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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24 이슈] 대형 선박사고 상당수가 로로선
입력 2014.04.23 (18:06) 수정 2014.04.23 (19:04) 글로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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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 모두 순식간에 가라앉는 바람에 커다란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선박 사고들입니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사고 뿐 아니라 많은 인명피해를 기록한 해상 사고 상당수가 이른바 '로로선'이었습니다.

로로선이란 승객과 차량을 함께 싣는 선박을 말하는데요, 특히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정창화 기자, 로로선, 좀 생소한데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답변>
네, 로로선은 ROLL ON, ROLL OFF... 이 두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부르는 말인데요, 화물을 트레일러나 자동차를 이용해서 수평으로 싣는 배입니다.

크레인으로 화물을 들어 올려서 적재와 하역을 하는 선박과 달리 차량을 싣고 내리는 대형 짐칸을 갖춘 선박,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로로선은 화물칸이 선체 아래에 있습니다.

그래서 별도의 크레인이 없어도 선박 경사판을 이용해 화물을 선박에 싣거나 내릴 수 있습니다.

육지와 가까운 섬 지역에 차량 등의 화물을 실어나르기 적합하죠.

화물도 실어나르고, 승객도 실어나를 수 있기 때문에 선사들 입장에선 매력적인 선박 형태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 로로선 관련해서 과거에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다구요?

<답변>
네, 먼저 193명의 인명 피해를 냈던 '헤럴드 엔터프라이즈호' 침몰 사고입니다.

로로선 사고 가운데 처음으로 기록된 대형 사고였는데요, 지난 1987년, 벨기에 앞바다에서 일어난 좌초 사고였습니다.

당시 헤럴드 엔터프라이즈 호는 차량 출입구를 닫지 않은 상태로 출항했다가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순식간에 전복됐습니다.

또 1994년, 발트해에서 침몰한 에스토니아호의 경우도 차량용 짐칸 문짝이 풍랑에 파손되면서 침수가 시작돼 무려 8백 52명의 사망자를 냈구요, 지난 2006년 2월, 홍해에서 침몰한 이집트 여객선 '알살람 98호'도 로로선이었습니다.

당시 승객 천4백여 명이 타고 있었는데, 천여 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였습니다.

<녹취> 생존자(지난 2006년) : "2시간 정도 항해했을 때 전기불꽃이 일었고, 선장이 돌아가길 거부했습니다"

또 2009년 9월 침몰해 10명이 숨진 필리핀 슈퍼페리호는 물론, 같은해 11월 일본 미에현 인근 해역에서 전도된 아리아케호 역시 로로선이었습니다.

사고 원인은 다양했지만, 일단 침수가 시작되면 균형을 잃고 쓰러져 급격히 가라앉았습니다.

세계적인 선급협회인 영국의 로이드 선급협회의 자료를 보면, 1989년과 1994년 사이에 4,583명이 해양사고로 숨졌는데요.

이중 1,544명이 로로선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질문>
로로선이 이렇게 침몰사고가 잦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답변>
로로선은 일반 화물선에 비해 선폭이 상대적으로 좁습니다.

속도를 내기 위해서인데요.

따라서 급회전 등으로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 복원력을 잃고 옆으로 쓰러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여기에다 화물과 차량을 싣기 위해 선박의 경사판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구조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경사판 사이의 틈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기 쉬워서 한 번 침수가 시작되면 빠르게 침몰하는데요.

그만큼 승객이 대피할 시간이 부족한 겁니다.

<녹취> 칼 로스(포츠머쓰대 교수) : "로로선 같은 배들의 문제점은 침몰 시 배가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는 겁니다. 이것은 배가 몇 분 안에 가라앉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여기에 로로선들의 선령이 오래됐다는 점도 큰 문젭니다.

2010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등록된 로로선의 선령을 건조년도로 나눠본 그래프인데요, 아랫쪽이 건조년도고, 윗쪽이 로로선 선박 척수를 나타낸 겁니다.

보시면 지난 1976년부터 80년까지 5년 동안 건조된 로로선이 250척으로, 이 구간에 가장 많이 몰려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로로선이 속한 건조년도도 1981~1985년인데요, 노후화가 상당히 심각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
세월호의 경우에도 사고 직전 급회전하다가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침몰했죠?

<답변>
네, 선박은 순간적으로 무게 중심을 잃어도 바로 중심을 잡고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특성이 있는데요, 이걸 복원력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월호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녹취> 정창현(목포해양대 교수) : "외방경사(기울음) 현상으로 선박에 있던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복원력을 잃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배의 복원력은 무게중심 위치와 깊은 관계가 있는데요.

무게중심은 낮으면 낮을수록, 복원력이 좋습니다.

하지만 '세월호'는 일본에서 배를 들여온 뒤 위쪽의 객실을 늘렸죠.

이 증설 공사로 3,4,5층 뒤쪽 객실에 승객 117명을 더 태울 수 있었는데요.

위쪽이 무거워지면서 무게 중심이 51센티미터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6천 5백 톤이던 배의 무게도 300톤 가까이 더 늘어났는데요.

사고 직후 전문가들은 이렇게 배 위로 무게를 늘리는 수직 증축이 배의 무게 중심을 높였고, 복원력이 떨어진 배로 급회전을 하다 더 쉽게 전복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녹취> 박치모(울산대 교수) : "조건을 벗어나서 선박을 운행하면 복원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요, 사람을 더 태우려고 했는데 오히려 화물을 전체적으로 엄청나게 줄이려고 하니까 이게 잘 지켜질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질문>
로로선에 대한 강력한 안전 조치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답변>
네, 앞서 말씀드린 '헤럴드 엔터프라이즈 호' 사고 이후에 국제안전관리규약이 만들어지긴 했습니다.

로로선에 대해 화물적재 방식과 결박 장치 관리 등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했고요.

또 국제해사기구는 이미 1997년에 로로선의 구조적 결함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차와 사람을 함께 태우는 것이 구조적으로 위험한 만큼 차량 탑승 구역에 CCTV를 설치하고, 출입문의 밀폐 여부를 알리는 경보장치를 의무화했는데요.

또 로로선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협약을 개정했습니다.

과거 사고들의 원인들을 분석해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는 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겠죠.
  • [글로벌24 이슈] 대형 선박사고 상당수가 로로선
    • 입력 2014-04-23 18:49:26
    • 수정2014-04-23 19:04:15
    글로벌24
<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 모두 순식간에 가라앉는 바람에 커다란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선박 사고들입니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사고 뿐 아니라 많은 인명피해를 기록한 해상 사고 상당수가 이른바 '로로선'이었습니다.

로로선이란 승객과 차량을 함께 싣는 선박을 말하는데요, 특히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국제부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정창화 기자, 로로선, 좀 생소한데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답변>
네, 로로선은 ROLL ON, ROLL OFF... 이 두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부르는 말인데요, 화물을 트레일러나 자동차를 이용해서 수평으로 싣는 배입니다.

크레인으로 화물을 들어 올려서 적재와 하역을 하는 선박과 달리 차량을 싣고 내리는 대형 짐칸을 갖춘 선박,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로로선은 화물칸이 선체 아래에 있습니다.

그래서 별도의 크레인이 없어도 선박 경사판을 이용해 화물을 선박에 싣거나 내릴 수 있습니다.

육지와 가까운 섬 지역에 차량 등의 화물을 실어나르기 적합하죠.

화물도 실어나르고, 승객도 실어나를 수 있기 때문에 선사들 입장에선 매력적인 선박 형태입니다.

<질문>
그런데 이 로로선 관련해서 과거에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다구요?

<답변>
네, 먼저 193명의 인명 피해를 냈던 '헤럴드 엔터프라이즈호' 침몰 사고입니다.

로로선 사고 가운데 처음으로 기록된 대형 사고였는데요, 지난 1987년, 벨기에 앞바다에서 일어난 좌초 사고였습니다.

당시 헤럴드 엔터프라이즈 호는 차량 출입구를 닫지 않은 상태로 출항했다가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순식간에 전복됐습니다.

또 1994년, 발트해에서 침몰한 에스토니아호의 경우도 차량용 짐칸 문짝이 풍랑에 파손되면서 침수가 시작돼 무려 8백 52명의 사망자를 냈구요, 지난 2006년 2월, 홍해에서 침몰한 이집트 여객선 '알살람 98호'도 로로선이었습니다.

당시 승객 천4백여 명이 타고 있었는데, 천여 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였습니다.

<녹취> 생존자(지난 2006년) : "2시간 정도 항해했을 때 전기불꽃이 일었고, 선장이 돌아가길 거부했습니다"

또 2009년 9월 침몰해 10명이 숨진 필리핀 슈퍼페리호는 물론, 같은해 11월 일본 미에현 인근 해역에서 전도된 아리아케호 역시 로로선이었습니다.

사고 원인은 다양했지만, 일단 침수가 시작되면 균형을 잃고 쓰러져 급격히 가라앉았습니다.

세계적인 선급협회인 영국의 로이드 선급협회의 자료를 보면, 1989년과 1994년 사이에 4,583명이 해양사고로 숨졌는데요.

이중 1,544명이 로로선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질문>
로로선이 이렇게 침몰사고가 잦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답변>
로로선은 일반 화물선에 비해 선폭이 상대적으로 좁습니다.

속도를 내기 위해서인데요.

따라서 급회전 등으로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 복원력을 잃고 옆으로 쓰러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여기에다 화물과 차량을 싣기 위해 선박의 경사판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구조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경사판 사이의 틈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기 쉬워서 한 번 침수가 시작되면 빠르게 침몰하는데요.

그만큼 승객이 대피할 시간이 부족한 겁니다.

<녹취> 칼 로스(포츠머쓰대 교수) : "로로선 같은 배들의 문제점은 침몰 시 배가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는 겁니다. 이것은 배가 몇 분 안에 가라앉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여기에 로로선들의 선령이 오래됐다는 점도 큰 문젭니다.

2010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등록된 로로선의 선령을 건조년도로 나눠본 그래프인데요, 아랫쪽이 건조년도고, 윗쪽이 로로선 선박 척수를 나타낸 겁니다.

보시면 지난 1976년부터 80년까지 5년 동안 건조된 로로선이 250척으로, 이 구간에 가장 많이 몰려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로로선이 속한 건조년도도 1981~1985년인데요, 노후화가 상당히 심각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
세월호의 경우에도 사고 직전 급회전하다가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침몰했죠?

<답변>
네, 선박은 순간적으로 무게 중심을 잃어도 바로 중심을 잡고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특성이 있는데요, 이걸 복원력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월호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녹취> 정창현(목포해양대 교수) : "외방경사(기울음) 현상으로 선박에 있던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복원력을 잃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배의 복원력은 무게중심 위치와 깊은 관계가 있는데요.

무게중심은 낮으면 낮을수록, 복원력이 좋습니다.

하지만 '세월호'는 일본에서 배를 들여온 뒤 위쪽의 객실을 늘렸죠.

이 증설 공사로 3,4,5층 뒤쪽 객실에 승객 117명을 더 태울 수 있었는데요.

위쪽이 무거워지면서 무게 중심이 51센티미터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6천 5백 톤이던 배의 무게도 300톤 가까이 더 늘어났는데요.

사고 직후 전문가들은 이렇게 배 위로 무게를 늘리는 수직 증축이 배의 무게 중심을 높였고, 복원력이 떨어진 배로 급회전을 하다 더 쉽게 전복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녹취> 박치모(울산대 교수) : "조건을 벗어나서 선박을 운행하면 복원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요, 사람을 더 태우려고 했는데 오히려 화물을 전체적으로 엄청나게 줄이려고 하니까 이게 잘 지켜질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질문>
로로선에 대한 강력한 안전 조치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답변>
네, 앞서 말씀드린 '헤럴드 엔터프라이즈 호' 사고 이후에 국제안전관리규약이 만들어지긴 했습니다.

로로선에 대해 화물적재 방식과 결박 장치 관리 등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했고요.

또 국제해사기구는 이미 1997년에 로로선의 구조적 결함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차와 사람을 함께 태우는 것이 구조적으로 위험한 만큼 차량 탑승 구역에 CCTV를 설치하고, 출입문의 밀폐 여부를 알리는 경보장치를 의무화했는데요.

또 로로선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협약을 개정했습니다.

과거 사고들의 원인들을 분석해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는 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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