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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푸틴에 어떤 ‘채찍’ 들까
입력 2014.03.04 (07:27) 수정 2014.03.04 (07:27)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대한 군사개입을 노골화하면서 미국이 과연 어떤 대응카드를 꺼내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섣부른 군사행동을 자제하라고 '경고'해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러시아가 오히려 파병규모를 늘리자 당혹감과 불쾌감 속에서 여러갈래의 옵션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의회에서 고강도 제재론이 부상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의 기조가 강경대응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선 미국 조야가 주목하는 대목은 '과연 러시아가 어디까지 나갈 것이냐'이다. 크림반도로 병력을 보낸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미국으로서도 대응의 향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면전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감당해야할 희생과 대가가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알렉산더 모틸 럿저스대학 정치학 교수는 2일(이하 현지시간)자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글에서 "군사적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비해 절대적 우위이지만 (전면전을 치를 경우) 수많은 민간인들이 사상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푸틴의 '손익계산'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모틸 교수는 "만일 푸틴이 우크라이나 남동부를 침공한다면 신(新)냉전 시대가 열리고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인들이 위협받고 있다"는 군사개입의 명분 자체가 약하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적어도 크림자치공화국을 분리해 합병시키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크림자치공화국의 요청을 명분으로 군사개입을 하거나 분리주의 세력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형식으로 '내전'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유럽의 '현상변경'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서방으로서는 용납하기 어렵고 우방인 미국으로서도 그대로 좌시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미국이 나토(NAT0·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함께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 우크라니아는 나토의 회원국은 아니지만 '파트너' 자격이어서 군사개입의 명분을 찾을 수 있다는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지난 1999년 유고슬라비아 내전때 유엔의 동의 없이 미군이 나토군과 함께 코소보를 공습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라크·아프간 전쟁에 지칠대로 지친데다 시퀘스터(자동 예산감축)에 따라 국방비를 감축해야 하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또다시 '전쟁의 수렁'에 빠지는데 따른 부담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2일 방송에 나와 "군사옵션은 가장 마지막에 검토돼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일단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교적 압박은 유럽 주요국과 함께 러시아를 '포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는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불참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관련 준비회의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다자무대인 유엔을 통해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외교적 제재가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로서는 대(對) 유럽 전진기지인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으로서는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 러시아의 도움이 '아쉬운' 상황이어서 압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2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이끄는 진상조사기구 및 연락기구를 설치하자는 제안을 수용했다.

한편 고강도 경제제재론은 의회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위싱턴포스트(WP)는 3일 미국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대(對) 러시아 경제·무역제재와 금융제재가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관리는 "러시아 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러시아 증시와 루블화는 폭락하면서 모스크바로서도 위기의식이 상당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러시아는 최대 산유국이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어 경제제재가 예기치 못한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국영기업인 가스프롬은 이미 지난주말 가스공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칫 또다른 유럽발 경제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궁극적으로는 유럽 질서를 좌우하는 미국과 러시아가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과 러시아 모두 정치적으로 딜(deal)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물밑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애덤스 킨징거(일리노이) 하원의원은 2일 방송에 나와 "러시아와의 '리셋(reset.관계 재설정) 외교'는 죽었다"고 말했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의 러시아가 새로운 차원의 관계 재설정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기조는 4일 존 케리 국무장관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방문을 거치며 윤곽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 오바마, 푸틴에 어떤 ‘채찍’ 들까
    • 입력 2014-03-04 07:27:16
    • 수정2014-03-04 07:27:25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대한 군사개입을 노골화하면서 미국이 과연 어떤 대응카드를 꺼내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섣부른 군사행동을 자제하라고 '경고'해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러시아가 오히려 파병규모를 늘리자 당혹감과 불쾌감 속에서 여러갈래의 옵션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의회에서 고강도 제재론이 부상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의 기조가 강경대응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선 미국 조야가 주목하는 대목은 '과연 러시아가 어디까지 나갈 것이냐'이다. 크림반도로 병력을 보낸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미국으로서도 대응의 향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면전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감당해야할 희생과 대가가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알렉산더 모틸 럿저스대학 정치학 교수는 2일(이하 현지시간)자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글에서 "군사적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비해 절대적 우위이지만 (전면전을 치를 경우) 수많은 민간인들이 사상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푸틴의 '손익계산'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모틸 교수는 "만일 푸틴이 우크라이나 남동부를 침공한다면 신(新)냉전 시대가 열리고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인들이 위협받고 있다"는 군사개입의 명분 자체가 약하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적어도 크림자치공화국을 분리해 합병시키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크림자치공화국의 요청을 명분으로 군사개입을 하거나 분리주의 세력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형식으로 '내전'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유럽의 '현상변경'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서방으로서는 용납하기 어렵고 우방인 미국으로서도 그대로 좌시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미국이 나토(NAT0·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함께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 우크라니아는 나토의 회원국은 아니지만 '파트너' 자격이어서 군사개입의 명분을 찾을 수 있다는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지난 1999년 유고슬라비아 내전때 유엔의 동의 없이 미군이 나토군과 함께 코소보를 공습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라크·아프간 전쟁에 지칠대로 지친데다 시퀘스터(자동 예산감축)에 따라 국방비를 감축해야 하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또다시 '전쟁의 수렁'에 빠지는데 따른 부담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2일 방송에 나와 "군사옵션은 가장 마지막에 검토돼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일단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교적 압박은 유럽 주요국과 함께 러시아를 '포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는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불참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관련 준비회의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다자무대인 유엔을 통해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외교적 제재가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로서는 대(對) 유럽 전진기지인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으로서는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 러시아의 도움이 '아쉬운' 상황이어서 압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2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이끄는 진상조사기구 및 연락기구를 설치하자는 제안을 수용했다.

한편 고강도 경제제재론은 의회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위싱턴포스트(WP)는 3일 미국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대(對) 러시아 경제·무역제재와 금융제재가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관리는 "러시아 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러시아 증시와 루블화는 폭락하면서 모스크바로서도 위기의식이 상당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러시아는 최대 산유국이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어 경제제재가 예기치 못한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국영기업인 가스프롬은 이미 지난주말 가스공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칫 또다른 유럽발 경제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궁극적으로는 유럽 질서를 좌우하는 미국과 러시아가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과 러시아 모두 정치적으로 딜(deal)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물밑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애덤스 킨징거(일리노이) 하원의원은 2일 방송에 나와 "러시아와의 '리셋(reset.관계 재설정) 외교'는 죽었다"고 말했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의 러시아가 새로운 차원의 관계 재설정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기조는 4일 존 케리 국무장관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방문을 거치며 윤곽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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