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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세월호 ‘침몰’
유병언 거점 ‘구원파·염곡동’…검찰 전방위 수사
입력 2014.04.23 (13:10) 수정 2014.04.23 (18:59) 연합뉴스
검찰이 세월호의 실제 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전방위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검찰은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은 물론 유 전 회장이 핵심 인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도 종교단체로는 이례적으로 수사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경영비리 뿌리가 된 이 단체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수십년 동안 기업인이자 목회자로 활동한 유 전 회장이 경영과 종교활동을 교묘히 결합시키면서 각종 비리가 싹텄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병언 일가 '거점' 전면 수색 =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3일 오전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구원파 관련 종교단체에도 수사관들을 보냈다.

구원파는 1960년대 유 전 회장의 장인인 고 권신찬씨가 설립했으나 이후 종파가 셋으로 분열됐다. 이 가운데 유 전 회장을 따르는 조직인 기독교복음침례회는 2만여명의 신도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 일가가 이끄는 계열사 고위 임원 대부분은 물론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 상당수도 구원파 신도로 전해졌다.

검찰이 구원파 관련 종교시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이유는 구원파가 단순히 계열사 임직원 다수를 신도로 두는 차원을 넘어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은 횡령·배임·탈세·분식회계·재산은닉 등 오너를 겨냥한 기업 대상 특별수사에 등장하는 사실상 모든 혐의를 샅샅이 들여다볼 태세다. 상당 부분 현금으로 오가고 세금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종교단체 자금이 이런 비리의 온상이 됐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검찰은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도 집중 수색했다. 유 전 회장 일가와 그룹 고위 임원들은 염곡동 일대 고급 주택단지에 이른바 '세모타운'을 형성해 집단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경영과 종교를 사실상 분리하지 않은 채 둘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중요시하고 밀행을 즐기는 유 전 회장의 특성상 염곡동 저택에 수사의 단서가 상당히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모그룹' 재건·일가 재산증식 집중 추적 = 검찰은 세모그룹이 1990년대 후반 부도 이후 재건되는 과정과 수천억대에 이르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형성을 집중 추적해 불법행위를 캐낼 방침이다.

세모유람선으로 널리 알려졌던 세모그룹은 1997년 8월 재무사정 악화로 부도처리됐다.

부도 직전 분사된 세모해운을 인수한 회사가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다. 이 회사는 1999년 2월 개인주주들 자본금 34억원으로 설립됐다.

현재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는 2005년 7월 세모그룹 모회사인 ㈜세모의 조선사업부 인수로 설립됐다. 2007년 유 전 회장의 두 아들 대균(44)·혁기(42)씨 등 일가가 주축이 돼 설립한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천해지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그룹이 사실상 재건됐다.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중심으로 확인된 곳만 10여 개인 계열사를 거느리게 되는 과정에서 자금 출처는 어디인지, 편법증여나 탈세가 이뤄졌는지가 우선 수사대상이다.

검찰은 일가의 재산증식도 면밀히 들여다볼 전망이다. 유 전 회장은 현재 국내에 재산을 보유하지 않는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두 아들을 비롯한 일가의 국내 재산은 2천400억원대다.

일가는 염곡동 일대에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 명의로 된 2층자리 단독주택을 포함해 최소 4채의 주택과 인근 임야 등 수천평의 땅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프랑스 현지 법인 '아해 프레스 프랑스'를 비롯한 13곳의 해외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재산 국외유출이나 은닉 혐의가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세모그룹 해외법인의 자산가치는 1천억원대로 추정된다.

◇'기인' 유병언 전 회장은 = 유 전 회장은 1987년 경기도 용인의 한 공장 건물 천장에서 구원파 신도 32명이 집단 변사체로 발견된 이른바 '오대양 사건'의 배후로 검찰 수사선상에 한차례 올랐다.

구원파의 실제 교주가 유 전 회장이고 집단변사 사건의 배후에도 그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1991년 오대양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이런 의혹도 살폈으나 집단변사와 유 전 회장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히지는 못했다.

검찰은 대신 교리를 미끼로 신도들에게 11억원대의 사채 사기를 친 혐의로 그를 구속했다. 유 전 회장을 정점으로 한 구원파와 세모그룹 사이의 관계는 이때 드러난 셈이다.

종교인이자 기업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오대양 사건 관련 수사와 세모그룹이 운영하던 한강 여객선 침몰 사고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두 아들을 통해 그룹을 재건하고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아해'라는 가명을 써 '억만장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등 기행을 계속했다.
  • 유병언 거점 ‘구원파·염곡동’…검찰 전방위 수사
    • 입력 2014-04-23 13:10:53
    • 수정2014-04-23 18:59:25
    연합뉴스
검찰이 세월호의 실제 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전방위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검찰은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은 물론 유 전 회장이 핵심 인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도 종교단체로는 이례적으로 수사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경영비리 뿌리가 된 이 단체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수십년 동안 기업인이자 목회자로 활동한 유 전 회장이 경영과 종교활동을 교묘히 결합시키면서 각종 비리가 싹텄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병언 일가 '거점' 전면 수색 =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3일 오전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구원파 관련 종교단체에도 수사관들을 보냈다.

구원파는 1960년대 유 전 회장의 장인인 고 권신찬씨가 설립했으나 이후 종파가 셋으로 분열됐다. 이 가운데 유 전 회장을 따르는 조직인 기독교복음침례회는 2만여명의 신도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 일가가 이끄는 계열사 고위 임원 대부분은 물론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 상당수도 구원파 신도로 전해졌다.

검찰이 구원파 관련 종교시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이유는 구원파가 단순히 계열사 임직원 다수를 신도로 두는 차원을 넘어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은 횡령·배임·탈세·분식회계·재산은닉 등 오너를 겨냥한 기업 대상 특별수사에 등장하는 사실상 모든 혐의를 샅샅이 들여다볼 태세다. 상당 부분 현금으로 오가고 세금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종교단체 자금이 이런 비리의 온상이 됐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검찰은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도 집중 수색했다. 유 전 회장 일가와 그룹 고위 임원들은 염곡동 일대 고급 주택단지에 이른바 '세모타운'을 형성해 집단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경영과 종교를 사실상 분리하지 않은 채 둘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중요시하고 밀행을 즐기는 유 전 회장의 특성상 염곡동 저택에 수사의 단서가 상당히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모그룹' 재건·일가 재산증식 집중 추적 = 검찰은 세모그룹이 1990년대 후반 부도 이후 재건되는 과정과 수천억대에 이르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형성을 집중 추적해 불법행위를 캐낼 방침이다.

세모유람선으로 널리 알려졌던 세모그룹은 1997년 8월 재무사정 악화로 부도처리됐다.

부도 직전 분사된 세모해운을 인수한 회사가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다. 이 회사는 1999년 2월 개인주주들 자본금 34억원으로 설립됐다.

현재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는 2005년 7월 세모그룹 모회사인 ㈜세모의 조선사업부 인수로 설립됐다. 2007년 유 전 회장의 두 아들 대균(44)·혁기(42)씨 등 일가가 주축이 돼 설립한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천해지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그룹이 사실상 재건됐다.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중심으로 확인된 곳만 10여 개인 계열사를 거느리게 되는 과정에서 자금 출처는 어디인지, 편법증여나 탈세가 이뤄졌는지가 우선 수사대상이다.

검찰은 일가의 재산증식도 면밀히 들여다볼 전망이다. 유 전 회장은 현재 국내에 재산을 보유하지 않는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두 아들을 비롯한 일가의 국내 재산은 2천400억원대다.

일가는 염곡동 일대에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 명의로 된 2층자리 단독주택을 포함해 최소 4채의 주택과 인근 임야 등 수천평의 땅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프랑스 현지 법인 '아해 프레스 프랑스'를 비롯한 13곳의 해외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재산 국외유출이나 은닉 혐의가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세모그룹 해외법인의 자산가치는 1천억원대로 추정된다.

◇'기인' 유병언 전 회장은 = 유 전 회장은 1987년 경기도 용인의 한 공장 건물 천장에서 구원파 신도 32명이 집단 변사체로 발견된 이른바 '오대양 사건'의 배후로 검찰 수사선상에 한차례 올랐다.

구원파의 실제 교주가 유 전 회장이고 집단변사 사건의 배후에도 그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1991년 오대양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이런 의혹도 살폈으나 집단변사와 유 전 회장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히지는 못했다.

검찰은 대신 교리를 미끼로 신도들에게 11억원대의 사채 사기를 친 혐의로 그를 구속했다. 유 전 회장을 정점으로 한 구원파와 세모그룹 사이의 관계는 이때 드러난 셈이다.

종교인이자 기업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오대양 사건 관련 수사와 세모그룹이 운영하던 한강 여객선 침몰 사고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두 아들을 통해 그룹을 재건하고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아해'라는 가명을 써 '억만장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등 기행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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