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30대에 첫 금’ 스노보드 지명곤

입력 2014.02.28 (14:46) 수정 2014.02.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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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운동에 매진한 국내 최고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하는 전국체전에서 30대에 난생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있다.

스노보드 남자 일반부 지명곤(32·강원스키협회)은 지난 27일 평행대회전 종목에서 1분25초4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놀랍게도 신봉식(22·고려대)과 김상겸(25·국군체육부대) 등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나섰던 국가대표들을 2·3위로 밀어내고 거둔 승리였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이 30대 지명곤의 사상 첫 동계체전 금메달이었다는 점이다.

사실 그는 한국의 촉망받는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였다.

21살이던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창창한 앞날을 예고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프로스포츠로서 스노보드가 막 태동하던 당시 스노보드 선수로 먹고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스노보드가 동계체전 정식종목도 아니던 시기였다.

지명곤은 "후원을 전혀 받지 못했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장비를 팔아서 전지훈련을 가는 등 어렵게 운동을 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결국 2005년 그는 후원 업체가 있는 수상스포츠 웨이크보드로 종목을 전환했다.

하지만 물 위에서 보드를 타면서도 눈 위의 보드를 잊지 못한 그는 2009년 다시 부츠를 신기로 했다.

2010년 복귀 후 작년까지 동계체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각 두 개씩을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공백 탓인지 정상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 그는 마침내 강원 횡성 웰리힐리파크의 결승선을 가장 빠르게 통과하며 흘러간 줄만 알았던 과거의 영광을 완전히 회복했다.

지명곤은 "제가 출전하는 알파인 스노보드 종목은 소위 '눈밥'을 많이 먹어야 좋은 기록이 나온다고들 한다"며 "올림픽 메달리스트 중에는 30대 중반 선수도 있는 만큼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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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체전 ‘30대에 첫 금’ 스노보드 지명곤
    • 입력 2014-02-28 14:46:04
    • 수정2014-02-28 16:40:50
    연합뉴스
어려서부터 운동에 매진한 국내 최고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하는 전국체전에서 30대에 난생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있다. 스노보드 남자 일반부 지명곤(32·강원스키협회)은 지난 27일 평행대회전 종목에서 1분25초4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놀랍게도 신봉식(22·고려대)과 김상겸(25·국군체육부대) 등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나섰던 국가대표들을 2·3위로 밀어내고 거둔 승리였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이 30대 지명곤의 사상 첫 동계체전 금메달이었다는 점이다. 사실 그는 한국의 촉망받는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였다. 21살이던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창창한 앞날을 예고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프로스포츠로서 스노보드가 막 태동하던 당시 스노보드 선수로 먹고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스노보드가 동계체전 정식종목도 아니던 시기였다. 지명곤은 "후원을 전혀 받지 못했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장비를 팔아서 전지훈련을 가는 등 어렵게 운동을 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결국 2005년 그는 후원 업체가 있는 수상스포츠 웨이크보드로 종목을 전환했다. 하지만 물 위에서 보드를 타면서도 눈 위의 보드를 잊지 못한 그는 2009년 다시 부츠를 신기로 했다. 2010년 복귀 후 작년까지 동계체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각 두 개씩을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공백 탓인지 정상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 그는 마침내 강원 횡성 웰리힐리파크의 결승선을 가장 빠르게 통과하며 흘러간 줄만 알았던 과거의 영광을 완전히 회복했다. 지명곤은 "제가 출전하는 알파인 스노보드 종목은 소위 '눈밥'을 많이 먹어야 좋은 기록이 나온다고들 한다"며 "올림픽 메달리스트 중에는 30대 중반 선수도 있는 만큼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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