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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취재] 이색 자원봉사자들 “아픔 나누러 왔어요”
입력 2014.04.23 (17:29) 진도취재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대부분 모인 진도실내체육관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확한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체육관 주변에만 약 천오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모두가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자신의 것처럼 생각하고 한달음에 달려왔을 터이다.
다양한 이력을 가진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수소문을 통해 눈에 띄는 두 사람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사진 1> 구대영 자원봉사자

▲"공연 연습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올해로 무대에 선지 6년째인 36살의 연극배우 구대영 씨. 대학로 부근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그간 출연작만 연극 '애자'와 퓨전음악극 '자수궁'부터 KBS 드라마스페셜 단역까지 10편 가까이 된다.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도 곧 무대에 올릴 연극 연습에 한창이었지만, 진척없는 수색작업을 보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말한다.
"서울에서 연습하고 사람들 만나봐야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언론을 통해 보는 참상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어요."


<사진 2> 환경정화 작업을 하고 있는 구대영 씨

구 씨는 결국 어젯밤(22일) 홀로 버스를 타고 진도에 내려왔다. 만류하는 의견도 많았다. 정신적 후유증을 겪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걱정이었다.
"여기 와서 봉사하니 마음이 편해요. 안 왔다면 더 심란했을 것 같아요." 기자와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연극계 선배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여러통 울렸다. "선배! 저 진도에 내려와있어요…올라가서 뵈어요."
"어린 학생들이 꿈도 못 이루고 사라져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구 씨, "더 청결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드리는 게 실종자 가족을 돕는 길"이라며 발길을 돌렸다.


<사진 3> 재활용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최정아 씨

▲사직서 내고 자원봉사 동참
경북 울진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2년째 근무하던 26살의 최정아(가명) 씨. 세월호 참사 뉴스를 보면서 생존자는 없고 사망자만 늘어가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꼈다.
"내가 도움이 될 일은 없을까?" 고민하던 최 씨는 어린이집에 며칠 휴가를 내겠다고 신청했지만, 가뜩이나 일손이 모자란 어린이집은 난색을 표했다. 최 씨는 급기야 사직서까지 던지고 진도로 내려오기에 이른다. "몇 달 전부터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번 일이 겹쳐서 겸사겸사 사표를 냈어요."
20대 청년다운 당당함이 묻어난다. 최 씨는 전 직장 등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실명과 얼굴 공개는 끝내 거부했다.
최 씨도 어제 오후 홀로 버스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다. 최소 사나흘은 머물며 환경정화 등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
"저도 예전에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기억이 나 감정이입이 돼요. 동생같은 아이들이 아직도 물속에 잠겨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따름이죠!"
극심한 충격에 빠져있는 실종자 가족들, 남의 일을 내 일로 여기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이들의 곁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진도 취재] 이색 자원봉사자들 “아픔 나누러 왔어요”
    • 입력 2014-04-23 17:29:56
    진도취재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대부분 모인 진도실내체육관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확한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체육관 주변에만 약 천오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모두가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자신의 것처럼 생각하고 한달음에 달려왔을 터이다.
다양한 이력을 가진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수소문을 통해 눈에 띄는 두 사람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사진 1> 구대영 자원봉사자

▲"공연 연습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올해로 무대에 선지 6년째인 36살의 연극배우 구대영 씨. 대학로 부근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그간 출연작만 연극 '애자'와 퓨전음악극 '자수궁'부터 KBS 드라마스페셜 단역까지 10편 가까이 된다.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도 곧 무대에 올릴 연극 연습에 한창이었지만, 진척없는 수색작업을 보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말한다.
"서울에서 연습하고 사람들 만나봐야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언론을 통해 보는 참상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어요."


<사진 2> 환경정화 작업을 하고 있는 구대영 씨

구 씨는 결국 어젯밤(22일) 홀로 버스를 타고 진도에 내려왔다. 만류하는 의견도 많았다. 정신적 후유증을 겪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걱정이었다.
"여기 와서 봉사하니 마음이 편해요. 안 왔다면 더 심란했을 것 같아요." 기자와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연극계 선배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여러통 울렸다. "선배! 저 진도에 내려와있어요…올라가서 뵈어요."
"어린 학생들이 꿈도 못 이루고 사라져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구 씨, "더 청결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드리는 게 실종자 가족을 돕는 길"이라며 발길을 돌렸다.


<사진 3> 재활용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최정아 씨

▲사직서 내고 자원봉사 동참
경북 울진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2년째 근무하던 26살의 최정아(가명) 씨. 세월호 참사 뉴스를 보면서 생존자는 없고 사망자만 늘어가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꼈다.
"내가 도움이 될 일은 없을까?" 고민하던 최 씨는 어린이집에 며칠 휴가를 내겠다고 신청했지만, 가뜩이나 일손이 모자란 어린이집은 난색을 표했다. 최 씨는 급기야 사직서까지 던지고 진도로 내려오기에 이른다. "몇 달 전부터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번 일이 겹쳐서 겸사겸사 사표를 냈어요."
20대 청년다운 당당함이 묻어난다. 최 씨는 전 직장 등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실명과 얼굴 공개는 끝내 거부했다.
최 씨도 어제 오후 홀로 버스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다. 최소 사나흘은 머물며 환경정화 등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
"저도 예전에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기억이 나 감정이입이 돼요. 동생같은 아이들이 아직도 물속에 잠겨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따름이죠!"
극심한 충격에 빠져있는 실종자 가족들, 남의 일을 내 일로 여기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이들의 곁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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