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필리핀, 40여 년 내전 종지부 찍나?
입력 2014.03.31 (18:10)
수정 2014.03.3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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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필리핀에서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곳, 지금 보시는 민다나오 섬인데요,
이 아름다운 풍경과는 반대로 이 섬에선 지난 40여년 동안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투쟁이 계속돼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15만 명이 사망하고 3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는데요,
지난 27일, 수도 마닐라의 대통령궁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극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마침내 내전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정창화 기자?
<질문>
44년 동안 계속돼 온 필리핀 내전이 드디어 막을 내렸어요?
<답변>
네,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반군인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이 지난주 목요일 대통령궁에서 역사적인 평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1970년 시작된 내전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는 순간인데요.
이날 서명식에는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에브라힘 반군 측 의장, 또 평화협상을 중재해 온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등 국내외 인사 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베니그노 아키노(필리핀 대통령) :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고통받았습니다. 우리는 이미 가장 어렵고 중요한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녹취> 무라드 에브라힘(모로 이슬람 해방전선 의장) : "이번에 포괄적인 협정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가 벌여온 투쟁의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질문>
정 기자,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내전이 끊이지 않았던 필리핀인데...
원인이 뭐였죠?
<답변>
네, 필리핀 내전은 기본적으로 종교 갈등에서 비롯됐습니다.
필리핀은 스페인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아시아에선 드문 가톨릭 국가인데요, 여기에 이슬람 반군과 분리집단이 반발해 무장투쟁을 벌여온 겁니다.
특히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700km 떨어져 있는 이 민다나오 섬이 내전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 섬은 라손 섬에 이어 필리핀 제2의 섬으로 전체 국토의 10%를 차지하는 큰 섬인데요,
1970년 이슬람 반군이 결성된 후, 근거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필리핀 국민의 약 80%는 가톨릭을 믿는데요.
민다나오 섬의 주민 중 약 25%인 400여만 명은 이슬람교도입니다.
종교가 다르다보니, 자신들만의 국가를 갖고 독립하겠다는 것이 반군들의 제1목표가 됐던 거죠.
<질문>
그렇다면 민다나오 섬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답변>
네, 이슬람 반군 측은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무장투쟁을 철회하는 대신, 오는 2016년까지 민다나오 섬, 현지에선 방사모르 자치주로 부르는데요, 이 자치주를 갖게 됐습니다.
필리핀 남부 5개 주와 2개 도시, 36개 마을을 포함하는 방사모로 자치주는 상당 수준의 자치권을 인정받을 예정입니다.
우선 자치주에서 독자적인 의회와 경찰을 꾸리게 되고, 과세권도 갖게 됩니다.
또 민다나오 섬에 묻혀 있는 막대한 천연자원 개발 수입도 정부와 나눠 갖습니다.
다만 국방과 외교, 통화관리 등의 권리와 책임은 중앙정부가 갖게 되는데요,
이르면 올해 말까지, 방사모로 자치주 설립을 위한 기본법이 제정될 계획입니다.
<녹취> 라몬 카시플(정치 분석가) : "방사모로 자치주에 적용하기 위한 법이 곧 만들어질 겁니다. 새로운 자치주는 정치인들의 가장 큰 전쟁터가 되겠죠."
<질문>
내전이 무려 44년 동안 이어진 거예요...
전쟁의 시작부터 종식까지, 내전과정에서 참혹한 일들이 많았죠?
<답변>
네, 지난 40여 년 간 인명 희생은 물론이고 지역경제 마비 등 큰 피해가 있었습니다.
1970년, 이슬람 무장집단인 '모로 민족 해방전선'이 결성됐는데요.
이후로 26년 동안 정부군과 반군 간의 싸움이 계속되다 1996년 평화협정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1년 뒤, 내전이 다시 이어졌는데요.
'모로 민족 해방전선'과의 세력다툼으로 만들어진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이란 단체가 평화협정을 반대하고 나섰던 겁니다.
2000년 들어 평화협상이 다시 시작됐습니다만, 필리핀 전역에서 크고 작은 폭력사태와 휴전이 반복됐구요,
이 과정에서 15만 명이 희생됐습니다.
이런 희생들을 뒤로 하고 이번에 역사적인 평화협상이 체결된 겁니다.
<녹취> 나집 라작(말레이시아 총리) : "이번 협정을 체결하면서 양측은 과거의 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미래를 향한 약속을 했습니다."
<질문>
정 기자, 무려 15만 명이 희생된 끝에 얻어낸 결과라 더욱 극적인데요.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한마디로 이번 협정으로 더 이상 전쟁과 가난, 차별이 없는 나라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 다른 소수 반군단체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가톨릭 계열의 현지 정치세력이 반발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평화협정으로 내전이 완전히 끝날 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만 명이 넘는 규모로 가장 큰 세력이었던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이 무장 투쟁을 끝내기로 했기 때문에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녹취> 압둘라(무슬림 운동가) : "얼마나 행복한지 표현도 못 하겠습니다. 이런 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이건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일입니다"
이번 평화협정, 필리핀은 물론 세계가 축하하고 있는데요,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6년 중반까지 할 일이 많습니다.
평화협정을 이행할 장치들을 얼마나 충실하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필리핀의 앞날이 달라질 겁니다.
필리핀에서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곳, 지금 보시는 민다나오 섬인데요,
이 아름다운 풍경과는 반대로 이 섬에선 지난 40여년 동안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투쟁이 계속돼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15만 명이 사망하고 3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는데요,
지난 27일, 수도 마닐라의 대통령궁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극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마침내 내전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정창화 기자?
<질문>
44년 동안 계속돼 온 필리핀 내전이 드디어 막을 내렸어요?
<답변>
네,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반군인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이 지난주 목요일 대통령궁에서 역사적인 평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1970년 시작된 내전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는 순간인데요.
이날 서명식에는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에브라힘 반군 측 의장, 또 평화협상을 중재해 온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등 국내외 인사 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베니그노 아키노(필리핀 대통령) :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고통받았습니다. 우리는 이미 가장 어렵고 중요한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녹취> 무라드 에브라힘(모로 이슬람 해방전선 의장) : "이번에 포괄적인 협정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가 벌여온 투쟁의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질문>
정 기자,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내전이 끊이지 않았던 필리핀인데...
원인이 뭐였죠?
<답변>
네, 필리핀 내전은 기본적으로 종교 갈등에서 비롯됐습니다.
필리핀은 스페인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아시아에선 드문 가톨릭 국가인데요, 여기에 이슬람 반군과 분리집단이 반발해 무장투쟁을 벌여온 겁니다.
특히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700km 떨어져 있는 이 민다나오 섬이 내전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 섬은 라손 섬에 이어 필리핀 제2의 섬으로 전체 국토의 10%를 차지하는 큰 섬인데요,
1970년 이슬람 반군이 결성된 후, 근거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필리핀 국민의 약 80%는 가톨릭을 믿는데요.
민다나오 섬의 주민 중 약 25%인 400여만 명은 이슬람교도입니다.
종교가 다르다보니, 자신들만의 국가를 갖고 독립하겠다는 것이 반군들의 제1목표가 됐던 거죠.
<질문>
그렇다면 민다나오 섬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답변>
네, 이슬람 반군 측은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무장투쟁을 철회하는 대신, 오는 2016년까지 민다나오 섬, 현지에선 방사모르 자치주로 부르는데요, 이 자치주를 갖게 됐습니다.
필리핀 남부 5개 주와 2개 도시, 36개 마을을 포함하는 방사모로 자치주는 상당 수준의 자치권을 인정받을 예정입니다.
우선 자치주에서 독자적인 의회와 경찰을 꾸리게 되고, 과세권도 갖게 됩니다.
또 민다나오 섬에 묻혀 있는 막대한 천연자원 개발 수입도 정부와 나눠 갖습니다.
다만 국방과 외교, 통화관리 등의 권리와 책임은 중앙정부가 갖게 되는데요,
이르면 올해 말까지, 방사모로 자치주 설립을 위한 기본법이 제정될 계획입니다.
<녹취> 라몬 카시플(정치 분석가) : "방사모로 자치주에 적용하기 위한 법이 곧 만들어질 겁니다. 새로운 자치주는 정치인들의 가장 큰 전쟁터가 되겠죠."
<질문>
내전이 무려 44년 동안 이어진 거예요...
전쟁의 시작부터 종식까지, 내전과정에서 참혹한 일들이 많았죠?
<답변>
네, 지난 40여 년 간 인명 희생은 물론이고 지역경제 마비 등 큰 피해가 있었습니다.
1970년, 이슬람 무장집단인 '모로 민족 해방전선'이 결성됐는데요.
이후로 26년 동안 정부군과 반군 간의 싸움이 계속되다 1996년 평화협정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1년 뒤, 내전이 다시 이어졌는데요.
'모로 민족 해방전선'과의 세력다툼으로 만들어진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이란 단체가 평화협정을 반대하고 나섰던 겁니다.
2000년 들어 평화협상이 다시 시작됐습니다만, 필리핀 전역에서 크고 작은 폭력사태와 휴전이 반복됐구요,
이 과정에서 15만 명이 희생됐습니다.
이런 희생들을 뒤로 하고 이번에 역사적인 평화협상이 체결된 겁니다.
<녹취> 나집 라작(말레이시아 총리) : "이번 협정을 체결하면서 양측은 과거의 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미래를 향한 약속을 했습니다."
<질문>
정 기자, 무려 15만 명이 희생된 끝에 얻어낸 결과라 더욱 극적인데요.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한마디로 이번 협정으로 더 이상 전쟁과 가난, 차별이 없는 나라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 다른 소수 반군단체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가톨릭 계열의 현지 정치세력이 반발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평화협정으로 내전이 완전히 끝날 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만 명이 넘는 규모로 가장 큰 세력이었던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이 무장 투쟁을 끝내기로 했기 때문에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녹취> 압둘라(무슬림 운동가) : "얼마나 행복한지 표현도 못 하겠습니다. 이런 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이건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일입니다"
이번 평화협정, 필리핀은 물론 세계가 축하하고 있는데요,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6년 중반까지 할 일이 많습니다.
평화협정을 이행할 장치들을 얼마나 충실하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필리핀의 앞날이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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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24 이슈] 필리핀, 40여 년 내전 종지부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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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3-31 19:02:15
- 수정2014-03-31 19:18:34
<앵커 멘트>
필리핀에서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곳, 지금 보시는 민다나오 섬인데요,
이 아름다운 풍경과는 반대로 이 섬에선 지난 40여년 동안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투쟁이 계속돼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15만 명이 사망하고 3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는데요,
지난 27일, 수도 마닐라의 대통령궁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극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마침내 내전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정창화 기자?
<질문>
44년 동안 계속돼 온 필리핀 내전이 드디어 막을 내렸어요?
<답변>
네,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반군인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이 지난주 목요일 대통령궁에서 역사적인 평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1970년 시작된 내전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는 순간인데요.
이날 서명식에는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에브라힘 반군 측 의장, 또 평화협상을 중재해 온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등 국내외 인사 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베니그노 아키노(필리핀 대통령) :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고통받았습니다. 우리는 이미 가장 어렵고 중요한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녹취> 무라드 에브라힘(모로 이슬람 해방전선 의장) : "이번에 포괄적인 협정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가 벌여온 투쟁의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질문>
정 기자,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내전이 끊이지 않았던 필리핀인데...
원인이 뭐였죠?
<답변>
네, 필리핀 내전은 기본적으로 종교 갈등에서 비롯됐습니다.
필리핀은 스페인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아시아에선 드문 가톨릭 국가인데요, 여기에 이슬람 반군과 분리집단이 반발해 무장투쟁을 벌여온 겁니다.
특히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700km 떨어져 있는 이 민다나오 섬이 내전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 섬은 라손 섬에 이어 필리핀 제2의 섬으로 전체 국토의 10%를 차지하는 큰 섬인데요,
1970년 이슬람 반군이 결성된 후, 근거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필리핀 국민의 약 80%는 가톨릭을 믿는데요.
민다나오 섬의 주민 중 약 25%인 400여만 명은 이슬람교도입니다.
종교가 다르다보니, 자신들만의 국가를 갖고 독립하겠다는 것이 반군들의 제1목표가 됐던 거죠.
<질문>
그렇다면 민다나오 섬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답변>
네, 이슬람 반군 측은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무장투쟁을 철회하는 대신, 오는 2016년까지 민다나오 섬, 현지에선 방사모르 자치주로 부르는데요, 이 자치주를 갖게 됐습니다.
필리핀 남부 5개 주와 2개 도시, 36개 마을을 포함하는 방사모로 자치주는 상당 수준의 자치권을 인정받을 예정입니다.
우선 자치주에서 독자적인 의회와 경찰을 꾸리게 되고, 과세권도 갖게 됩니다.
또 민다나오 섬에 묻혀 있는 막대한 천연자원 개발 수입도 정부와 나눠 갖습니다.
다만 국방과 외교, 통화관리 등의 권리와 책임은 중앙정부가 갖게 되는데요,
이르면 올해 말까지, 방사모로 자치주 설립을 위한 기본법이 제정될 계획입니다.
<녹취> 라몬 카시플(정치 분석가) : "방사모로 자치주에 적용하기 위한 법이 곧 만들어질 겁니다. 새로운 자치주는 정치인들의 가장 큰 전쟁터가 되겠죠."
<질문>
내전이 무려 44년 동안 이어진 거예요...
전쟁의 시작부터 종식까지, 내전과정에서 참혹한 일들이 많았죠?
<답변>
네, 지난 40여 년 간 인명 희생은 물론이고 지역경제 마비 등 큰 피해가 있었습니다.
1970년, 이슬람 무장집단인 '모로 민족 해방전선'이 결성됐는데요.
이후로 26년 동안 정부군과 반군 간의 싸움이 계속되다 1996년 평화협정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1년 뒤, 내전이 다시 이어졌는데요.
'모로 민족 해방전선'과의 세력다툼으로 만들어진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이란 단체가 평화협정을 반대하고 나섰던 겁니다.
2000년 들어 평화협상이 다시 시작됐습니다만, 필리핀 전역에서 크고 작은 폭력사태와 휴전이 반복됐구요,
이 과정에서 15만 명이 희생됐습니다.
이런 희생들을 뒤로 하고 이번에 역사적인 평화협상이 체결된 겁니다.
<녹취> 나집 라작(말레이시아 총리) : "이번 협정을 체결하면서 양측은 과거의 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미래를 향한 약속을 했습니다."
<질문>
정 기자, 무려 15만 명이 희생된 끝에 얻어낸 결과라 더욱 극적인데요.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한마디로 이번 협정으로 더 이상 전쟁과 가난, 차별이 없는 나라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 다른 소수 반군단체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가톨릭 계열의 현지 정치세력이 반발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평화협정으로 내전이 완전히 끝날 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만 명이 넘는 규모로 가장 큰 세력이었던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이 무장 투쟁을 끝내기로 했기 때문에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녹취> 압둘라(무슬림 운동가) : "얼마나 행복한지 표현도 못 하겠습니다. 이런 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이건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일입니다"
이번 평화협정, 필리핀은 물론 세계가 축하하고 있는데요,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6년 중반까지 할 일이 많습니다.
평화협정을 이행할 장치들을 얼마나 충실하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필리핀의 앞날이 달라질 겁니다.
필리핀에서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곳, 지금 보시는 민다나오 섬인데요,
이 아름다운 풍경과는 반대로 이 섬에선 지난 40여년 동안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투쟁이 계속돼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15만 명이 사망하고 3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는데요,
지난 27일, 수도 마닐라의 대통령궁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극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마침내 내전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정창화 기자?
<질문>
44년 동안 계속돼 온 필리핀 내전이 드디어 막을 내렸어요?
<답변>
네,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반군인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이 지난주 목요일 대통령궁에서 역사적인 평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1970년 시작된 내전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는 순간인데요.
이날 서명식에는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에브라힘 반군 측 의장, 또 평화협상을 중재해 온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등 국내외 인사 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베니그노 아키노(필리핀 대통령) :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고통받았습니다. 우리는 이미 가장 어렵고 중요한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녹취> 무라드 에브라힘(모로 이슬람 해방전선 의장) : "이번에 포괄적인 협정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가 벌여온 투쟁의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질문>
정 기자,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내전이 끊이지 않았던 필리핀인데...
원인이 뭐였죠?
<답변>
네, 필리핀 내전은 기본적으로 종교 갈등에서 비롯됐습니다.
필리핀은 스페인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아시아에선 드문 가톨릭 국가인데요, 여기에 이슬람 반군과 분리집단이 반발해 무장투쟁을 벌여온 겁니다.
특히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700km 떨어져 있는 이 민다나오 섬이 내전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 섬은 라손 섬에 이어 필리핀 제2의 섬으로 전체 국토의 10%를 차지하는 큰 섬인데요,
1970년 이슬람 반군이 결성된 후, 근거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필리핀 국민의 약 80%는 가톨릭을 믿는데요.
민다나오 섬의 주민 중 약 25%인 400여만 명은 이슬람교도입니다.
종교가 다르다보니, 자신들만의 국가를 갖고 독립하겠다는 것이 반군들의 제1목표가 됐던 거죠.
<질문>
그렇다면 민다나오 섬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답변>
네, 이슬람 반군 측은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무장투쟁을 철회하는 대신, 오는 2016년까지 민다나오 섬, 현지에선 방사모르 자치주로 부르는데요, 이 자치주를 갖게 됐습니다.
필리핀 남부 5개 주와 2개 도시, 36개 마을을 포함하는 방사모로 자치주는 상당 수준의 자치권을 인정받을 예정입니다.
우선 자치주에서 독자적인 의회와 경찰을 꾸리게 되고, 과세권도 갖게 됩니다.
또 민다나오 섬에 묻혀 있는 막대한 천연자원 개발 수입도 정부와 나눠 갖습니다.
다만 국방과 외교, 통화관리 등의 권리와 책임은 중앙정부가 갖게 되는데요,
이르면 올해 말까지, 방사모로 자치주 설립을 위한 기본법이 제정될 계획입니다.
<녹취> 라몬 카시플(정치 분석가) : "방사모로 자치주에 적용하기 위한 법이 곧 만들어질 겁니다. 새로운 자치주는 정치인들의 가장 큰 전쟁터가 되겠죠."
<질문>
내전이 무려 44년 동안 이어진 거예요...
전쟁의 시작부터 종식까지, 내전과정에서 참혹한 일들이 많았죠?
<답변>
네, 지난 40여 년 간 인명 희생은 물론이고 지역경제 마비 등 큰 피해가 있었습니다.
1970년, 이슬람 무장집단인 '모로 민족 해방전선'이 결성됐는데요.
이후로 26년 동안 정부군과 반군 간의 싸움이 계속되다 1996년 평화협정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1년 뒤, 내전이 다시 이어졌는데요.
'모로 민족 해방전선'과의 세력다툼으로 만들어진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이란 단체가 평화협정을 반대하고 나섰던 겁니다.
2000년 들어 평화협상이 다시 시작됐습니다만, 필리핀 전역에서 크고 작은 폭력사태와 휴전이 반복됐구요,
이 과정에서 15만 명이 희생됐습니다.
이런 희생들을 뒤로 하고 이번에 역사적인 평화협상이 체결된 겁니다.
<녹취> 나집 라작(말레이시아 총리) : "이번 협정을 체결하면서 양측은 과거의 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미래를 향한 약속을 했습니다."
<질문>
정 기자, 무려 15만 명이 희생된 끝에 얻어낸 결과라 더욱 극적인데요.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한마디로 이번 협정으로 더 이상 전쟁과 가난, 차별이 없는 나라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 다른 소수 반군단체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가톨릭 계열의 현지 정치세력이 반발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평화협정으로 내전이 완전히 끝날 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만 명이 넘는 규모로 가장 큰 세력이었던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이 무장 투쟁을 끝내기로 했기 때문에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녹취> 압둘라(무슬림 운동가) : "얼마나 행복한지 표현도 못 하겠습니다. 이런 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이건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일입니다"
이번 평화협정, 필리핀은 물론 세계가 축하하고 있는데요,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6년 중반까지 할 일이 많습니다.
평화협정을 이행할 장치들을 얼마나 충실하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필리핀의 앞날이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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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화 기자 hw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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