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소개소 꾐에 향응 즐기다 새우잡이 강제노동

입력 2014.03.04 (18:50) 수정 2014.03.0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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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소개소 업주의 꾐에 넘어가 술집 접대를 즐기던 40∼50대 남성 3명이 새우잡이 업주에 팔려갔다가 구조됐다.

"그 사람 말고 나부터 좀 살려주시오."

지난 1일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실종팀 형사들은 전화기 너머로 다급한 구조요청을 들었다.

형사들은 다른 실종자를 찾기 위해 광주 서구 광천터미널에서 만난 노숙자를 상대로 탐문을 하던 중 찾던 사람과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숙자에게 전해 들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자 "나부터 살려달라"는 다급한 구조요청이 들어온 것.

경찰은 구조요청을 해온 A(50)씨가 강제노동에 시달린다는 전남 신안군 임자도로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하자 선장의 감시 아래 3명의 노동자가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선장과 선주에게 강제노동 사실을 통보하고 이들 3명의 노동자를 구조한 경찰은 황당한 사연을 들었다.

각각 선원, 김양식장 노동자로 일하고 있던 이들은 올해 초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목포의 한 직업소개소를 찾았다.

소개소 업주는 일감을 기다리면서 직업소개소에서 대기하던 이들을 꼬드겨 자신이 운영하는 '풀 살롱'에 데려갔다.

2~3차례 향응을 즐긴 이들 앞에는 1천만원이 훌쩍 넘는 차용증이 떡 하니 놓였다.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사이 직업소개소 업주가 날인까지 받아 놓은 것이었다.

술 마신 '죄'로 이들은 별다른 항의도 못하고 '선급금'을 지불했다는 새우잡이 배 선주에게 팔려갔다.

감시를 받으며 강제 노동에 시달리던 이들은 일당으로 빚을 갚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4~5명이나 되는 선장이 돌아가면서 감시하는 탓에 거주지 주변을 벗어날 수도 없었고, 도망은 꿈도 꾸지 못했다.

이들은 바다 위에서 한번 닻을 내리면 수일씩 육지로 돌아오지 않는 새우잡이 배 노동에 2~3달동안 시달렸다.

경찰의 구조를 받은 이들은 가족 품으로 돌아가 새로운 직업을 찾을 예정이다.

경찰은 4일 이미 구속기소된 직업소개소 업주 윤씨와 함께 이들에게 강제 노동을 강요한 선주와 선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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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업소개소 꾐에 향응 즐기다 새우잡이 강제노동
    • 입력 2014-03-04 18:50:34
    • 수정2014-03-04 20:01:10
    연합뉴스
직업소개소 업주의 꾐에 넘어가 술집 접대를 즐기던 40∼50대 남성 3명이 새우잡이 업주에 팔려갔다가 구조됐다. "그 사람 말고 나부터 좀 살려주시오." 지난 1일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실종팀 형사들은 전화기 너머로 다급한 구조요청을 들었다. 형사들은 다른 실종자를 찾기 위해 광주 서구 광천터미널에서 만난 노숙자를 상대로 탐문을 하던 중 찾던 사람과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숙자에게 전해 들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자 "나부터 살려달라"는 다급한 구조요청이 들어온 것. 경찰은 구조요청을 해온 A(50)씨가 강제노동에 시달린다는 전남 신안군 임자도로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하자 선장의 감시 아래 3명의 노동자가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선장과 선주에게 강제노동 사실을 통보하고 이들 3명의 노동자를 구조한 경찰은 황당한 사연을 들었다. 각각 선원, 김양식장 노동자로 일하고 있던 이들은 올해 초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목포의 한 직업소개소를 찾았다. 소개소 업주는 일감을 기다리면서 직업소개소에서 대기하던 이들을 꼬드겨 자신이 운영하는 '풀 살롱'에 데려갔다. 2~3차례 향응을 즐긴 이들 앞에는 1천만원이 훌쩍 넘는 차용증이 떡 하니 놓였다.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사이 직업소개소 업주가 날인까지 받아 놓은 것이었다. 술 마신 '죄'로 이들은 별다른 항의도 못하고 '선급금'을 지불했다는 새우잡이 배 선주에게 팔려갔다. 감시를 받으며 강제 노동에 시달리던 이들은 일당으로 빚을 갚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4~5명이나 되는 선장이 돌아가면서 감시하는 탓에 거주지 주변을 벗어날 수도 없었고, 도망은 꿈도 꾸지 못했다. 이들은 바다 위에서 한번 닻을 내리면 수일씩 육지로 돌아오지 않는 새우잡이 배 노동에 2~3달동안 시달렸다. 경찰의 구조를 받은 이들은 가족 품으로 돌아가 새로운 직업을 찾을 예정이다. 경찰은 4일 이미 구속기소된 직업소개소 업주 윤씨와 함께 이들에게 강제 노동을 강요한 선주와 선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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