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상가 권리금, 이제는 법의 영역으로…③전망과 과제

입력 2014.03.06 (11:39) 수정 2014.03.06 (11: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③ 연내 입법화…전망과 과제 상가 권리금에 대한 9시 뉴스 심층 보도와 '취재 후' 코너를 통한 후속 기사가 나가고 난 뒤에 많은 분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권리금의 성격과 보호 범위가 명쾌하지 않다라는 의견부터 임대인은 구경도 해 보지 못한 권리금을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이냐는 의견까지 다양했습니다.

그 중에 '영업권'에 대한 권리금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게 있었습니다. 어떤 상가가 임차인이 열심히 영업한 덕분에 매출이 크게 뛰는 상가로 성장했는데 5년 영업 후 임대차 계약 종료로 영업을 중단하게 되면, 임차인이 일궈놓은 '영업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는 겁니다.

영국의 경우에는 이를 'Premium' 이라고 부르면서 과세를 하고 있습니다. 과세를 하니 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봐야겠지요? 만약, 영업권을 인정해 대략 2억 원 정도의 영업권리가 형성됐다고 가정하고 이걸 보호해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이 임차인이 재계약을 하거나 2억 원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후(後) 임차인을 찾게 되면 권리금이 보호되는 거지만, 만일 상가 주인이 직접 장사를 하겠다고 나선다면, 이 상가 주인은 세입자에게 2억 원을 줘야 하나요? 영업권을 넘기는 것에 대한 보상액으로 2억 원이 적정하다는 건 누가 판단 내릴 수 있나요?

정말,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법의 영역에서 상가 권리금을 보호하겠다는 정부 방침 이후에도 현장에선 반신반의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어떻게든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는 동시에 워낙에 민감한 이슈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일이라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상가 권리금을 법제화해도 실제 현장에서는 표준계약서를 쓰지 않는다거나 세무 당국에 노출되지 않도록 음성적인 계약을 하는 경우도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권리금 중 하나가 바로 이 영업 권리금이고 이건 전(前) 임차인의 소득이 되는 건데, 과세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죠. 이렇게 되면 부과되는 세금만큼, 권리금을 더 올려달라고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상가 권리금 법제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조만간, 해당 연구팀은 상가 권리금의 성격과 범위를 규정할 것이고 어떠한 방법으로 권리금을 보호할 것인지를 심도있게 연구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많은 분께서 궁금해하시는 부분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입니다.

연구 결과가 나오면, 정부는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한두 차례 갖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해서 정부 입법안을 만들겠다는 방안입니다. 이 과정을 다 거치면, 정부는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게 되는데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대한 서둘러야 6월 정도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지난 1월에 발의한 '상가 권리금 보호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계류돼 있습니다. 권리금 보호와 관련해선 단 한 건의 법안만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인데, 정부 입법 안이 넘어오고 다른 의원들이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하면 권리금 보호에 관한 모든 법안이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꺼번에 심사됩니다. 여야의 조율을 거쳐 최종 입법안이 결정될 텐데, 이 모든 절차가 일러야 올 하반기에나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법안과 권리금 표준계약서 등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는 이제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이끌어내야 하는 문제입니다. 상가 세입자들은 5년의 임차 기간도 부족하다며 7년 정도의 영업권은 보장해야 권리금과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임차인을 내쫓은 뒤 건물주가 직접 영업할 때는 손해 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래야 하는 건가요? 임대인은 자신의 사유 재산을 너무 과도하게 침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매우 복잡한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인정해 본 적이 없는 임차인들의 권리를 법에서 보호받도록 한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여러 갈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권리금과 관련한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권리금 관련한 분쟁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것도 정부의 방침입니다. 권리금 분쟁 사례를 유형화하고 법이 보호해 주는 경우를 일단 표준화해놓은 이후 각 분쟁 사안에 대한 판단은 분쟁기구를 통해 조정하거나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이 모든 걸 우리 사회가 지금부터 하나하나 함께 지혜를 모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임차인과 임대인이 서로 상대방을 좀 더 이해해 주는 방향으로 머리를 맞대는 게 좋은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스스로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후] 상가 권리금, 이제는 법의 영역으로…③전망과 과제
    • 입력 2014-03-06 11:39:46
    • 수정2014-03-06 11:53:04
    취재후·사건후
③ 연내 입법화…전망과 과제 상가 권리금에 대한 9시 뉴스 심층 보도와 '취재 후' 코너를 통한 후속 기사가 나가고 난 뒤에 많은 분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권리금의 성격과 보호 범위가 명쾌하지 않다라는 의견부터 임대인은 구경도 해 보지 못한 권리금을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보호하겠다는 것이냐는 의견까지 다양했습니다. 그 중에 '영업권'에 대한 권리금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게 있었습니다. 어떤 상가가 임차인이 열심히 영업한 덕분에 매출이 크게 뛰는 상가로 성장했는데 5년 영업 후 임대차 계약 종료로 영업을 중단하게 되면, 임차인이 일궈놓은 '영업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는 겁니다. 영국의 경우에는 이를 'Premium' 이라고 부르면서 과세를 하고 있습니다. 과세를 하니 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봐야겠지요? 만약, 영업권을 인정해 대략 2억 원 정도의 영업권리가 형성됐다고 가정하고 이걸 보호해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이 임차인이 재계약을 하거나 2억 원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후(後) 임차인을 찾게 되면 권리금이 보호되는 거지만, 만일 상가 주인이 직접 장사를 하겠다고 나선다면, 이 상가 주인은 세입자에게 2억 원을 줘야 하나요? 영업권을 넘기는 것에 대한 보상액으로 2억 원이 적정하다는 건 누가 판단 내릴 수 있나요? 정말,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법의 영역에서 상가 권리금을 보호하겠다는 정부 방침 이후에도 현장에선 반신반의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어떻게든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는 동시에 워낙에 민감한 이슈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일이라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상가 권리금을 법제화해도 실제 현장에서는 표준계약서를 쓰지 않는다거나 세무 당국에 노출되지 않도록 음성적인 계약을 하는 경우도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권리금 중 하나가 바로 이 영업 권리금이고 이건 전(前) 임차인의 소득이 되는 건데, 과세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죠. 이렇게 되면 부과되는 세금만큼, 권리금을 더 올려달라고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상가 권리금 법제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조만간, 해당 연구팀은 상가 권리금의 성격과 범위를 규정할 것이고 어떠한 방법으로 권리금을 보호할 것인지를 심도있게 연구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많은 분께서 궁금해하시는 부분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입니다. 연구 결과가 나오면, 정부는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한두 차례 갖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해서 정부 입법안을 만들겠다는 방안입니다. 이 과정을 다 거치면, 정부는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게 되는데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대한 서둘러야 6월 정도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지난 1월에 발의한 '상가 권리금 보호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계류돼 있습니다. 권리금 보호와 관련해선 단 한 건의 법안만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인데, 정부 입법 안이 넘어오고 다른 의원들이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하면 권리금 보호에 관한 모든 법안이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꺼번에 심사됩니다. 여야의 조율을 거쳐 최종 입법안이 결정될 텐데, 이 모든 절차가 일러야 올 하반기에나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법안과 권리금 표준계약서 등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는 이제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이끌어내야 하는 문제입니다. 상가 세입자들은 5년의 임차 기간도 부족하다며 7년 정도의 영업권은 보장해야 권리금과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임차인을 내쫓은 뒤 건물주가 직접 영업할 때는 손해 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래야 하는 건가요? 임대인은 자신의 사유 재산을 너무 과도하게 침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매우 복잡한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인정해 본 적이 없는 임차인들의 권리를 법에서 보호받도록 한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여러 갈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권리금과 관련한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권리금 관련한 분쟁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것도 정부의 방침입니다. 권리금 분쟁 사례를 유형화하고 법이 보호해 주는 경우를 일단 표준화해놓은 이후 각 분쟁 사안에 대한 판단은 분쟁기구를 통해 조정하거나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이 모든 걸 우리 사회가 지금부터 하나하나 함께 지혜를 모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임차인과 임대인이 서로 상대방을 좀 더 이해해 주는 방향으로 머리를 맞대는 게 좋은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스스로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