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유해준 “전세계가 즐길 노래 만들고 싶어요”

입력 2014.03.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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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운 경력의 '한류 스타' 작곡가 겸 가수도 새로운 시도 앞에서는 설렘과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너무 일을 많이 벌여놔서 감당이 안 된다"고 푸념했지만 표정은 즐거워보였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건대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과정이 그에게 아마 가장 큰 행복이어서 그러할 터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제곡과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 작곡 등으로 국내외에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유해준을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다음 달 초 연주곡이 담긴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연주곡 앨범은 항상 내고 싶었어요. 가사가 있으면 청자에게 특정 이미지를 주죠. 하지만 연주 음악은 듣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잖아요. 또 언어의 장벽이 없으니 노래가 국경도 초월할 수 있죠."

유해준은 1997년 가수 박상민의 4집 타이틀곡 '애원'과 '무기여 잘있거라'를 만들며 작곡가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듬해 이종원과 듀엣 '캔'을 결성해 초기 멤버로 활동했다. 1집 히트곡 '천상연'도 그의 작품이다.

하지만 그의 가수 활동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캔 활동 당시 방송 기회가 있었는데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예능도 재미있게 했지만 뭔가 허전하고 내 것이 아니라는 기분이었죠. 음악에 집중하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이후에 작곡가로서의 출연 제의도 있었는데 철저히 안 했죠."

창작자로서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한 그는 음반 프로듀서, 작곡·작사가, 기타리스트로 날개를 펴고 쉼 없이 활약했다.

이후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 클릭비의 '백전무패', 정재욱의 '잘가요'를 비롯해 '겨울연가', '프라하의 연인', '마왕' 등의 드라마와 '신라의 달밤', '주유소 습격사건' 등의 영화 주제곡들을 그야말로 쏟아냈다.

특히 대중의 사랑을 받은 OST 곡들인 '단 하나의 사랑'(프라하의 연인)과 '나에게 그대만이'(다 함께 차차차), '비울 수 없는 사랑'(미친 사랑)은 노래도 직접 불러 가창의 갈증을 풀었다.

그는 '겨울 연가'의 성공으로 일본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히라하라 아야카, 구라키 마이 등 유명 뮤지션에게 노래를 선사했으며, 2010년 일본 방송사의 '겨울연가 애니메이션'의 음악 감독도 맡았다.

그는 가수 활동이나 방송 출연보다 창작에 주력한 세월에 대해 "작곡가로서 정점을 찍었으니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최근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기회가 있으면 방송에도 나가보고 싶다. 이제는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 시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정된 연주 앨범은 조금 의외로 보이지만 무엇보다 멜로디와 리듬을 다듬는 데 일가견이 있는 그이니 어쩌면 당연히 도달해야 할 지점에 온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이 앨범을 클래식계에서 활동한 피아니스트 박광욱 씨와 합작했다. 그가 쓴 곡에 맞춰 피아노가 곡의 토대를 쌓으면, 그의 기타가 중간 중간 들어와 음악에 다채로운 색을 더했다.

수록곡을 미리 들어보니 부드러운 멜로디가 또렷이 느껴졌다. 멜로디 사이사이에 클래식 기타가 부드럽게 치고 빠지는 느낌이 감미롭다.

"앨범의 주제가 사랑이에요. 연인, 부모와 자식, 친구 간의 사랑을 연주곡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사랑이 아닐까요."

그는 "이번 앨범의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연주 스펙트럼을 넓혀보려 한다"며 "지금 멤버 둘을 중심으로 첼로나 플루트, 아코디언 연주자를 더해 다양한 색깔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장르와 형태를 막론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베테랑 작곡가로서 최근 눈여겨보는 젊은 뮤지션이 있을까.

"요즘 젊은 작곡가나 아이돌 음악을 하는 후배들을 정말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많이 해요. 음악이 너무 좋아요. 10년 전 댄스 음악이 아닌 것 같아요. 깜짝깜짝 놀라요. 세계에서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죠."

특히 "지드래곤 같은 친구는 우주에서 온 것 같다. 후배이지만 많이 배운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자신이 노래와 기타를 맡은 '유해준 밴드'의 활동을 펼치고, OST 작업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의 창작 의욕은 끝이 없어 보였다.

이미 작곡가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니 바라는 게 더 있을까 싶었는데, 훨씬 더 원대한 목표가 있었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영어권 국가에서 제 노래를 히트시켜보고 싶어요. '겨울연가' 곡으로 일본에서 사랑받았고, '천년의 사랑'을 대만 밴드가 커버하면서 중국에서 1등을 했죠. 이제는 전 세계인이 즐길 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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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곡가 유해준 “전세계가 즐길 노래 만들고 싶어요”
    • 입력 2014-03-21 10:26:40
    연합뉴스
20년 가까운 경력의 '한류 스타' 작곡가 겸 가수도 새로운 시도 앞에서는 설렘과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너무 일을 많이 벌여놔서 감당이 안 된다"고 푸념했지만 표정은 즐거워보였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건대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과정이 그에게 아마 가장 큰 행복이어서 그러할 터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제곡과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 작곡 등으로 국내외에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유해준을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다음 달 초 연주곡이 담긴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연주곡 앨범은 항상 내고 싶었어요. 가사가 있으면 청자에게 특정 이미지를 주죠. 하지만 연주 음악은 듣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잖아요. 또 언어의 장벽이 없으니 노래가 국경도 초월할 수 있죠." 유해준은 1997년 가수 박상민의 4집 타이틀곡 '애원'과 '무기여 잘있거라'를 만들며 작곡가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듬해 이종원과 듀엣 '캔'을 결성해 초기 멤버로 활동했다. 1집 히트곡 '천상연'도 그의 작품이다. 하지만 그의 가수 활동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캔 활동 당시 방송 기회가 있었는데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예능도 재미있게 했지만 뭔가 허전하고 내 것이 아니라는 기분이었죠. 음악에 집중하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이후에 작곡가로서의 출연 제의도 있었는데 철저히 안 했죠." 창작자로서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한 그는 음반 프로듀서, 작곡·작사가, 기타리스트로 날개를 펴고 쉼 없이 활약했다. 이후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 클릭비의 '백전무패', 정재욱의 '잘가요'를 비롯해 '겨울연가', '프라하의 연인', '마왕' 등의 드라마와 '신라의 달밤', '주유소 습격사건' 등의 영화 주제곡들을 그야말로 쏟아냈다. 특히 대중의 사랑을 받은 OST 곡들인 '단 하나의 사랑'(프라하의 연인)과 '나에게 그대만이'(다 함께 차차차), '비울 수 없는 사랑'(미친 사랑)은 노래도 직접 불러 가창의 갈증을 풀었다. 그는 '겨울 연가'의 성공으로 일본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히라하라 아야카, 구라키 마이 등 유명 뮤지션에게 노래를 선사했으며, 2010년 일본 방송사의 '겨울연가 애니메이션'의 음악 감독도 맡았다. 그는 가수 활동이나 방송 출연보다 창작에 주력한 세월에 대해 "작곡가로서 정점을 찍었으니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최근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기회가 있으면 방송에도 나가보고 싶다. 이제는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 시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정된 연주 앨범은 조금 의외로 보이지만 무엇보다 멜로디와 리듬을 다듬는 데 일가견이 있는 그이니 어쩌면 당연히 도달해야 할 지점에 온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이 앨범을 클래식계에서 활동한 피아니스트 박광욱 씨와 합작했다. 그가 쓴 곡에 맞춰 피아노가 곡의 토대를 쌓으면, 그의 기타가 중간 중간 들어와 음악에 다채로운 색을 더했다. 수록곡을 미리 들어보니 부드러운 멜로디가 또렷이 느껴졌다. 멜로디 사이사이에 클래식 기타가 부드럽게 치고 빠지는 느낌이 감미롭다. "앨범의 주제가 사랑이에요. 연인, 부모와 자식, 친구 간의 사랑을 연주곡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사랑이 아닐까요." 그는 "이번 앨범의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연주 스펙트럼을 넓혀보려 한다"며 "지금 멤버 둘을 중심으로 첼로나 플루트, 아코디언 연주자를 더해 다양한 색깔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장르와 형태를 막론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베테랑 작곡가로서 최근 눈여겨보는 젊은 뮤지션이 있을까. "요즘 젊은 작곡가나 아이돌 음악을 하는 후배들을 정말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많이 해요. 음악이 너무 좋아요. 10년 전 댄스 음악이 아닌 것 같아요. 깜짝깜짝 놀라요. 세계에서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죠." 특히 "지드래곤 같은 친구는 우주에서 온 것 같다. 후배이지만 많이 배운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자신이 노래와 기타를 맡은 '유해준 밴드'의 활동을 펼치고, OST 작업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의 창작 의욕은 끝이 없어 보였다. 이미 작곡가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니 바라는 게 더 있을까 싶었는데, 훨씬 더 원대한 목표가 있었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영어권 국가에서 제 노래를 히트시켜보고 싶어요. '겨울연가' 곡으로 일본에서 사랑받았고, '천년의 사랑'을 대만 밴드가 커버하면서 중국에서 1등을 했죠. 이제는 전 세계인이 즐길 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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