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밥·김치 싸 오세요”…가격 내린 식당

입력 2014.03.03 (08:19) 수정 2014.03.0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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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산시장이나 부산 광안리 횟집 타운 같은 데 가보면 시장에서 횟감용 고기를 고른 다음에 밥과 반찬을 내줄 식당을 고르는데요,

손님들은 자릿세를 내는 셈이죠.

그런데 반대로 이런 식당도 있습니다.

밥과 반찬은 손님들이 가져가고, 주요리만 준비한다는 도시락 싸가는 식당 박예원 기자와 가보겠습니다.

값이 싼가요?

<기자 멘트>

네. 같은 요리를 파는 다른 음식점들에 비해서 40% 가까이 저렴하다고 해요.

밑반찬이나 밥 같은 서비스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 대신 가격을 내렸기 때문인데요.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식당에 도시락을 싸서 간다는 게 워낙 특이한 일이다 보니 거기 따르는 재미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식당에 온 손님들이 가방에서 밥과 반찬, 과일까지 차곡차곡 꺼내서 먹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지, 함께 보시죠.

<리포트>

다양한 먹을거리가 풍부한 재래시장.

이 시장 안에 출출한 사람들 눈길 사로잡고 발길 붙잡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튼실하게 물오른 대게!

제철 맞은 대게의 참 맛을 보기 위해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인터뷰> 김영숙(서울시 중랑구) : “식당이 있거든요. 거기서 쪄주는데 같이 가서 애들하고 먹으려고요” “사장님 이것 좀 쪄주세요”

시장에서 대게를 고르면 바로 옆 식당에서 요리한 뒤 내 옵니다.

<인터뷰> 구미란(대게 식당 사장) : “저희 가게는 셀프고요. 각종 밑반찬은 전혀 안 나오고 게만 쪄서 먹는 곳이라서 좀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집이에요”

저렴함이 큰 장점이라는 이곳!

1KG당 가격이 4만7천원 정도니 다른 음식점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죠.

주 메뉴인 대게 외에는 반찬이 전혀 없지만 모두들 맛있게 먹습니다.

<녹취> “맛이 기가 막히죠”

<녹취> “이 맛은 아무도 몰라요. 이 맛은”

이 집의 진짜 특별한 점은 손님들이 싸오는 ‘밥 도시락’에 있습니다.

<녹취> “밥 싸온거에요. 게딱지에 비벼먹으려고요”

<녹취> “그래도 돼요?”

<녹취> “네. 맛있어요”

게 먹을 때 필수로 여겨지는 게딱지 비빔밥에 들어갈 밥과 김가루, 그리고 김치까지 손님들이 알아서 싸와서 직접 비벼 먹는 거죠.

밥뿐 아니라 함께 먹고픈 분식까지 사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인순(서울시 광진구) : “만두 사오고요. 어묵도 사고 애들 좋아하는 떡볶이 이런 거요”

게 값 외에는 추가 금액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데다, 먹고 싶은 다른 음식을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내놓을 수 있어 인깁니다.

<인터뷰> 유필두(서울시 광진구) : “일반적으로 먹고 싶어도 다른 음식은 식당에 못 싸오잖아요. 그런데 음식을 싸오면 원하는 걸 먹을 수 있고 자기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인터뷰> 조용식(대게 식당 사장) : “손님들에게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밑반찬이나 종업원들의 숫자를 없애야만 거기서 나오는 금전적인 부분으로 손님들한테 서비스를 줄 수 있으니까요”

경기도 교외에 있는 정육식당.

정육점 고기를 사다가 바로 옆 식당에서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다른 식당들과 비슷한데요.

유독 손님이 많습니다.

부대비용을 다른 곳보다도 더 줄여서 한우를 저렴하게 팔기 때문이죠.

살살 녹는 최고급 한우 맛에 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녹취> “진짜 맛있습니다. 최고예요 최고”

<인터뷰> 차승민(경기도 과천시): “가격이 저렴하고 육즙이 부드러워서 어린 아이들이 먹어도 부드럽게 잘 넘어갈 것 같습니다”

이 식당 역시 도시락을 챙기지 않으면 맛있게 먹기 힘든 곳입니다.

각종 해산물, 소시지, 과일 등 다양하게 챙겨 왔죠?

<녹취>“ 고기랑 같이 구워서 함께 먹으려고 준비해 왔습니다”

식당에서 적극적으로 음식을 싸 와서 구워 먹으라고 권장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권하는 이유가 단지 가격 때문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인터뷰> 정영(한우 정육점 식당 사장) : “손님들이 단순히 식당이 아니라 놀러 오는 기분을 드리고 싶어서 이 식당을 열게 됐어요. 캠핑 느낌이 나고요. 도시락을 싸오니까 먹고 싶은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질 좋은 고기를 제공함으로써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각자 취향에 따라 싸온 재료들과 함께 한우를 먹다 보면 엠티 온 것 같은 기분 나겠죠?

도시락 쌀 때 수고스럽긴 하지만 계산할 때는 좋다고 하네요.

<인터뷰> 김민철(경기도 군포시) : “요즘에 한우를 먹으려면 비싸서 경제적으로 부담되는데 가격도 싸고 집에서 여러 가지 음식도 가져와서 싸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좋습니다”

이런 음식점뿐만 아니라 음식을 싸가지고 가는 주점도 생겼습니다.

서울의 한 맥주가게.

냉장고에 종류별로 진열된 맥주들을 직접 가져다 먹는 셀프서비스 시스템인데요.

안주도 셀프!

직접 사가지고 온 안주를 꺼내 먹으면 됩니다.

<녹취> “맥주랑 같이 먹으려고 밖에서 치킨 사왔어요”

외부 음식 반입을 철저히 금지시키는 다른 곳과 달리 싸와도 되고 배달 음식을 시켜먹어도 된다는 데요

<인터뷰> 오진우(서울시 서대문구) : “맥주도 마음대로 고를 수도 있고 맥주 종류도 많으니까 골라 먹을 수 있어서 괜찮은 것 같아요. 자주 이용하고 있어요”

배부른데, 자릿값 해야 할 것 같고 눈치 보여서 억지로 안주 시킨 경험 한번쯤은 있으시죠?

여기선 그럴 필요 없이 정말 먹고 싶은 것만 먹으란 거죠.

<인터뷰> 유수연(서울시 관악구) : “밥을 먹고 맥주를 마시러 와서 안주시키기에는 배도 부른데 간단하게 사와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식당의 금기, ‘외부음식’을 과감히 허용한 일명 ‘도시락 싸가는 식당’들.

한번쯤 도시락 싸서 식당으로 소풍 가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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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밥·김치 싸 오세요”…가격 내린 식당
    • 입력 2014-03-03 08:24:25
    • 수정2014-03-03 09: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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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산시장이나 부산 광안리 횟집 타운 같은 데 가보면 시장에서 횟감용 고기를 고른 다음에 밥과 반찬을 내줄 식당을 고르는데요,

손님들은 자릿세를 내는 셈이죠.

그런데 반대로 이런 식당도 있습니다.

밥과 반찬은 손님들이 가져가고, 주요리만 준비한다는 도시락 싸가는 식당 박예원 기자와 가보겠습니다.

값이 싼가요?

<기자 멘트>

네. 같은 요리를 파는 다른 음식점들에 비해서 40% 가까이 저렴하다고 해요.

밑반찬이나 밥 같은 서비스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 대신 가격을 내렸기 때문인데요.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식당에 도시락을 싸서 간다는 게 워낙 특이한 일이다 보니 거기 따르는 재미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식당에 온 손님들이 가방에서 밥과 반찬, 과일까지 차곡차곡 꺼내서 먹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지, 함께 보시죠.

<리포트>

다양한 먹을거리가 풍부한 재래시장.

이 시장 안에 출출한 사람들 눈길 사로잡고 발길 붙잡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튼실하게 물오른 대게!

제철 맞은 대게의 참 맛을 보기 위해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인터뷰> 김영숙(서울시 중랑구) : “식당이 있거든요. 거기서 쪄주는데 같이 가서 애들하고 먹으려고요” “사장님 이것 좀 쪄주세요”

시장에서 대게를 고르면 바로 옆 식당에서 요리한 뒤 내 옵니다.

<인터뷰> 구미란(대게 식당 사장) : “저희 가게는 셀프고요. 각종 밑반찬은 전혀 안 나오고 게만 쪄서 먹는 곳이라서 좀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집이에요”

저렴함이 큰 장점이라는 이곳!

1KG당 가격이 4만7천원 정도니 다른 음식점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죠.

주 메뉴인 대게 외에는 반찬이 전혀 없지만 모두들 맛있게 먹습니다.

<녹취> “맛이 기가 막히죠”

<녹취> “이 맛은 아무도 몰라요. 이 맛은”

이 집의 진짜 특별한 점은 손님들이 싸오는 ‘밥 도시락’에 있습니다.

<녹취> “밥 싸온거에요. 게딱지에 비벼먹으려고요”

<녹취> “그래도 돼요?”

<녹취> “네. 맛있어요”

게 먹을 때 필수로 여겨지는 게딱지 비빔밥에 들어갈 밥과 김가루, 그리고 김치까지 손님들이 알아서 싸와서 직접 비벼 먹는 거죠.

밥뿐 아니라 함께 먹고픈 분식까지 사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인순(서울시 광진구) : “만두 사오고요. 어묵도 사고 애들 좋아하는 떡볶이 이런 거요”

게 값 외에는 추가 금액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데다, 먹고 싶은 다른 음식을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내놓을 수 있어 인깁니다.

<인터뷰> 유필두(서울시 광진구) : “일반적으로 먹고 싶어도 다른 음식은 식당에 못 싸오잖아요. 그런데 음식을 싸오면 원하는 걸 먹을 수 있고 자기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인터뷰> 조용식(대게 식당 사장) : “손님들에게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밑반찬이나 종업원들의 숫자를 없애야만 거기서 나오는 금전적인 부분으로 손님들한테 서비스를 줄 수 있으니까요”

경기도 교외에 있는 정육식당.

정육점 고기를 사다가 바로 옆 식당에서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다른 식당들과 비슷한데요.

유독 손님이 많습니다.

부대비용을 다른 곳보다도 더 줄여서 한우를 저렴하게 팔기 때문이죠.

살살 녹는 최고급 한우 맛에 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녹취> “진짜 맛있습니다. 최고예요 최고”

<인터뷰> 차승민(경기도 과천시): “가격이 저렴하고 육즙이 부드러워서 어린 아이들이 먹어도 부드럽게 잘 넘어갈 것 같습니다”

이 식당 역시 도시락을 챙기지 않으면 맛있게 먹기 힘든 곳입니다.

각종 해산물, 소시지, 과일 등 다양하게 챙겨 왔죠?

<녹취>“ 고기랑 같이 구워서 함께 먹으려고 준비해 왔습니다”

식당에서 적극적으로 음식을 싸 와서 구워 먹으라고 권장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권하는 이유가 단지 가격 때문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인터뷰> 정영(한우 정육점 식당 사장) : “손님들이 단순히 식당이 아니라 놀러 오는 기분을 드리고 싶어서 이 식당을 열게 됐어요. 캠핑 느낌이 나고요. 도시락을 싸오니까 먹고 싶은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질 좋은 고기를 제공함으로써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각자 취향에 따라 싸온 재료들과 함께 한우를 먹다 보면 엠티 온 것 같은 기분 나겠죠?

도시락 쌀 때 수고스럽긴 하지만 계산할 때는 좋다고 하네요.

<인터뷰> 김민철(경기도 군포시) : “요즘에 한우를 먹으려면 비싸서 경제적으로 부담되는데 가격도 싸고 집에서 여러 가지 음식도 가져와서 싸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좋습니다”

이런 음식점뿐만 아니라 음식을 싸가지고 가는 주점도 생겼습니다.

서울의 한 맥주가게.

냉장고에 종류별로 진열된 맥주들을 직접 가져다 먹는 셀프서비스 시스템인데요.

안주도 셀프!

직접 사가지고 온 안주를 꺼내 먹으면 됩니다.

<녹취> “맥주랑 같이 먹으려고 밖에서 치킨 사왔어요”

외부 음식 반입을 철저히 금지시키는 다른 곳과 달리 싸와도 되고 배달 음식을 시켜먹어도 된다는 데요

<인터뷰> 오진우(서울시 서대문구) : “맥주도 마음대로 고를 수도 있고 맥주 종류도 많으니까 골라 먹을 수 있어서 괜찮은 것 같아요. 자주 이용하고 있어요”

배부른데, 자릿값 해야 할 것 같고 눈치 보여서 억지로 안주 시킨 경험 한번쯤은 있으시죠?

여기선 그럴 필요 없이 정말 먹고 싶은 것만 먹으란 거죠.

<인터뷰> 유수연(서울시 관악구) : “밥을 먹고 맥주를 마시러 와서 안주시키기에는 배도 부른데 간단하게 사와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식당의 금기, ‘외부음식’을 과감히 허용한 일명 ‘도시락 싸가는 식당’들.

한번쯤 도시락 싸서 식당으로 소풍 가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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