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게임 중독 아버지, 아들 살해
입력 2014.04.17 (08:34)
수정 2014.04.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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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경북 구미에서 친아버지가 두 살 된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있었죠.
당초 아이를 방치해서 숨졌다는 내용과 달리 아버지가 아이를 직접 살해했다는 경찰 조사 내용도 전해졌는데요.
이 사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아버지가 아들의 시신을 방치하고 태연하게 또 게임을 하러 나갔다고 알려졌죠?
<기자 멘트>
네, 왜 이런 일을 벌였냐고 경찰이 물어봤더니 게임을 하러 가야 하는데, 아들이 잠을 자지 않아서 그랬다.
이렇게 진술했다고 합니다.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데요.
경찰조사 결과 피의자는 사흘이나 닷새씩 PC방에서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가정보다 게임에 몰입해 있었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이런 끔찍한 비극이 시작된 건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 앞.
쓰레기장입니다.
지난 11일,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봉투에서 한 남자 아기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숨진 아기는 22살 정 모 씨의 2살 난 아들이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피해자의 시신은 그대로 담요에 싸인 상태로 종량제 봉투 안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신이 오래 돼서 부패가 되면 냄새가 많이 나고...“
도대체 누가, 두 살배기 아이에게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 아버지 정 씨는 지난 11일 새벽.
동대구역에서 아들과 함께 노숙을 하는데 아기가 없어졌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들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대구가 아닌 정 씨가 살던 경북 구미의 집에서 불과 10분 가량 떨어진 곳.
이어 발표된 경찰의 수사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게임을 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주거지에 혼자 두어, 친부모로서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 하고...“
지난 11일.
CCTV에 찍힌 정 씨의 모습입니다.
큰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정 씨.
거울 앞에서 요리조리 자신을 비춰보며 태연한 표정입니다.
당시 정 씨의 손에 든 비닐가방 속에는 두 살배기 아들의 시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1년 가까이 살았다는 정 씨.
이웃들은 정 씨가 아기 아빠인 줄도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주민(음성변조) :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한 번도 못 봤어요. 저 집에 사람 못 봤어요. 진짜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애가 불쌍하다.“
대체, 이들 부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갓 스무 살에 부모가 된 정 씨.
마땅한 직업 없이 게임이 빠져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난 2월 말.
정 씨는 아내와 별거를 하면서 아기를 홀로 맡게 됐는데요.
전기나 가스요금이 몇 달 씩 밀려 끊길 정도로 생활은 곤궁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아파트 관계자(음성변조) : “한 돈 백만 원 밀렸다니까요. 전기도 끊겼고, 가스도 끊겼어요. 돈을 내지 않아서...“
하지만, 정 씨는 이런 상황에서 PC 게임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PC방 주인(음성변조) : “(게임을 오래 했단 말이죠?) 네네. 한 10시간요.“
아기보다는 게임에 몰두한 시간이 더 많았다는 정 씨.
처음 경찰에서 정 씨는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보니 집에 혼자 있던 아들이 굶어서 숨진 것 같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거짓이었습니다.
국과수의 부검결과 아기의 위에서 음식물이 확인된 건데요.
경찰의 추궁에 결국, 정 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게임을 하러 가야 되는데 피해자가 잠을 자지 않아서 명치 부분을 손으로 3회 치고, 입과 코를 막아 숨을 못 쉬게 됐다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게임을 하러 가기 위해 아들을 살해했다는 정 씨.
정 씨는 숨진 아들의 시신을 담요에 싼 뒤 20일 넘게 베란다에 뒀다.
지난 11일, 쓰레기 봉투에 넣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일정한 수입원 없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해 살던 정 씨가 육아와 생활고 등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아기에게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3일 또는 5일간 PC방에서 나오지 않고 PC만 할 정도로 게임에 중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자 멘트>
이번 사건의 원인을 게임 중독으로만 몰아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타당한 분석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게임 몰입이 정상적인 판단을 해치고 또, 범죄로까지도 이어지는 사례는 이미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이에 맞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여느 날처럼 김 할머니는 식당 문을 닫고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인기척에 잠이 깬 건 새벽 무렵.
식당 문을 부수고 침입한 괴한은 인기척에 놀래 깬 김 할머니를 마구 폭행한 뒤 가방에서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37살 최모 씨.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 아르바이트로 배달 일을 하다가 배달하는 직원들하고 술 한 잔 먹고, PC방 갔다가 술 한 잔 더 먹고 (식당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당시 최 씨는 게임을 할 돈이 필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이 시인을 했어요. 게임을 어느 정도 하냐고 물어보니까, 거의 게임중독 수준입니다. 그러더라고... (돈 훔친 것도 게임을 하기 위해 그런 것인가요?) 아이템 사기 위해서..."
결국,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최 씨.
최 씨는 범행 며칠 전부터 밤새 게임과 일을 하느라 사리 분별력이 흐려졌다며, 당시 상황을 몰두했던 게임 속의 가상현실 공간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김대현(공보판사/서울중앙지법) : “피고인이 온라인 게임의 가상 상황과 혼돈하여 게임 아바타로 갈아입기 위해 옷을 벗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일반인의 어떤 정상적인 판단 수준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으로 판단력이 흐려 있는 상태다.”
현재 공식적으로 집계되고 있는 인터넷 중독 위험자의 상당수는 게임 중독으로 분류되는데요.
지난해 인터넷 중독 위험군이 230만 명 이 가운데 성인의 수가 144만 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게임 중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사회적 폐단을 경고합니다.
<인터뷰> 최정석(교수/서울대 보라매병원 중독센터) : “게임 중독으로 병적인 현상이 생기게 되면 같이 나타나는 여러 공존 증상들이 있어요. 그중에 우울증이나 불안증, 또는 감정 조절이 잘 안 된다든지 충동조절이 잘 안 된다든지 그런 모습이 공격적인 행동이나 범죄 행동으로 연결될 수는 있죠.”
또, 게임 중독의 원인이 스트레스나 사회 부적응 등 다양하고 복잡한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사회 구조와 연계한 체계적인 연구와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얼마 전 경북 구미에서 친아버지가 두 살 된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있었죠.
당초 아이를 방치해서 숨졌다는 내용과 달리 아버지가 아이를 직접 살해했다는 경찰 조사 내용도 전해졌는데요.
이 사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아버지가 아들의 시신을 방치하고 태연하게 또 게임을 하러 나갔다고 알려졌죠?
<기자 멘트>
네, 왜 이런 일을 벌였냐고 경찰이 물어봤더니 게임을 하러 가야 하는데, 아들이 잠을 자지 않아서 그랬다.
이렇게 진술했다고 합니다.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데요.
경찰조사 결과 피의자는 사흘이나 닷새씩 PC방에서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가정보다 게임에 몰입해 있었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이런 끔찍한 비극이 시작된 건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 앞.
쓰레기장입니다.
지난 11일,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봉투에서 한 남자 아기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숨진 아기는 22살 정 모 씨의 2살 난 아들이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피해자의 시신은 그대로 담요에 싸인 상태로 종량제 봉투 안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신이 오래 돼서 부패가 되면 냄새가 많이 나고...“
도대체 누가, 두 살배기 아이에게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 아버지 정 씨는 지난 11일 새벽.
동대구역에서 아들과 함께 노숙을 하는데 아기가 없어졌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들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대구가 아닌 정 씨가 살던 경북 구미의 집에서 불과 10분 가량 떨어진 곳.
이어 발표된 경찰의 수사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게임을 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주거지에 혼자 두어, 친부모로서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 하고...“
지난 11일.
CCTV에 찍힌 정 씨의 모습입니다.
큰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정 씨.
거울 앞에서 요리조리 자신을 비춰보며 태연한 표정입니다.
당시 정 씨의 손에 든 비닐가방 속에는 두 살배기 아들의 시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1년 가까이 살았다는 정 씨.
이웃들은 정 씨가 아기 아빠인 줄도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주민(음성변조) :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한 번도 못 봤어요. 저 집에 사람 못 봤어요. 진짜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애가 불쌍하다.“
대체, 이들 부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갓 스무 살에 부모가 된 정 씨.
마땅한 직업 없이 게임이 빠져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난 2월 말.
정 씨는 아내와 별거를 하면서 아기를 홀로 맡게 됐는데요.
전기나 가스요금이 몇 달 씩 밀려 끊길 정도로 생활은 곤궁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아파트 관계자(음성변조) : “한 돈 백만 원 밀렸다니까요. 전기도 끊겼고, 가스도 끊겼어요. 돈을 내지 않아서...“
하지만, 정 씨는 이런 상황에서 PC 게임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PC방 주인(음성변조) : “(게임을 오래 했단 말이죠?) 네네. 한 10시간요.“
아기보다는 게임에 몰두한 시간이 더 많았다는 정 씨.
처음 경찰에서 정 씨는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보니 집에 혼자 있던 아들이 굶어서 숨진 것 같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거짓이었습니다.
국과수의 부검결과 아기의 위에서 음식물이 확인된 건데요.
경찰의 추궁에 결국, 정 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게임을 하러 가야 되는데 피해자가 잠을 자지 않아서 명치 부분을 손으로 3회 치고, 입과 코를 막아 숨을 못 쉬게 됐다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게임을 하러 가기 위해 아들을 살해했다는 정 씨.
정 씨는 숨진 아들의 시신을 담요에 싼 뒤 20일 넘게 베란다에 뒀다.
지난 11일, 쓰레기 봉투에 넣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일정한 수입원 없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해 살던 정 씨가 육아와 생활고 등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아기에게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3일 또는 5일간 PC방에서 나오지 않고 PC만 할 정도로 게임에 중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자 멘트>
이번 사건의 원인을 게임 중독으로만 몰아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타당한 분석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게임 몰입이 정상적인 판단을 해치고 또, 범죄로까지도 이어지는 사례는 이미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이에 맞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여느 날처럼 김 할머니는 식당 문을 닫고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인기척에 잠이 깬 건 새벽 무렵.
식당 문을 부수고 침입한 괴한은 인기척에 놀래 깬 김 할머니를 마구 폭행한 뒤 가방에서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37살 최모 씨.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 아르바이트로 배달 일을 하다가 배달하는 직원들하고 술 한 잔 먹고, PC방 갔다가 술 한 잔 더 먹고 (식당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당시 최 씨는 게임을 할 돈이 필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이 시인을 했어요. 게임을 어느 정도 하냐고 물어보니까, 거의 게임중독 수준입니다. 그러더라고... (돈 훔친 것도 게임을 하기 위해 그런 것인가요?) 아이템 사기 위해서..."
결국,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최 씨.
최 씨는 범행 며칠 전부터 밤새 게임과 일을 하느라 사리 분별력이 흐려졌다며, 당시 상황을 몰두했던 게임 속의 가상현실 공간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김대현(공보판사/서울중앙지법) : “피고인이 온라인 게임의 가상 상황과 혼돈하여 게임 아바타로 갈아입기 위해 옷을 벗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일반인의 어떤 정상적인 판단 수준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으로 판단력이 흐려 있는 상태다.”
현재 공식적으로 집계되고 있는 인터넷 중독 위험자의 상당수는 게임 중독으로 분류되는데요.
지난해 인터넷 중독 위험군이 230만 명 이 가운데 성인의 수가 144만 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게임 중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사회적 폐단을 경고합니다.
<인터뷰> 최정석(교수/서울대 보라매병원 중독센터) : “게임 중독으로 병적인 현상이 생기게 되면 같이 나타나는 여러 공존 증상들이 있어요. 그중에 우울증이나 불안증, 또는 감정 조절이 잘 안 된다든지 충동조절이 잘 안 된다든지 그런 모습이 공격적인 행동이나 범죄 행동으로 연결될 수는 있죠.”
또, 게임 중독의 원인이 스트레스나 사회 부적응 등 다양하고 복잡한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사회 구조와 연계한 체계적인 연구와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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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게임 중독 아버지, 아들 살해
-
- 입력 2014-04-17 08:37:07
- 수정2014-04-17 10:24:41
<앵커 멘트>
얼마 전 경북 구미에서 친아버지가 두 살 된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있었죠.
당초 아이를 방치해서 숨졌다는 내용과 달리 아버지가 아이를 직접 살해했다는 경찰 조사 내용도 전해졌는데요.
이 사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아버지가 아들의 시신을 방치하고 태연하게 또 게임을 하러 나갔다고 알려졌죠?
<기자 멘트>
네, 왜 이런 일을 벌였냐고 경찰이 물어봤더니 게임을 하러 가야 하는데, 아들이 잠을 자지 않아서 그랬다.
이렇게 진술했다고 합니다.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데요.
경찰조사 결과 피의자는 사흘이나 닷새씩 PC방에서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가정보다 게임에 몰입해 있었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이런 끔찍한 비극이 시작된 건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 앞.
쓰레기장입니다.
지난 11일,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봉투에서 한 남자 아기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숨진 아기는 22살 정 모 씨의 2살 난 아들이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피해자의 시신은 그대로 담요에 싸인 상태로 종량제 봉투 안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신이 오래 돼서 부패가 되면 냄새가 많이 나고...“
도대체 누가, 두 살배기 아이에게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 아버지 정 씨는 지난 11일 새벽.
동대구역에서 아들과 함께 노숙을 하는데 아기가 없어졌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들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대구가 아닌 정 씨가 살던 경북 구미의 집에서 불과 10분 가량 떨어진 곳.
이어 발표된 경찰의 수사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게임을 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주거지에 혼자 두어, 친부모로서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 하고...“
지난 11일.
CCTV에 찍힌 정 씨의 모습입니다.
큰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정 씨.
거울 앞에서 요리조리 자신을 비춰보며 태연한 표정입니다.
당시 정 씨의 손에 든 비닐가방 속에는 두 살배기 아들의 시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1년 가까이 살았다는 정 씨.
이웃들은 정 씨가 아기 아빠인 줄도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주민(음성변조) :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한 번도 못 봤어요. 저 집에 사람 못 봤어요. 진짜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애가 불쌍하다.“
대체, 이들 부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갓 스무 살에 부모가 된 정 씨.
마땅한 직업 없이 게임이 빠져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난 2월 말.
정 씨는 아내와 별거를 하면서 아기를 홀로 맡게 됐는데요.
전기나 가스요금이 몇 달 씩 밀려 끊길 정도로 생활은 곤궁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아파트 관계자(음성변조) : “한 돈 백만 원 밀렸다니까요. 전기도 끊겼고, 가스도 끊겼어요. 돈을 내지 않아서...“
하지만, 정 씨는 이런 상황에서 PC 게임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PC방 주인(음성변조) : “(게임을 오래 했단 말이죠?) 네네. 한 10시간요.“
아기보다는 게임에 몰두한 시간이 더 많았다는 정 씨.
처음 경찰에서 정 씨는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보니 집에 혼자 있던 아들이 굶어서 숨진 것 같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거짓이었습니다.
국과수의 부검결과 아기의 위에서 음식물이 확인된 건데요.
경찰의 추궁에 결국, 정 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게임을 하러 가야 되는데 피해자가 잠을 자지 않아서 명치 부분을 손으로 3회 치고, 입과 코를 막아 숨을 못 쉬게 됐다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게임을 하러 가기 위해 아들을 살해했다는 정 씨.
정 씨는 숨진 아들의 시신을 담요에 싼 뒤 20일 넘게 베란다에 뒀다.
지난 11일, 쓰레기 봉투에 넣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일정한 수입원 없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해 살던 정 씨가 육아와 생활고 등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아기에게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3일 또는 5일간 PC방에서 나오지 않고 PC만 할 정도로 게임에 중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자 멘트>
이번 사건의 원인을 게임 중독으로만 몰아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타당한 분석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게임 몰입이 정상적인 판단을 해치고 또, 범죄로까지도 이어지는 사례는 이미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이에 맞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여느 날처럼 김 할머니는 식당 문을 닫고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인기척에 잠이 깬 건 새벽 무렵.
식당 문을 부수고 침입한 괴한은 인기척에 놀래 깬 김 할머니를 마구 폭행한 뒤 가방에서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37살 최모 씨.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 아르바이트로 배달 일을 하다가 배달하는 직원들하고 술 한 잔 먹고, PC방 갔다가 술 한 잔 더 먹고 (식당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당시 최 씨는 게임을 할 돈이 필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이 시인을 했어요. 게임을 어느 정도 하냐고 물어보니까, 거의 게임중독 수준입니다. 그러더라고... (돈 훔친 것도 게임을 하기 위해 그런 것인가요?) 아이템 사기 위해서..."
결국,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최 씨.
최 씨는 범행 며칠 전부터 밤새 게임과 일을 하느라 사리 분별력이 흐려졌다며, 당시 상황을 몰두했던 게임 속의 가상현실 공간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김대현(공보판사/서울중앙지법) : “피고인이 온라인 게임의 가상 상황과 혼돈하여 게임 아바타로 갈아입기 위해 옷을 벗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일반인의 어떤 정상적인 판단 수준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으로 판단력이 흐려 있는 상태다.”
현재 공식적으로 집계되고 있는 인터넷 중독 위험자의 상당수는 게임 중독으로 분류되는데요.
지난해 인터넷 중독 위험군이 230만 명 이 가운데 성인의 수가 144만 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게임 중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사회적 폐단을 경고합니다.
<인터뷰> 최정석(교수/서울대 보라매병원 중독센터) : “게임 중독으로 병적인 현상이 생기게 되면 같이 나타나는 여러 공존 증상들이 있어요. 그중에 우울증이나 불안증, 또는 감정 조절이 잘 안 된다든지 충동조절이 잘 안 된다든지 그런 모습이 공격적인 행동이나 범죄 행동으로 연결될 수는 있죠.”
또, 게임 중독의 원인이 스트레스나 사회 부적응 등 다양하고 복잡한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사회 구조와 연계한 체계적인 연구와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얼마 전 경북 구미에서 친아버지가 두 살 된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있었죠.
당초 아이를 방치해서 숨졌다는 내용과 달리 아버지가 아이를 직접 살해했다는 경찰 조사 내용도 전해졌는데요.
이 사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아버지가 아들의 시신을 방치하고 태연하게 또 게임을 하러 나갔다고 알려졌죠?
<기자 멘트>
네, 왜 이런 일을 벌였냐고 경찰이 물어봤더니 게임을 하러 가야 하는데, 아들이 잠을 자지 않아서 그랬다.
이렇게 진술했다고 합니다.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데요.
경찰조사 결과 피의자는 사흘이나 닷새씩 PC방에서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가정보다 게임에 몰입해 있었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이런 끔찍한 비극이 시작된 건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 앞.
쓰레기장입니다.
지난 11일,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봉투에서 한 남자 아기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숨진 아기는 22살 정 모 씨의 2살 난 아들이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피해자의 시신은 그대로 담요에 싸인 상태로 종량제 봉투 안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신이 오래 돼서 부패가 되면 냄새가 많이 나고...“
도대체 누가, 두 살배기 아이에게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 아버지 정 씨는 지난 11일 새벽.
동대구역에서 아들과 함께 노숙을 하는데 아기가 없어졌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들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대구가 아닌 정 씨가 살던 경북 구미의 집에서 불과 10분 가량 떨어진 곳.
이어 발표된 경찰의 수사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게임을 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주거지에 혼자 두어, 친부모로서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 하고...“
지난 11일.
CCTV에 찍힌 정 씨의 모습입니다.
큰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정 씨.
거울 앞에서 요리조리 자신을 비춰보며 태연한 표정입니다.
당시 정 씨의 손에 든 비닐가방 속에는 두 살배기 아들의 시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1년 가까이 살았다는 정 씨.
이웃들은 정 씨가 아기 아빠인 줄도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주민(음성변조) :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한 번도 못 봤어요. 저 집에 사람 못 봤어요. 진짜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애가 불쌍하다.“
대체, 이들 부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갓 스무 살에 부모가 된 정 씨.
마땅한 직업 없이 게임이 빠져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난 2월 말.
정 씨는 아내와 별거를 하면서 아기를 홀로 맡게 됐는데요.
전기나 가스요금이 몇 달 씩 밀려 끊길 정도로 생활은 곤궁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아파트 관계자(음성변조) : “한 돈 백만 원 밀렸다니까요. 전기도 끊겼고, 가스도 끊겼어요. 돈을 내지 않아서...“
하지만, 정 씨는 이런 상황에서 PC 게임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PC방 주인(음성변조) : “(게임을 오래 했단 말이죠?) 네네. 한 10시간요.“
아기보다는 게임에 몰두한 시간이 더 많았다는 정 씨.
처음 경찰에서 정 씨는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보니 집에 혼자 있던 아들이 굶어서 숨진 것 같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거짓이었습니다.
국과수의 부검결과 아기의 위에서 음식물이 확인된 건데요.
경찰의 추궁에 결국, 정 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게임을 하러 가야 되는데 피해자가 잠을 자지 않아서 명치 부분을 손으로 3회 치고, 입과 코를 막아 숨을 못 쉬게 됐다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게임을 하러 가기 위해 아들을 살해했다는 정 씨.
정 씨는 숨진 아들의 시신을 담요에 싼 뒤 20일 넘게 베란다에 뒀다.
지난 11일, 쓰레기 봉투에 넣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일정한 수입원 없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해 살던 정 씨가 육아와 생활고 등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아기에게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창현(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3일 또는 5일간 PC방에서 나오지 않고 PC만 할 정도로 게임에 중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자 멘트>
이번 사건의 원인을 게임 중독으로만 몰아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타당한 분석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게임 몰입이 정상적인 판단을 해치고 또, 범죄로까지도 이어지는 사례는 이미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이에 맞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여느 날처럼 김 할머니는 식당 문을 닫고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인기척에 잠이 깬 건 새벽 무렵.
식당 문을 부수고 침입한 괴한은 인기척에 놀래 깬 김 할머니를 마구 폭행한 뒤 가방에서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37살 최모 씨.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 아르바이트로 배달 일을 하다가 배달하는 직원들하고 술 한 잔 먹고, PC방 갔다가 술 한 잔 더 먹고 (식당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당시 최 씨는 게임을 할 돈이 필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이 시인을 했어요. 게임을 어느 정도 하냐고 물어보니까, 거의 게임중독 수준입니다. 그러더라고... (돈 훔친 것도 게임을 하기 위해 그런 것인가요?) 아이템 사기 위해서..."
결국,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최 씨.
최 씨는 범행 며칠 전부터 밤새 게임과 일을 하느라 사리 분별력이 흐려졌다며, 당시 상황을 몰두했던 게임 속의 가상현실 공간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김대현(공보판사/서울중앙지법) : “피고인이 온라인 게임의 가상 상황과 혼돈하여 게임 아바타로 갈아입기 위해 옷을 벗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일반인의 어떤 정상적인 판단 수준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으로 판단력이 흐려 있는 상태다.”
현재 공식적으로 집계되고 있는 인터넷 중독 위험자의 상당수는 게임 중독으로 분류되는데요.
지난해 인터넷 중독 위험군이 230만 명 이 가운데 성인의 수가 144만 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게임 중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사회적 폐단을 경고합니다.
<인터뷰> 최정석(교수/서울대 보라매병원 중독센터) : “게임 중독으로 병적인 현상이 생기게 되면 같이 나타나는 여러 공존 증상들이 있어요. 그중에 우울증이나 불안증, 또는 감정 조절이 잘 안 된다든지 충동조절이 잘 안 된다든지 그런 모습이 공격적인 행동이나 범죄 행동으로 연결될 수는 있죠.”
또, 게임 중독의 원인이 스트레스나 사회 부적응 등 다양하고 복잡한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사회 구조와 연계한 체계적인 연구와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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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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