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한껏 몸 낮춘 경남 단체장 후보들

입력 2014.04.23 (10:59) 수정 2014.04.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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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 국민이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 6·4 지방선거의 경선 일정 및 선거운동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경남지역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의 행보는 어떨까?

대부분 선거사무소나 자택에 머물며 외부 선거운동을 안 하고 있다.

평소 아는 사람에게 전화해 인사하는 정도다.

일부에서는 애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조심스레 얼굴 알리기에 애쓰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근에 '경선일정·선거운동 무기한 연기지침' 협조 공문을 후보자들에게 보냈다.

새누리당은 사무총장 명의로 된 공문에서 여론조사·합동연설회, 후보자 이름이 들어간 문자 메시지 발송, 선거사무소 개소, 선거운동 단체복인 빨간 점퍼 착용, 애도 분위기에 어긋나는 음주·오락 등 7가지 금지사항을 열거하며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반드시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선거운동 자제를 당부하는 내용의 공문을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여야 후보들은 한껏 몸을 낮추며 언행을 조심하고 있다.

새누리당 안상수 창원시장 예비후보는 "선거사무소에 잘 나가지 않고 주로 마산 집에 머물고 있다"면서 "공식 일정을 전혀 잡고 있지 않다"고 24일 밝혔다.

안 후보는 내부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공약을 재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의 배한성 예비후보는 선거사무소에 나가긴 하지만 사무소를 찾아오는 손님을 만나는 것 외에 다른 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선거운동을 중단하라는 당의 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허성무 창원시장 예비후보는 "지금 선거운동을 전혀 안 하고 있으며, 당의 재개 방침이 내려오면 배로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지난 18일부터 창원시내 정우상가 앞에서 열리는 시민단체 주최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고 있지만 후보임을 알리는 어깨띠 착용과 발언 등은 하지 않고 있다.

김해시장 선거전에 나선 여야 예비후보들도 외부 선거운동은 삼가고 있다.

당내 경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김정권, 이만기, 허성곤, 정용상, 임용택 예비후보는 "모든 국민이 가슴 아파하는 이런 상황에서 선거운동한답시고 밖으로 나다니면 되겠느냐"며 명함 배부 등 바깥 선거운동을 않고 있다.

김 후보는 선거사무소에서 가끔 회의를 열고 있으며, 이 후보는 아예 일상생활로 돌아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허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다가 걸리면 당에서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고 해서 납작 엎드려 조심하고 있다"며 선거사무소에서 합동연설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 후보는 선거사무소에 잠깐 나왔다가 개인 일을 보고 있으며, 임 후보는 대부분 집에서 보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해시장 예비후보들도 얼굴 알리기 등을 중단했다.

다음 달에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인 김맹곤 현 김해시장은 "공무원들에게 각종 행사를 못 하도록 했다. 나도 행사장에 안 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똑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 일정을 늦췄다고 해서 누구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다만 당의 이해관계나 유불리를 따져 일정을 늦춰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송윤한 김해시장 예비후보는 지인들을 만나 김해 발전에 관한 얘기를 듣고 있지만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은 안 하고 있다.

송 후보는 선거운동을 못하는 틈을 타 김해지역의 농산물 유통정책을 개발하려고 지난 2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방문, 선진 유통 시스템을 견학하기도 했다.

이준규, 이봉수 예비후보도 평소 아는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하는 정도다.

새누리당 진주시장 경선에 나선 이창희 현 시장도 대체로 집에 머물고 있다.

지난 11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 시장은 만약 선거 일정이 미뤄지면 예비후보를 사퇴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해야 할지 고민하며 상황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다른 진주시장 예비후보들도 단순히 선거사무소 주변에 머물거나 지인들만 만나 지역 발전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예비후보들은 신중 모드의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 조문관 예비후보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거나 당의 빨간 점퍼 착용 금지 방침에 따라 양복을 입고서 각종 행사장에 가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있다.

같은 당 김종대 예비후보도 검은 리본을 단 양복을 입고 행사장 입구에 서서 "시국이 이래서 죄송하지만 처음 출마해 이름 알리기가 어려워 이렇게 인사를 올린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을 못하게 하려면 선거 일정도 연기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인지도가 높은 현역 시장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현 시장인 나동연 예비후보는 일주일째 선거사무소에 나와 사무소를 찾는 사람들을 만나 민생 얘기를 나누고 있다.

홍순경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당으로부터 공문을 받고 나서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일권 양산시장 후보는 행사장 입구에서 검은 리본을 단 검은 양복을 입은 채 숙연한 자세로 오가는 사람들을 향해 조용히 고개만 숙이고 있다. 후보자란 말은 일절 하지 않으며 때론 묵념하는 모습으로 한동안 행사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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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23 10:59:18
    • 수정2014-04-23 15:35:11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 국민이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 6·4 지방선거의 경선 일정 및 선거운동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경남지역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의 행보는 어떨까?

대부분 선거사무소나 자택에 머물며 외부 선거운동을 안 하고 있다.

평소 아는 사람에게 전화해 인사하는 정도다.

일부에서는 애도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조심스레 얼굴 알리기에 애쓰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근에 '경선일정·선거운동 무기한 연기지침' 협조 공문을 후보자들에게 보냈다.

새누리당은 사무총장 명의로 된 공문에서 여론조사·합동연설회, 후보자 이름이 들어간 문자 메시지 발송, 선거사무소 개소, 선거운동 단체복인 빨간 점퍼 착용, 애도 분위기에 어긋나는 음주·오락 등 7가지 금지사항을 열거하며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반드시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선거운동 자제를 당부하는 내용의 공문을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여야 후보들은 한껏 몸을 낮추며 언행을 조심하고 있다.

새누리당 안상수 창원시장 예비후보는 "선거사무소에 잘 나가지 않고 주로 마산 집에 머물고 있다"면서 "공식 일정을 전혀 잡고 있지 않다"고 24일 밝혔다.

안 후보는 내부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공약을 재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의 배한성 예비후보는 선거사무소에 나가긴 하지만 사무소를 찾아오는 손님을 만나는 것 외에 다른 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선거운동을 중단하라는 당의 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허성무 창원시장 예비후보는 "지금 선거운동을 전혀 안 하고 있으며, 당의 재개 방침이 내려오면 배로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지난 18일부터 창원시내 정우상가 앞에서 열리는 시민단체 주최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고 있지만 후보임을 알리는 어깨띠 착용과 발언 등은 하지 않고 있다.

김해시장 선거전에 나선 여야 예비후보들도 외부 선거운동은 삼가고 있다.

당내 경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김정권, 이만기, 허성곤, 정용상, 임용택 예비후보는 "모든 국민이 가슴 아파하는 이런 상황에서 선거운동한답시고 밖으로 나다니면 되겠느냐"며 명함 배부 등 바깥 선거운동을 않고 있다.

김 후보는 선거사무소에서 가끔 회의를 열고 있으며, 이 후보는 아예 일상생활로 돌아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허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다가 걸리면 당에서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고 해서 납작 엎드려 조심하고 있다"며 선거사무소에서 합동연설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 후보는 선거사무소에 잠깐 나왔다가 개인 일을 보고 있으며, 임 후보는 대부분 집에서 보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해시장 예비후보들도 얼굴 알리기 등을 중단했다.

다음 달에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인 김맹곤 현 김해시장은 "공무원들에게 각종 행사를 못 하도록 했다. 나도 행사장에 안 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똑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 일정을 늦췄다고 해서 누구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다만 당의 이해관계나 유불리를 따져 일정을 늦춰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송윤한 김해시장 예비후보는 지인들을 만나 김해 발전에 관한 얘기를 듣고 있지만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은 안 하고 있다.

송 후보는 선거운동을 못하는 틈을 타 김해지역의 농산물 유통정책을 개발하려고 지난 2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방문, 선진 유통 시스템을 견학하기도 했다.

이준규, 이봉수 예비후보도 평소 아는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하는 정도다.

새누리당 진주시장 경선에 나선 이창희 현 시장도 대체로 집에 머물고 있다.

지난 11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 시장은 만약 선거 일정이 미뤄지면 예비후보를 사퇴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해야 할지 고민하며 상황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다른 진주시장 예비후보들도 단순히 선거사무소 주변에 머물거나 지인들만 만나 지역 발전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예비후보들은 신중 모드의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 조문관 예비후보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거나 당의 빨간 점퍼 착용 금지 방침에 따라 양복을 입고서 각종 행사장에 가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있다.

같은 당 김종대 예비후보도 검은 리본을 단 양복을 입고 행사장 입구에 서서 "시국이 이래서 죄송하지만 처음 출마해 이름 알리기가 어려워 이렇게 인사를 올린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을 못하게 하려면 선거 일정도 연기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인지도가 높은 현역 시장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현 시장인 나동연 예비후보는 일주일째 선거사무소에 나와 사무소를 찾는 사람들을 만나 민생 얘기를 나누고 있다.

홍순경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당으로부터 공문을 받고 나서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일권 양산시장 후보는 행사장 입구에서 검은 리본을 단 검은 양복을 입은 채 숙연한 자세로 오가는 사람들을 향해 조용히 고개만 숙이고 있다. 후보자란 말은 일절 하지 않으며 때론 묵념하는 모습으로 한동안 행사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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