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사고로 ICT업계도 안전관리 현안 대두

입력 2014.04.24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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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화재와 서비스 장애가 잇따르면서 ICT 분야에서도 안전 관리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화시대를 맞아 ICT 서비스가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고, 사회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는 상황에서 관련 서비스의 장애 발생이나 작동 중단은 국민 개개인의 안전은 물론 국가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로 삼성카드의 온라인 결제와 문자 알림 서비스 등이 사흘간 중단됐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전화와 호스팅 서비스도 일부 중단돼 삼성SDS를 통해 서비스를 구축한 상당수 기업이 전화를 사용하지 못했고 내부 시스템도 제대로 구동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SK텔레콤의 가입자확인모듈(HLR) 장비에 문제가 발생해 6시간가량 음성통화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사고가 있었다. 이 때문에 회사 추산으로만 가입자 560만명이 피해를 봤고,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기사 등 휴대전화로 경제활동을 하는 이용자들이 생업에 지장을 받는 등 통신대란을 겪었다.

두 사고 모두 사고 자체는 크지 않았는데도 피해 규모가 확산된 것은 각종 재난에 무방비 상태로 운영되거나 사고에 대비한 백업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화재가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 센터는 주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데이터를 보관·관리하는 중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데이터 센터 전용으로 건축된 건물이 아니라 일반 건물에 입주했다. 회사측은 데이터센터로서 갖춰야할 소방점검 기준 등 법적인 절차를 모두 통과해 승인을 받아 사용해 왔다고 밝히고 있지만 화재 발생시 이를 막아주는 소화장비등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삼성카드가 인터넷 결제 분야에 백업망인 재해복구시스템(DR)을 갖추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화재나 지진같은 재난재해 등에 대비해 관련 데이터를 복사해 다른 장소에도 저장해두는 백업망을 갖췄어야 하나 구축을 내년으로 미뤄둔 것이다.

DR이 갖춰진 오프라인 결제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복구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을 제외한 신한·KB국민·현대카드는 모든 거래에 대해 이러한 DR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삼성SDS와 삼성카드에 국한되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SDS 데이터 센터와 같은 집적정보통신시설로 분류되는 데이터 센터가 전국에 100여개 넘게 산재해 있지만 화재나 지진 등 물리적 사고나 재해에 취약한 경우가 적지않다는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SK텔레콤 서비스 장애는 가입자 위치를 확인하는 HLR 모듈 고장이 원인이다. 이 장비에 문제가 생겨 착발신과 문자메시지 등의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HLR과 같은 교환 장비는 같은 보드가 2개씩 있어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이웃한 보드가 기능을 대신하는 '자동절체'가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이런 자동절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장애가 발생했다.

HLR 장비의 장애는 어느 이동통신사에서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어서 SKT의 3.20 통신대란과 같은 사태는 언제든지 재발할 개연성이 있다.

ICT업계서는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보이지 않는 분야에 투입되는 비용을 아까워하는 기업 분위기가 일조했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부분이 비상시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데도 기업들이 비용 절감 측면에서 이러한 쪽을 가장 등한시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의 안전문제를 비롯해 관리와 운영을 규제하는 정부 차원의 법제적 지침 등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현실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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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따른 사고로 ICT업계도 안전관리 현안 대두
    • 입력 2014-04-24 06:11:53
    연합뉴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화재와 서비스 장애가 잇따르면서 ICT 분야에서도 안전 관리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화시대를 맞아 ICT 서비스가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고, 사회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는 상황에서 관련 서비스의 장애 발생이나 작동 중단은 국민 개개인의 안전은 물론 국가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로 삼성카드의 온라인 결제와 문자 알림 서비스 등이 사흘간 중단됐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전화와 호스팅 서비스도 일부 중단돼 삼성SDS를 통해 서비스를 구축한 상당수 기업이 전화를 사용하지 못했고 내부 시스템도 제대로 구동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SK텔레콤의 가입자확인모듈(HLR) 장비에 문제가 발생해 6시간가량 음성통화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사고가 있었다. 이 때문에 회사 추산으로만 가입자 560만명이 피해를 봤고,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기사 등 휴대전화로 경제활동을 하는 이용자들이 생업에 지장을 받는 등 통신대란을 겪었다. 두 사고 모두 사고 자체는 크지 않았는데도 피해 규모가 확산된 것은 각종 재난에 무방비 상태로 운영되거나 사고에 대비한 백업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화재가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 센터는 주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데이터를 보관·관리하는 중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데이터 센터 전용으로 건축된 건물이 아니라 일반 건물에 입주했다. 회사측은 데이터센터로서 갖춰야할 소방점검 기준 등 법적인 절차를 모두 통과해 승인을 받아 사용해 왔다고 밝히고 있지만 화재 발생시 이를 막아주는 소화장비등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삼성카드가 인터넷 결제 분야에 백업망인 재해복구시스템(DR)을 갖추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화재나 지진같은 재난재해 등에 대비해 관련 데이터를 복사해 다른 장소에도 저장해두는 백업망을 갖췄어야 하나 구축을 내년으로 미뤄둔 것이다. DR이 갖춰진 오프라인 결제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복구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을 제외한 신한·KB국민·현대카드는 모든 거래에 대해 이러한 DR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삼성SDS와 삼성카드에 국한되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SDS 데이터 센터와 같은 집적정보통신시설로 분류되는 데이터 센터가 전국에 100여개 넘게 산재해 있지만 화재나 지진 등 물리적 사고나 재해에 취약한 경우가 적지않다는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SK텔레콤 서비스 장애는 가입자 위치를 확인하는 HLR 모듈 고장이 원인이다. 이 장비에 문제가 생겨 착발신과 문자메시지 등의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HLR과 같은 교환 장비는 같은 보드가 2개씩 있어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이웃한 보드가 기능을 대신하는 '자동절체'가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이런 자동절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장애가 발생했다. HLR 장비의 장애는 어느 이동통신사에서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어서 SKT의 3.20 통신대란과 같은 사태는 언제든지 재발할 개연성이 있다. ICT업계서는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보이지 않는 분야에 투입되는 비용을 아까워하는 기업 분위기가 일조했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부분이 비상시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데도 기업들이 비용 절감 측면에서 이러한 쪽을 가장 등한시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의 안전문제를 비롯해 관리와 운영을 규제하는 정부 차원의 법제적 지침 등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현실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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