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야간시위’ 법 재정해야

[전영제 해설위원]

야간 시위를 전면 금지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규정은 한정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본 겁니다. 이젠 밤 12시까지 시위가 허용됩니다. 5년 전엔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도 위헌으로 결정 났습니다. 야간 집회와 시위 모두 가능해졌습니다.

헌재의 결정에 환영과 우려로 반응이 엇갈립니다. 이번 결정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혼란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당장은 밤 12시 이후 시위에 대한 규제 문제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밤 12시 이후 시위를 어떡할지는 국회에서 법으로 정할 문제라며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소음과 교통 혼잡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시위가 사전에 신고한 장소에서 조용히 이뤄진다면 깊은 밤이라도 허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야간 집회가 금지된 때에도 시위대가 밤늦게까지 도심대로를 점거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습니까. 그때마다 시민들은 확성기 소음과 교통마비에 시달렸습니다. 주변 상인들은 영업에 지장을 받기도 합니다. 국회는 이런 관행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법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경찰도 시위가 불법으로 변질되면 단호한 법집행으로 시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번 소송은 2008년 촛불집회 때 기소된 피고인들이 위헌심판신청을 내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미뤄졌던 야간 시위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에만 300여 건에 이릅니다. 위헌 결정이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이번 헌재의 결정이 집회·시위의 자유는 물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시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행복추구권 역시 훼손할 수 없는 헌법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