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동물학대…처벌 실효성은?

<앵커 멘트>

최근 동물학대가 잇따르는 가운데 부산에서는 고양이를 목줄에 매단 채 끌고가 사체를 유기한 일도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동물 보호법이 실효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고양이를 줄에 매단 채 끌고 갑니다.

10여 미터를 이동했는데도 고양이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가 지난 뒤, 이 고양이는 아파트 뒤 텃밭에서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녹취> 고양이 주인 : "찾을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까 기가 막히죠…. 가족이기 때문에."

신고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은 피의자는 '동물 학대'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동물 학대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처벌이 강화됐지만 동물보호법 위반만으로 징역형을 받은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승용차 트렁크에 개를 매달고 고속도로를 달린 이른바 '악마 에쿠스' 사건에서도, 운전자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동물보호법 제8조는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거나 고의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지만, '고의성' 등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는 경우, 동물 학대죄로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박지현 (변호사) : "학대 개념을 소극적이고 제한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동물 학대를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동물의 권리'라는 개념이 현행법 체계에 없다 보니 동물이 물건처럼 취급돼 학대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