파엘라'처럼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생전 딸의 뜻을 기려 기부액수를 결정했다.

기부자 이름도 '천사' 박주현으로 적었다.

박씨는 부산외대 이외에도 딸의 모교인 덕문여고와 부산 이기대 성당에 "형편이 어렵거나 신체가 불편한 사람을 위해 써달라"며 각각 1천4만원씩 모두 3천12만원을 기부했다.

공옥식(55) 덕문여고 교감은 "주현이가 학교 다니면서 병을 앓았는데 대학 진학 즈음에 건강해진 모습을 보여 기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주현이 아버님께서 소중한 돈을 전달하시며 '주현이처럼 아파서 학업을 잘 할 수 없는 학생을 위해 써달라'는 뜻 그대로 기부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기대 성당은 박양이 사고 발생 두달 전인 지난해 12월 세례를 받은 곳이다.

아버지 박씨는 20일 이기대성당에서 열린 박양의 장례미사때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 구절을 들으며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또 24일 경찰수사본부와 코오롱 측에 탄원서를 보내 "가족이 바라는 것은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 설계기준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일로 많은 분이 충분한 책임을 느끼고 있기에 추가로 형사 및 행정 제재를 엄하게 해 또 다른 상처가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산외대 아랍어과에 재학생 희생자인 고혜륜 양의 부모도 이날 오후 정해린 부산외대 총장을 만나 보상금으로 장학금을 조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양의 아버지 고계석씨는 장학금 기탁의사를 담은 서신을 전달하면서 "혜륜이의 소중한 꿈과 희망을 생각할 때 이 돈(보상금)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했다. 가족과 논의한 결과 혜륜이처럼 꿈을 갖고 있을 동기생을 위해 쓰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면서 "부산외대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장학금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외대는 장학금이 기탁목적에 맞게 쓰이도록 다음주 중 부모님과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해린 총장은 "혜륜이 부모님께서 기탁하신 돈을 혜륜이가 생전에 꿈꿨던 생각과 비전에 맞게 쓰일 수 있도록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곳에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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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사고] 박규생씨 “소중한 곳에 쓰이면 딸도 자랑스러워 할것”
    • 입력 2014-02-25 10:14:55
    • 수정2014-02-25 10:24:00
    연합뉴스
"소중한 곳에 쓰인다면 딸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고로 숨진 희생자 유족들의 뜻깊은 기부가 이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1일 고(故) 박주현(19·비즈니스일본어과)양의 아버지 박규생(52)씨가 부산외대로 장학금을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기부한 금액은 '1004만원'. '치유의 수호천사'라 불리는 딸의 세례명 '라파엘라'처럼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생전 딸의 뜻을 기려 기부액수를 결정했다. 기부자 이름도 '천사' 박주현으로 적었다. 박씨는 부산외대 이외에도 딸의 모교인 덕문여고와 부산 이기대 성당에 "형편이 어렵거나 신체가 불편한 사람을 위해 써달라"며 각각 1천4만원씩 모두 3천12만원을 기부했다. 공옥식(55) 덕문여고 교감은 "주현이가 학교 다니면서 병을 앓았는데 대학 진학 즈음에 건강해진 모습을 보여 기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주현이 아버님께서 소중한 돈을 전달하시며 '주현이처럼 아파서 학업을 잘 할 수 없는 학생을 위해 써달라'는 뜻 그대로 기부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기대 성당은 박양이 사고 발생 두달 전인 지난해 12월 세례를 받은 곳이다. 아버지 박씨는 20일 이기대성당에서 열린 박양의 장례미사때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 구절을 들으며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또 24일 경찰수사본부와 코오롱 측에 탄원서를 보내 "가족이 바라는 것은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 설계기준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일로 많은 분이 충분한 책임을 느끼고 있기에 추가로 형사 및 행정 제재를 엄하게 해 또 다른 상처가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산외대 아랍어과에 재학생 희생자인 고혜륜 양의 부모도 이날 오후 정해린 부산외대 총장을 만나 보상금으로 장학금을 조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양의 아버지 고계석씨는 장학금 기탁의사를 담은 서신을 전달하면서 "혜륜이의 소중한 꿈과 희망을 생각할 때 이 돈(보상금)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했다. 가족과 논의한 결과 혜륜이처럼 꿈을 갖고 있을 동기생을 위해 쓰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면서 "부산외대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장학금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외대는 장학금이 기탁목적에 맞게 쓰이도록 다음주 중 부모님과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해린 총장은 "혜륜이 부모님께서 기탁하신 돈을 혜륜이가 생전에 꿈꿨던 생각과 비전에 맞게 쓰일 수 있도록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곳에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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