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학교용 국적 세탁’ 학부모 사기 알선업체에 패소

입력 2014.04.01 (06:55) 수정 2014.04.0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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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외국인학교 입학을 위해 자신의 국적을 '세탁'하려던 30대 학부모가 알선업체로부터 사기를 당한 후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2단독 곽형섭 판사는 백모(39·여)씨가 A 이민업무 대행업체를 상대로 낸 4천만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백씨는 2012년 아들을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과테말라 시민권을 취득하기로 마음먹고 A 업체에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4천25만원을 건넸다. 부모 중 한 사람 이상이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외국인학교의 입학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과테말라에 나흘간 머물면서 현지 브로커의 안내를 통해 취득한 여권이 위조된 것으로 판명되자 "수수료로 낸 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곽 판사는 둘의 계약 목적과 수단이 모두 불법이라며 백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곽 판사는 "이들의 계약은 이민이나 귀화가 아닌 자녀의 외국인학교 입학에 사용할 여권 취득이라는 불법적인 목적을 가진다"며 "더욱이 백씨는 과테말라 관공서 등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여권이 발급될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곽 판사는 따라서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하는 이들 계약은 무효"라며 "백씨는 수수료를 돌려달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백씨는 외국인학교 입학허가 과정에서 위조 여권을 제시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업체 대표 김모씨도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6월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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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학교용 국적 세탁’ 학부모 사기 알선업체에 패소
    • 입력 2014-04-01 06:55:25
    • 수정2014-04-01 15:22:52
    연합뉴스
자녀의 외국인학교 입학을 위해 자신의 국적을 '세탁'하려던 30대 학부모가 알선업체로부터 사기를 당한 후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2단독 곽형섭 판사는 백모(39·여)씨가 A 이민업무 대행업체를 상대로 낸 4천만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백씨는 2012년 아들을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과테말라 시민권을 취득하기로 마음먹고 A 업체에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4천25만원을 건넸다. 부모 중 한 사람 이상이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외국인학교의 입학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과테말라에 나흘간 머물면서 현지 브로커의 안내를 통해 취득한 여권이 위조된 것으로 판명되자 "수수료로 낸 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곽 판사는 둘의 계약 목적과 수단이 모두 불법이라며 백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곽 판사는 "이들의 계약은 이민이나 귀화가 아닌 자녀의 외국인학교 입학에 사용할 여권 취득이라는 불법적인 목적을 가진다"며 "더욱이 백씨는 과테말라 관공서 등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여권이 발급될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곽 판사는 따라서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하는 이들 계약은 무효"라며 "백씨는 수수료를 돌려달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백씨는 외국인학교 입학허가 과정에서 위조 여권을 제시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업체 대표 김모씨도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6월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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