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자, 일반인보다 자살률 25배 높아”

입력 2014.04.01 (13:18) 수정 2014.04.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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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결국 자살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시도의 주된 원인으로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증상과 더불어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꼽혔다.

보건복지부는 자살사망자 통계와 자살시도자에 대한 면접 조사, 자살 사망자 심리적 부검, 대국민 자살인식조사 등을 토대로 한 대규모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월 발효된 자살예방법에 근거해 실시한 것으로, 정부 주도로 실시한 전국 규모의 첫 자살실태조사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7∼2011년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찾은 8천848명 가운데 2012년 말 기준으로 실제 자살한 사람은 236명으로, 연간 10만명 당 약 700명의 자살률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 인구의 자살사망률인 10만명 당 28.1명에 비해 무려 2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자살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 가운데 남성 자살 사망자의 절반이 자살 시도 7개월 이내에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60대 이후 자살 시도자의 자살률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또 지난해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 1천359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한 결과, 이들 가운데 37.9%는 자살 시도의 이유로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을 꼽았다.

이어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31.2%를 차지했으며, '경제적 문제'(10.1%), '고독'(7.1%), '신체 질병'(5.7%) 등이 뒤를 이었다.

남성의 50%, 여성의 40%가 자살을 시도할 당시 음주 상태였다.

이와 함께 자살 사망자 8천여 명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자살 직전 남녀 모두 정신과적 질환으로 인한 의료 이용이 이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소화기계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47%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또 수면제와 항정신병약물 복용도 크게 늘어났다.

이번 실태 조사에는 72건의 자살 사망 사례에 대해 유가족의 심층 면담과 유서 분석 등을 통한 '심리적 부검'도 포함됐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자살에 이르는 유형을 ▲ 급성 스트레스 유형 ▲ 만성 스트레스 유형 ▲ 적극적 자해·자살시도 표현 유형 ▲ 정신과적 문제 유형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눴다.

자살을 앞둔 이들이 보이는 연령대별 징후도 분석했다. 20대 이하의 경우 SNS에 자살 관련 문구나 사진을 올리고, 30∼40대는 음주가 심해지며 점차 관계 단절의 양상을 보였다. 또 50∼60대의 경우 자식들에게 '어머니/아버지를 잘 모시라'는 당부의 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복지부가 전국 19∼75세 국민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자살 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9%가 '자살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절반은 '심한 불치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답하는 등 자살을 문제해결의 수단 중 하나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응답자는 11.9%는 '누군가 자살을 원한다면 우리가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25.6%는 '누군가 자살하겠다는 결심을 한다면 아무도 그 사람을 막을 수 없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 자살사망자 심리적 부검 확대 ▲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 확대 ▲ 통합적 자살고위험군 지원체계 구축 ▲ 생명존중문화 조성 캠페인 등의 자살예방 대책을 올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살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차단하고 국민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내용 등이 포함된 정부 차원의 중장기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올해 안에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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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 시도자, 일반인보다 자살률 25배 높아”
    • 입력 2014-04-01 13:18:50
    • 수정2014-04-01 15:16:29
    연합뉴스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결국 자살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시도의 주된 원인으로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증상과 더불어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꼽혔다.

보건복지부는 자살사망자 통계와 자살시도자에 대한 면접 조사, 자살 사망자 심리적 부검, 대국민 자살인식조사 등을 토대로 한 대규모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월 발효된 자살예방법에 근거해 실시한 것으로, 정부 주도로 실시한 전국 규모의 첫 자살실태조사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7∼2011년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찾은 8천848명 가운데 2012년 말 기준으로 실제 자살한 사람은 236명으로, 연간 10만명 당 약 700명의 자살률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 인구의 자살사망률인 10만명 당 28.1명에 비해 무려 2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자살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 가운데 남성 자살 사망자의 절반이 자살 시도 7개월 이내에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60대 이후 자살 시도자의 자살률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또 지난해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 1천359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한 결과, 이들 가운데 37.9%는 자살 시도의 이유로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을 꼽았다.

이어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31.2%를 차지했으며, '경제적 문제'(10.1%), '고독'(7.1%), '신체 질병'(5.7%) 등이 뒤를 이었다.

남성의 50%, 여성의 40%가 자살을 시도할 당시 음주 상태였다.

이와 함께 자살 사망자 8천여 명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자살 직전 남녀 모두 정신과적 질환으로 인한 의료 이용이 이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소화기계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47%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또 수면제와 항정신병약물 복용도 크게 늘어났다.

이번 실태 조사에는 72건의 자살 사망 사례에 대해 유가족의 심층 면담과 유서 분석 등을 통한 '심리적 부검'도 포함됐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자살에 이르는 유형을 ▲ 급성 스트레스 유형 ▲ 만성 스트레스 유형 ▲ 적극적 자해·자살시도 표현 유형 ▲ 정신과적 문제 유형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눴다.

자살을 앞둔 이들이 보이는 연령대별 징후도 분석했다. 20대 이하의 경우 SNS에 자살 관련 문구나 사진을 올리고, 30∼40대는 음주가 심해지며 점차 관계 단절의 양상을 보였다. 또 50∼60대의 경우 자식들에게 '어머니/아버지를 잘 모시라'는 당부의 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복지부가 전국 19∼75세 국민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자살 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9%가 '자살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절반은 '심한 불치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답하는 등 자살을 문제해결의 수단 중 하나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응답자는 11.9%는 '누군가 자살을 원한다면 우리가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25.6%는 '누군가 자살하겠다는 결심을 한다면 아무도 그 사람을 막을 수 없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 자살사망자 심리적 부검 확대 ▲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 확대 ▲ 통합적 자살고위험군 지원체계 구축 ▲ 생명존중문화 조성 캠페인 등의 자살예방 대책을 올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살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차단하고 국민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내용 등이 포함된 정부 차원의 중장기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올해 안에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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