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현장] 하루 복역에 5억 원…“교도소서도 회장님”

<앵커 멘트>

지금 화제의 인물, 단연 허재호 전 대주그룹회장입니다. 벌금 250억원을 단 50일 복역하고 탕감받는다고 합니다. 벌써 이틀 잤으니까 10억원 줄었습니다.

보통사람은 평생 만지기도 힘든 돈을 단 이틀만에 탕감받았네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판결이 가능한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백성문 변호사 자리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 "안녕하세요.."

앵커: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일단 대주그룹 허재호 전 회장의 혐의부터 살펴볼까요?"

백성문 변호사: "혐의가 2010년 1월 광주고등법원에서 500억원을 탈세하고 1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그런 사안입니다."

앵커: "선고 어떻게 나왔습니까?"

백성문 변호사: "선고는 징역 2년 6월인가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그리고 벌금으로 254억원이 나왔고요. 벌금을 선고하면서 항상 이렇게 돼 있습니다. 벌금 선고할 때는 하루
에 얼마를 벌금으로 내지 못했을 때는 하루 얼마로 환산한 금액을 비율로 해서 노역장에 유치한다고 같이 선고하게 돼 있거든요. 환형유치제도라는 건데 여기에서 하루에 5억원을 기준으로 해서, 그러니까 하루에 5억을 가치로 한다고 해서 50일만 살면 어떻게 보면 벌금을 전부 탕감받을 수 있는 선고를 한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벌금, 그것을 노역으로 환산한 건 잠시 후에 여쭤보고 집행유예부터 여쭤보겠습니다. 말씀대로라면 벌금액이 200억원이 넘고 체납 세액도 100억원이 넘는 기업인인데 어떻게 집행유예 판결이 났습니까?"

백성문 변호사: "집행유예라는 것은 선고형으로 3년 미만이 나왔을 때만 집행유예가 가능합니다."

앵커: "3년 미만이요."

백성문 변호사: "네. 그런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 조세포탈액이 100억원을 넘잖아요. 10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법정형 자체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앵커: "그러니까요."

백성문 변호사: "그러면 원래 집행유예가 나올 수 없거든요."

앵커: "어떻게 나온 거죠?"

백성문 변호사: "그러면 양형으로 참작할 사유들이 있으면 절반으로 일단 선고하기 전에 법적인 기준을 절반으로 낮춰줍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경우에는 이분이 대부분 사재를 털어서 추징금을 좀 냈고 최대한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는 측면을 재판부에서 감안해서 집행유예 선고를 한 거죠."

앵커: "백 변호사님께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게 물론 법원이 양형을 정확하게 해서 선고하셨겠죠. 며칠 전에 기사 보니까 노숙자가 1만 5600원 훔쳤는데 징역 3년형 선고받았더라고요. 물론 출소한 지 얼마 안 됐고 여러 가지 특가법 적용이 돼서 그렇겠지만 몇 만원 훔쳐도 징역형 선고받고 몇 백억 이렇게 횡령에 체납에, 세금 체납에요. 집행유예 나오지 않습니까?"

백성문 변호사: "저도 사실 변호사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인데요. 그런 것 같아요. 재판부에서는 어느 정도 정책적인 측면도 좀 고려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재벌회장 같은 경우에는...요즘에는 그래도 이번에 최태원 회장 같은 경우도 실형이 나왔잖아요. 대부분의 재벌회장 같은 경우는 사회기여도, 만약에 이 회사가 도산 했을 경우에 사회경제적인 문제점을 감안해서 아무래도 좀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 같은데 이번에 박근혜 정부는 법과 원칙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잖아요. 앞으로는 좀 이런 판결은 그만 나와야 될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니까 흔히 정상을 참작한다고 하는데 재벌 회장님들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이 참작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백성문 변호사: "그렇죠. 앞부분에 이미 참작할 사유들을 가지고 들어가시는 거죠."

앵커: "그렇게 풀려났고요. 벌금 250억원 역시 내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귀국을 했습니다."

앵커: "토요일날 귀국했습니다."

앵커: "그 이유가 뭐 하루에 5억원씩 벌금을 깎아준다 이런 판결 때문이죠?"

백성문 변호사: "그게 이분이 들어오신 게 토요일날 또 밤에 들어갔을 거예요. 그런데 이게 하루를 5분만 있어도 하루로 쳐줍니다."

앵커: "그래요?"

백성문 변호사: "그래서 11시 50분에 만약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앵커: "10분 만에 5억원이 줄어든 거네요."

백성문 변호사: "그렇죠, 10분 만에 5억원이 줄고 일요일은 또 쉬는 날이죠. 일요일은 쉬어서 또 하루가 줄고. 이분은 구속영장 실질심사할 때 하루 갔던 것 하루 줄고 해서 3일이 준 상태입니다. 벌금이 총 254억원이잖아요. 그러면 정확하게 250억에다가 플러스 4억인데 4억은 5억이 안 되죠. 그럼 이것도 또 빠집니다."

앵커: "이래저래 많이 빠지네요."

백성문 변호사 : "그래서 딱 250일에서 50일인데 그중에 영장실질심사로 하루, 토요일날 밤에 10분, 15분으로 하루, 일요일날 하루 이렇게 3일이 빠진 거죠."

앵커: "그렇다면 회장님들 말고 보통분들이 죄를 지었어요. 벌금 낼 돈이 없습니다."

앵커 : "그러면 하루 노역에 얼마 정도씩 탕감을 받습니까?"

백성문 변호사: "2004년부터 작년까지는, 이게 법률에 규정은 없어요. 하루 얼마를 기준으로 해서 노역장 유치한다는 법은 없고 보통 관행상으로 하는데 재판부에서 최근 10년 동안은 1일 5만원 기준으로 했습니다. 벌금 한 300만원 정도 선고를 받은 분들은 거의 100% 다 60일 살거든요. 저도 법정에 가서 선고를 들을 때 1일 5만원을 기준으로를 제외한 금액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사실. 저는 이런 재벌분들 선고형은 제가 들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요즘에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서 올해부터는 1일 10만원을 기준으로 하자. 그래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일일 10만원 기준으로."

앵커: "변호사님, 그러면 어떤 사람은 관행적으로 10만원 하고 어떤 사람은 하루에 5억원 깎아줍니까? 말씀하신 사회기여도 이런 거, 그 사람이평생 얼마 정도 소득이 됐는지 이런 걸 참작하는 겁니까?"

백성문 변호사: "여러 가지를 참작을 하는데요. 환형유치의 기준이 최대 3년이에요. 어떻게 보면 벌금형이라는 것은 징역형보다 낮은 형이잖아요. 환형유치를 곧이곧대로 기준대로 다 하다 보면 실제로 징역형보다 더한 형이 나오거든요. 벌금형이 많을 경우에. 그래서 3년 정도로 줄여놓은 건데 보통 그래서 3년 한도 내에서 예를 들어서 대략 5개월에서 6개월 정도 사시는 분들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이렇게 벌금액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너무 급작스럽게 하루 일당을, 쉽게 말해서 일당을 너무 높게 쳐줘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판결들이 가끔 나오는 거죠. 그런데 최근에 봐도 제가 이런 류의 판결들 여러 번 봤는데 2007년도에도 하루에 한 번 하루 일당을 5억원으로 계산을 해 줬던 판결이 있었어요."

앵커: "아니, 3년형으로... 지금 말씀하신 거 갚아야 할 돈이 250억입니다."

앵커: "그러면 3년 노역하면 되잖아요."

앵커: "3년 동안 복역하면서 탕감해라 이렇게 하면 되는데 50일로 복역하면서 탕감해라 하니까 하루에 5억원이 된 거 아닙니까?"

백성문 변호사: "그렇죠. 그러니까 재판부에서 이분의 사회기여도를 감안했는지 아니면 그동안에 좀 이상했던 부분이 검찰에서 1심 구형을 할 때 정말 이례적으로 벌금형에 관련해서 선고유예를 구형을 했어요."

앵커: "검찰에서 구형한 것부터가 조금 가벼운 편이었군요."

백성문 변호사: "저도 그 부분이 가장 이상한 거거든요. 선고유예라는 것은 예를 들어서 벌금 1000억원을 구형을 했는데 예를 들어서 재판부에서 1000억원 선고를 했어요. 그래도 한 2년이 지나면 돈을 안 내도 선고의 효력 자체가 사라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때 당시에 검찰이 어떤 이유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추징금으로 대부분 냈다거나 아니면 사회기여도가 컸다거나 채권자들 보호에 최대한 애썼다거나 그런 사정을 참작했던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만약에 어떤 회사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면 검찰이 선고유예 구형하는 건 정말 극히 이례적이거든요. 그래서 검찰도 지금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판사도 검찰보다 더 무겁게 선고하기는 힘들 테니까요. 다른 대기업 총수도 그런 경험이 있나 저희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앵커: "사진 확인해 보겠습니다."

앵커: "선박왕 권혁 회장이 하루 2340억을 선고받아서 하루에 3억원씩 탕감받았고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1100억원 선고받아서 하루에 1억 1000만원씩. 또 SK 손길승 명예회장이 400억원 선고받아서 1억원씩 탕감받았습니다.

앵커: "저분들은 그래도 상당 부분 복역을 하지 않았습니까?"

백성문 변호사: "저분들은 권혁 선박왕 같은 분은 1심에서 벌금형이 이렇게 나왔는데 항소심에서 벌금형 부분이 무죄선고가 됐어요."

앵커: "그럼 결국 저것도 안 사셨군요."

백성문 변호사: "저건 1심에서 저렇게 나왔던 거고. 이건희 회장 같은 경우에는 납부를, 대부분 다 납부를 하죠. 저런 분들이 뭐 그것을 대신해서 들어가 살지는 않으시니까요. 이분 같은 경우에는 돈이 전혀 없는 상황이니까 납부할 능력은 없는 것 같고."

앵커: "돈이 진짜 없습니까?"

백성문 변호사: "그건 저희..."

앵커: "카지노 가던, 뉴질랜드 도피 기간 동안에 카지노 가던 화면이 잡혔잖아요."

백성문 변호사: "지금 아직도 추징할 게 있어서 검찰에서 그 부분도 수사하고 있다는데요. 추징할 금액이 있으면 그런 부분을 다 추징을 해야겠죠.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런데 이분이 현재 시점에서는 돈이 없다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지금 노역장에 유치가 된 거고요. 사실 이분 같은 경우에는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만약에 있다고 하더라도 저 같아도 그냥 50일 살겠어요."

앵커: "그렇죠."

백성문 변호사: "50일 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앵커: "그럼요. 5억이 아니고 500만원이라도."

앵커: "50일 살고 나서 재산이 또 있는 게 밝혀져도 새로 받을 수는 없는 거죠. 허 회장의 경우에 하루에 10만원씩 계산해 봤더니 한 680년 정도의 노역을 해야 되더라고요."

앵커: "법적으로는 노역기간이 3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680년 살아야 할 것을 50일 동안 하니까..."

앵커: "대대로 노역을 해야 되는데."

앵커: "말 흔히들 하는 말이 국민 법감정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이런 데 쓰는 거 아닙니까?"

백성문 변호사: "굉장히 국민들 입장에서 허탈하죠. 저는 사실 이런 식으로 법개정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게 노역장 유치 기간을 3년으로 한정하는 건 저는 굉장히 타당하다고 생각을 해요. 하지만 만약에 이렇게 벌금이 250억, 300억 뭐 500억 이렇게 나갈 경우에는 그러면 1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3년이 넘잖아요. 그러면 이런 분들은 무조건 3년을 살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좀 맞게 개정이 되어야 되군요."

백성문 변호사: "그래야 국민들이 저분들은 벌금을 많이 내야 되지만 그래도 노역장 유치라는 게 법으로 정해진 게 3년이니까 3년만 살게 한다라고 받아들여야 되는데 250억 벌금을 내야 되는 분들이 나 50일만 살고 나와. 그런데 나는 벌금 300만원인데 60일을 살고 나왔네. 이제 형평에도 맞지 않고 국민들이 그러니까 사법부를 불신하는 거거든요. 이번 판결은 굉장히 문제가 많습니다."

앵커: "그런데요. 노역이라고 하면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 겁니까?"

앵커: "그래요, 어떤 노동을 합니까?"

앵커: "힘든 일이긴 한가요?"

백성문 변호사: "그게 그렇지 않고요. 노역이라고 하는 게 일단 이분 연세 좀 많으실 거예요. 이분이 만약에 들어가서 나 일 안 하겠다. 그러면 인권상, 인권의 문제상 또 일 잘 안 시킵니다."

앵커: "일을 안 한다고 하면 안 해도 되고."

백성문 변호사: "보통 많이 시키는 게 빵 굽고 나사 이렇게 만들고 그리고 예를 들어서 교도소 안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이 있어요. 거기 일들을 하는 거예요. 무슨 곡괭이 들고 어디 나가서 일하는 게 아니라 그런 일을 하는 겁니다."

앵커: "보통 사람들이 다 노역을 평소에도 하고 있는 셈이네요."

앵커: "알겠습니다. 허재호 회장의 노역 판결 관련해서 백성문 변호사에게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백성문 변호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