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자동차의 나라 미국…대중교통 이용 증가

입력 2014.03.14 (18:09) 수정 2014.03.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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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운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아버지가 아들에게 중고차를 선물합니다.

아이들은 모여서 서로 자신의 차를 자랑하고 연인을 태우고 데이트를 합니다.

미국에서 자동차 운전은 단순한 교통 수단을 넘어, 삶의 일부인데요

이런 미국에서 최근 자가용 운전 대신 대중 교통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국제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자동차의 나라'라고 불려 온 미국에서 자가용 이용은 줄고 대중 교통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교통 이용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대중교통협회'가 내놓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한 사람은 106억 5천 만 명이었습니다.

관련 통계가 나온 1956년 이후 최고 수치입니다.

지난 1995년과 비교하면 37% 증가한 것인데요.

같은 기간 인구는 20% 늘어나고 자동차 평균 이동거리는 22.7% 늘어난 것보다 훨씬 앞섰습니다.

<질문>
아무래도 자가용을 유지하는데 드는 기름값이 갈수록 비싸져서 그런 게 아닌가요?

<답변>
보통 휘발유 값이 오르면 차를 집에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2012년까지 미국에서 대중교통 이용이 가장 많았던 때는 2008년인데요,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 휘발유 값이 갤런 당 5달러로 치솟아 대중 교통 이용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엔 기름 값이 1갤런 당 3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까지 싸졌는데도 불구하고 대중 교통 이용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기름값과 대중교통 상관관계가 깨진 것이죠.

<녹취> 마이클 멜라니피(미국 대중교통협회장) :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만원 버스와 만원 지하철, 플랫폼에 기차가 꽉 들어찬 모습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대중 교통 이용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요?

<답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도시 개발에 대한 의식이 바뀌면서 대중 교통 인프라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이 한 요인입니다.

북부 뉴저지..

트램과 경전철, 페리 등 다양한 대중 교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근 급성장한 지역입니다.

미국에선 전통적으로 차고를 갖춘 교외의 주택에 살면서 도심의 사무실로 자가용을 운전해 통근하는 것이 중산층이 그리는 일반적인 모습이었는데요..

'대중 교통 중심의 고밀도 도시 개발 방식' Transit-oriented-development, 'TOD'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도시 개발의 지형도가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녹취> 케이트 슬레빈(교통 캠페인 전문가) : "도심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바꾸었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역 주변으로 아파트와 음식점, 사무실과 소매점이 들어서면서 개발됩니다."

<질문>
대중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것 말고 어떤 의식의 변화는 없나요?

<답변>
변화가 분명 있습니다.

미국의 18세 젋은이들이 운전 면허를 얼마나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열에 일곱 여덟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사실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믿을 수 없는 수치인데요,

운전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말입니다.

자동차 두 대가 동시에 절벽을 향해 질주합니다.

먼저 차를 멈추면 겁쟁이가 되는, 1950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게임입니다.

자동차는 이렇게 미국에서 단순한 교통 수단을 넘어 젊음과 자유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정보화 시대로 넘어오면서, 인터넷 중심으로 변화한 젊은이들의 생활 패턴과 사고 방식이 자동차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Y 제레네이션 3000 명을 인터뷰 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자동차 보다 인터넷 접속에 더 열광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1년에서 2009년 사이에 16세에서 34세의 젊은 층의 누적 운전거리는 23%나 줄어든 반면 대중 교통 이용율은 40%나 상승했고, 자전거 통근도 24% 높아졌습니다.

<질문>
유럽은 어떻습니까?

젊은이들이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역시 줄고 있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유럽에서도 차를 타지 않고 사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시 순환 도로 시스템을 갖춘 자전거의 천국, 독일의 뮌스터.

유럽에선 대학 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를 거의 찾아 보기 힘든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럽 최고의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는 젊은이들의 차를 사지 않는 현상이 뚜렷해 지난해 새 차를 산 사람 중 45세 이하 구매자는 단 27%에 불과했습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젊은이들의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 자가용 나눠 타기 등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 도시 생활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보다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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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자동차의 나라 미국…대중교통 이용 증가
    • 입력 2014-03-14 18:03:30
    • 수정2014-03-21 16:41:31
    글로벌24
<앵커 멘트>

운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아버지가 아들에게 중고차를 선물합니다.

아이들은 모여서 서로 자신의 차를 자랑하고 연인을 태우고 데이트를 합니다.

미국에서 자동차 운전은 단순한 교통 수단을 넘어, 삶의 일부인데요

이런 미국에서 최근 자가용 운전 대신 대중 교통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국제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자동차의 나라'라고 불려 온 미국에서 자가용 이용은 줄고 대중 교통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교통 이용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대중교통협회'가 내놓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한 사람은 106억 5천 만 명이었습니다.

관련 통계가 나온 1956년 이후 최고 수치입니다.

지난 1995년과 비교하면 37% 증가한 것인데요.

같은 기간 인구는 20% 늘어나고 자동차 평균 이동거리는 22.7% 늘어난 것보다 훨씬 앞섰습니다.

<질문>
아무래도 자가용을 유지하는데 드는 기름값이 갈수록 비싸져서 그런 게 아닌가요?

<답변>
보통 휘발유 값이 오르면 차를 집에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2012년까지 미국에서 대중교통 이용이 가장 많았던 때는 2008년인데요,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 휘발유 값이 갤런 당 5달러로 치솟아 대중 교통 이용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엔 기름 값이 1갤런 당 3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까지 싸졌는데도 불구하고 대중 교통 이용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기름값과 대중교통 상관관계가 깨진 것이죠.

<녹취> 마이클 멜라니피(미국 대중교통협회장) :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만원 버스와 만원 지하철, 플랫폼에 기차가 꽉 들어찬 모습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대중 교통 이용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요?

<답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도시 개발에 대한 의식이 바뀌면서 대중 교통 인프라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이 한 요인입니다.

북부 뉴저지..

트램과 경전철, 페리 등 다양한 대중 교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근 급성장한 지역입니다.

미국에선 전통적으로 차고를 갖춘 교외의 주택에 살면서 도심의 사무실로 자가용을 운전해 통근하는 것이 중산층이 그리는 일반적인 모습이었는데요..

'대중 교통 중심의 고밀도 도시 개발 방식' Transit-oriented-development, 'TOD'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도시 개발의 지형도가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녹취> 케이트 슬레빈(교통 캠페인 전문가) : "도심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바꾸었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역 주변으로 아파트와 음식점, 사무실과 소매점이 들어서면서 개발됩니다."

<질문>
대중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것 말고 어떤 의식의 변화는 없나요?

<답변>
변화가 분명 있습니다.

미국의 18세 젋은이들이 운전 면허를 얼마나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열에 일곱 여덟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사실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믿을 수 없는 수치인데요,

운전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말입니다.

자동차 두 대가 동시에 절벽을 향해 질주합니다.

먼저 차를 멈추면 겁쟁이가 되는, 1950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게임입니다.

자동차는 이렇게 미국에서 단순한 교통 수단을 넘어 젊음과 자유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정보화 시대로 넘어오면서, 인터넷 중심으로 변화한 젊은이들의 생활 패턴과 사고 방식이 자동차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Y 제레네이션 3000 명을 인터뷰 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자동차 보다 인터넷 접속에 더 열광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1년에서 2009년 사이에 16세에서 34세의 젊은 층의 누적 운전거리는 23%나 줄어든 반면 대중 교통 이용율은 40%나 상승했고, 자전거 통근도 24% 높아졌습니다.

<질문>
유럽은 어떻습니까?

젊은이들이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역시 줄고 있나요?

<답변>
그렇습니다.

유럽에서도 차를 타지 않고 사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시 순환 도로 시스템을 갖춘 자전거의 천국, 독일의 뮌스터.

유럽에선 대학 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를 거의 찾아 보기 힘든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럽 최고의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는 젊은이들의 차를 사지 않는 현상이 뚜렷해 지난해 새 차를 산 사람 중 45세 이하 구매자는 단 27%에 불과했습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젊은이들의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 자가용 나눠 타기 등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 도시 생활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보다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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