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이차만 “박종환 선생님 감사합니다”

입력 2014.03.09 (17:13) 수정 2014.03.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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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안 하려고 했는데…. 치열한 경기가 시작되니 앉아있을 수 없었습니다."

15년 만의 프로축구 무대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둔 '베테랑 사령탑' 이차만(64) 감독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이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홈경기에서 박종환(76) 감독이 지휘하는 성남 일화를 1-0으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박 감독은 7년 만에, 이 감독은 무려 15년 만에 프로 무대에 돌아와 시즌 개막전부터 '백전노장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전에는 "긴장할 게 뭐가 있느냐"며 짐짓 여유로운 표정을 짓던 두 감독은 시작 휘슬이 울리자 '승부사'의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경기를 지켜본 이차만 감독은 "막상 치열한 경기가 이어지다 보니 긴장도 되고 해서 서 있는 게 낫겠다 싶었다"며 웃었다.

후반전 막바지까지 양 팀은 0-0으로 맞섰으나 후반 44분 루크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면서 경남이 웃었다.

이 감독은 "조금이라도 따뜻한 곳에서 더 준비를 하고 싶어서 전지훈련을 열흘 정도 먼저 나가 준비하기를 잘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팀에 대해 "슈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건 부족하다"면서 "밀로스 스토야노비치가 아직 풀타임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 스트라이커 문제도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보완할 점도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이 언급한 이는 이제 '맞수'로 불리는 박종환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박 감독에 대해 얘기할 때 꼬박꼬박 '박샘'(박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그는 "제가 부임하고 나서 '박샘'이 성남을 맡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한시름 놨던 게 사실"이라면서 "우리 팀이 이겨 기쁜 마음도 있지만 박샘께 여러 가지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앞으로 더 어린 후배, 제자들과 경기해야 할 박종환 감독에게도 이번 경기는 뜻깊은 경험이었다.

박종환 감독은 "경남을 보니 선수 하나하나가 노련하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다"며 상대팀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첫 경기라 그런지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부담감을 많이 가져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고 곱씹었다.

박 감독은 "오늘 평소 하던 것의 60∼70%밖에 하지 못했다"며 계속 아쉬워하면서도 "제가 팀을 맡은 기간 준비한 것을 고려하면 오늘 경기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며 다음 대결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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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이차만 “박종환 선생님 감사합니다”
    • 입력 2014-03-09 17:13:04
    • 수정2014-03-09 17:54:29
    연합뉴스
"긴장 안 하려고 했는데…. 치열한 경기가 시작되니 앉아있을 수 없었습니다."

15년 만의 프로축구 무대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둔 '베테랑 사령탑' 이차만(64) 감독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이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홈경기에서 박종환(76) 감독이 지휘하는 성남 일화를 1-0으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박 감독은 7년 만에, 이 감독은 무려 15년 만에 프로 무대에 돌아와 시즌 개막전부터 '백전노장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전에는 "긴장할 게 뭐가 있느냐"며 짐짓 여유로운 표정을 짓던 두 감독은 시작 휘슬이 울리자 '승부사'의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경기를 지켜본 이차만 감독은 "막상 치열한 경기가 이어지다 보니 긴장도 되고 해서 서 있는 게 낫겠다 싶었다"며 웃었다.

후반전 막바지까지 양 팀은 0-0으로 맞섰으나 후반 44분 루크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면서 경남이 웃었다.

이 감독은 "조금이라도 따뜻한 곳에서 더 준비를 하고 싶어서 전지훈련을 열흘 정도 먼저 나가 준비하기를 잘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팀에 대해 "슈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건 부족하다"면서 "밀로스 스토야노비치가 아직 풀타임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 스트라이커 문제도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보완할 점도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이 언급한 이는 이제 '맞수'로 불리는 박종환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박 감독에 대해 얘기할 때 꼬박꼬박 '박샘'(박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그는 "제가 부임하고 나서 '박샘'이 성남을 맡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한시름 놨던 게 사실"이라면서 "우리 팀이 이겨 기쁜 마음도 있지만 박샘께 여러 가지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앞으로 더 어린 후배, 제자들과 경기해야 할 박종환 감독에게도 이번 경기는 뜻깊은 경험이었다.

박종환 감독은 "경남을 보니 선수 하나하나가 노련하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다"며 상대팀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첫 경기라 그런지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부담감을 많이 가져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고 곱씹었다.

박 감독은 "오늘 평소 하던 것의 60∼70%밖에 하지 못했다"며 계속 아쉬워하면서도 "제가 팀을 맡은 기간 준비한 것을 고려하면 오늘 경기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며 다음 대결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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