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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첫 도전 가희 ‘춤이나 추라는 말 안들어야죠’
입력 2014.03.21 (08:45) 수정 2014.03.21 (08:50) 연합뉴스
가수 가희(34)는 '끼'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한 연예계에서도 대표적인 춤꾼으로 꼽힌다.

그는 걸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하기 전부터 유명 가수들의 백댄서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 초 개인 활동을 위해 팀을 탈퇴했지만, 활동 당시 그룹 내에서 그의 이미지도 단연 '춤'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다음 달 15일 개막하는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여러모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대중의 기억 속에는 '춤추는 가희'만 있을 뿐 '노래하는, 혹은 연기하는 가희'의 모습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돌이 유행처럼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며 가창력이나 성실성 등에서 구설수를 빚은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공연 관계자나 뮤지컬 팬 중에는 그의 출연 소식에 일단 눈살부터 찌푸리는 이들도 있을 터다.

2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그는 이 같은 시각에 대해 "너무도 당연한 반응"이라며 씩씩하게 말했다.

"뮤지컬 도전에 대해 걱정 어린 혹은 불편한 시각을 잘 알고 있어요. 예상했던 일이기도 하고요. 뮤지컬 무대에 오른 아이돌 가수들을 보며 '회사에서 시키니까 하나보다'라는 생각을 저 역시 한 적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절대 얼렁뚱땅하는 것은 안 된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무척 진지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첫 뮤지컬 도전이지만, 그는 오래된 뮤지컬 팬이라고 한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틈나는 대로 공연을 보러 다니며 무대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회사에 늘 뮤지컬 좀 시켜달라고 졸랐어요.(웃음) '시카고', '지킬 앤 하이드', '고스트' 등에 나오는 매력적인 여배우들을 보며 '나도 저기에 한번 서보고 싶다'고 생각해왔죠. 지난해 '보니앤클라이드'의 국내 초연 무대도 당연히 봤어요."

하지만 방송과 음반 활동이 중심인 그에게 뮤지컬 무대는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이었다. 출연을 확정 지었던 작품이 하나 있었지만, 공연이 중간에 엎어졌다.

꿈이 현실로 다가온 것은 올해 초다. 지난해 초연 무대에 이어 이번에도 '보니앤클라이드'에 출연하는 배우 엄기준(38)이 그에게 '보니' 역이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오디션을 소개해준 것.

"엄기준 씨가 출연했던 뮤지컬 '베르테르'를 보고서 인사를 하려고 배우 소유진 씨와 함께 백스테이지를 찾았죠. 이야기 도중 제가 뮤지컬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엄기준 씨가 '보니' 역에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오디션에 도전해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오디션 지원서를 받을 수 있도록 엄기준이 다리를 놓아주긴 했지만, 이후는 철저히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악보와 대사를 받자마자 2~3주 동안 오디션 준비에만 매달렸어요. 다른 배우들이 연기한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보컬 트레이너와 하루 10시간 이상씩 오디션 곡을 연구했죠. 오디션장에 가보니 무대에서나 보던 뮤지컬 배우, 가수들이 많아 크게 기대를 안 했어요. 그런데 3~4일 뒤 '열심히 준비한 것 같다'며 합격 통보를 받았죠. 정말 기뻤어요."

그는 '보니' 역할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 경제 대공황기를 맞은 1930년대 미국에서 실제 일어난 남녀 2인조 강도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 작품 속에서 '보니'는 연인 '클라이드'와 함께 자유를 찾아 발버둥치는 청춘의 표상이다.

"현실은 초라해도,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 멋있는 여자예요. 가난한 시골 웨이트리스 출신이지만, 언젠가는 할리우드 스타가 될 거라는 꿈을 버리지 않죠. 첫눈에 반한 '클라이드'와의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만큼 정열적인 여인이기도 하고요. 저 역시 오랫동안 댄서 생활을 하며 가수를 꿈꿨고, 가수를 하면서 또 뮤지컬 무대를 꿈꿔왔잖아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물론 첫 도전이 쉬울 리 없다. "발성부터 발음, 호흡법, 손동작 하나까지 가수 때와 완전히 다르다"며 고개를 내젓는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은 기분 좋은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한다.

"3분 안에 모든 걸 다 보여줘야 하는 게 가수의 무대라면, 뮤지컬 무대는 그야말로 살아 숨 쉬잖아요.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 관객과의 호흡, 배우의 역량 등에 따라 작품이 다른 색깔을 입게 되는 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그는 매일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연습 일정을 마치고도, 따로 개인 레슨까지 소화하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 레슨은 줄곧 자정을 넘긴다.

"관객들에게 100% 만족을 드리겠다는 말은 못드리겠어요. 당연히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쟤는 그냥 춤이나 추라고 해'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최선을 다해 '보니'를 연구하고 '보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춤 말고도 보여 드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웃음)"

▲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 4월 15일~6월 29일 서울 압구정 BBC아트센터 BBC홀. 5만~13만원이며 ☎ 02-764-7857~9.
  • 뮤지컬 첫 도전 가희 ‘춤이나 추라는 말 안들어야죠’
    • 입력 2014-03-21 08:45:10
    • 수정2014-03-21 08:50:33
    연합뉴스
가수 가희(34)는 '끼'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한 연예계에서도 대표적인 춤꾼으로 꼽힌다.

그는 걸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하기 전부터 유명 가수들의 백댄서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 초 개인 활동을 위해 팀을 탈퇴했지만, 활동 당시 그룹 내에서 그의 이미지도 단연 '춤'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다음 달 15일 개막하는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여러모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대중의 기억 속에는 '춤추는 가희'만 있을 뿐 '노래하는, 혹은 연기하는 가희'의 모습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돌이 유행처럼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며 가창력이나 성실성 등에서 구설수를 빚은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공연 관계자나 뮤지컬 팬 중에는 그의 출연 소식에 일단 눈살부터 찌푸리는 이들도 있을 터다.

2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그는 이 같은 시각에 대해 "너무도 당연한 반응"이라며 씩씩하게 말했다.

"뮤지컬 도전에 대해 걱정 어린 혹은 불편한 시각을 잘 알고 있어요. 예상했던 일이기도 하고요. 뮤지컬 무대에 오른 아이돌 가수들을 보며 '회사에서 시키니까 하나보다'라는 생각을 저 역시 한 적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절대 얼렁뚱땅하는 것은 안 된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무척 진지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첫 뮤지컬 도전이지만, 그는 오래된 뮤지컬 팬이라고 한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틈나는 대로 공연을 보러 다니며 무대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회사에 늘 뮤지컬 좀 시켜달라고 졸랐어요.(웃음) '시카고', '지킬 앤 하이드', '고스트' 등에 나오는 매력적인 여배우들을 보며 '나도 저기에 한번 서보고 싶다'고 생각해왔죠. 지난해 '보니앤클라이드'의 국내 초연 무대도 당연히 봤어요."

하지만 방송과 음반 활동이 중심인 그에게 뮤지컬 무대는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이었다. 출연을 확정 지었던 작품이 하나 있었지만, 공연이 중간에 엎어졌다.

꿈이 현실로 다가온 것은 올해 초다. 지난해 초연 무대에 이어 이번에도 '보니앤클라이드'에 출연하는 배우 엄기준(38)이 그에게 '보니' 역이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오디션을 소개해준 것.

"엄기준 씨가 출연했던 뮤지컬 '베르테르'를 보고서 인사를 하려고 배우 소유진 씨와 함께 백스테이지를 찾았죠. 이야기 도중 제가 뮤지컬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엄기준 씨가 '보니' 역에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오디션에 도전해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오디션 지원서를 받을 수 있도록 엄기준이 다리를 놓아주긴 했지만, 이후는 철저히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악보와 대사를 받자마자 2~3주 동안 오디션 준비에만 매달렸어요. 다른 배우들이 연기한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보컬 트레이너와 하루 10시간 이상씩 오디션 곡을 연구했죠. 오디션장에 가보니 무대에서나 보던 뮤지컬 배우, 가수들이 많아 크게 기대를 안 했어요. 그런데 3~4일 뒤 '열심히 준비한 것 같다'며 합격 통보를 받았죠. 정말 기뻤어요."

그는 '보니' 역할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 경제 대공황기를 맞은 1930년대 미국에서 실제 일어난 남녀 2인조 강도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 작품 속에서 '보니'는 연인 '클라이드'와 함께 자유를 찾아 발버둥치는 청춘의 표상이다.

"현실은 초라해도,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 멋있는 여자예요. 가난한 시골 웨이트리스 출신이지만, 언젠가는 할리우드 스타가 될 거라는 꿈을 버리지 않죠. 첫눈에 반한 '클라이드'와의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만큼 정열적인 여인이기도 하고요. 저 역시 오랫동안 댄서 생활을 하며 가수를 꿈꿨고, 가수를 하면서 또 뮤지컬 무대를 꿈꿔왔잖아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물론 첫 도전이 쉬울 리 없다. "발성부터 발음, 호흡법, 손동작 하나까지 가수 때와 완전히 다르다"며 고개를 내젓는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은 기분 좋은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한다.

"3분 안에 모든 걸 다 보여줘야 하는 게 가수의 무대라면, 뮤지컬 무대는 그야말로 살아 숨 쉬잖아요.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 관객과의 호흡, 배우의 역량 등에 따라 작품이 다른 색깔을 입게 되는 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그는 매일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연습 일정을 마치고도, 따로 개인 레슨까지 소화하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 레슨은 줄곧 자정을 넘긴다.

"관객들에게 100% 만족을 드리겠다는 말은 못드리겠어요. 당연히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쟤는 그냥 춤이나 추라고 해'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최선을 다해 '보니'를 연구하고 '보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춤 말고도 보여 드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웃음)"

▲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 4월 15일~6월 29일 서울 압구정 BBC아트센터 BBC홀. 5만~13만원이며 ☎ 02-764-78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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