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검사, 선주가 선택한 대행 업체가”

입력 2014.04.23 (00:38) 수정 2014.04.2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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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후 선박인 세월호가 단 한 개의 지적 사항도 없이 어떻게 최고 수준의 등급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동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박 검사를 위한 필수 설비인 도크 3기를 갖춘 전남 여수의 한 수리 조선소.

지난 2월 세월호가 정기 검사를 받은 곳입니다.

프로펠러와 방향을 전환하는 조타기관 등 물 위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는 배를 도크에 올린 뒤 실시됩니다.

세월호는 지난 2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 동안 제 뒤로 보이는 플로팅 도크에서 검사와 함께 페인트 작업을 마친 뒤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사를 담당한 기관은 한국선급.

그러나 실제 검사는 각종 장비의 분야별로 한국선급에 등록된 민간 대행업체가 실시했습니다.

<녹취> 한국선급 관계자 : "작동 테스트를 해서 문제가 없으면 검사통과를 했다고 우리가 표시를 합니다. (수치나 그런 게 나오는 건 아니네요?) 그렇고요."

그러나 문제는 이 민간 대행업체를 한국선급이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선주가 직접 고른다는 점입니다.

<녹취> 조선소 관계자 : "선주가 자기네들이 다 거래하는 거래처가 있어요. 전기면 전기, 엔진이면 엔진 다 있단 말입니다. 그 사람들이 (검사하러) 다 들어와요."

2백개 넘는 검사 항목에서 모두 '만족' 판정을 받은 바로 다음날, 세월호는 해경의 특별 점검에서 침몰 때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선실 침수 방지 시설 등 5곳이나 불량 지적을 받았습니다.

한국선급의 묵인 아래 선주사 입맛대로 정기 검사가 실시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우동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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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제 검사, 선주가 선택한 대행 업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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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04-23 02: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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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선박인 세월호가 단 한 개의 지적 사항도 없이 어떻게 최고 수준의 등급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동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박 검사를 위한 필수 설비인 도크 3기를 갖춘 전남 여수의 한 수리 조선소.

지난 2월 세월호가 정기 검사를 받은 곳입니다.

프로펠러와 방향을 전환하는 조타기관 등 물 위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는 배를 도크에 올린 뒤 실시됩니다.

세월호는 지난 2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 동안 제 뒤로 보이는 플로팅 도크에서 검사와 함께 페인트 작업을 마친 뒤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사를 담당한 기관은 한국선급.

그러나 실제 검사는 각종 장비의 분야별로 한국선급에 등록된 민간 대행업체가 실시했습니다.

<녹취> 한국선급 관계자 : "작동 테스트를 해서 문제가 없으면 검사통과를 했다고 우리가 표시를 합니다. (수치나 그런 게 나오는 건 아니네요?) 그렇고요."

그러나 문제는 이 민간 대행업체를 한국선급이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선주가 직접 고른다는 점입니다.

<녹취> 조선소 관계자 : "선주가 자기네들이 다 거래하는 거래처가 있어요. 전기면 전기, 엔진이면 엔진 다 있단 말입니다. 그 사람들이 (검사하러) 다 들어와요."

2백개 넘는 검사 항목에서 모두 '만족' 판정을 받은 바로 다음날, 세월호는 해경의 특별 점검에서 침몰 때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선실 침수 방지 시설 등 5곳이나 불량 지적을 받았습니다.

한국선급의 묵인 아래 선주사 입맛대로 정기 검사가 실시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우동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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