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꼼짝 않는데 ‘운항 중’?

입력 2014.05.09 (23:40) 수정 2014.05.10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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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월호 같은 여객선뿐 아니라 어선에도 긴급 상황에 대비해 자동 위치 발신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1년째 정박 중인 어선이 운항 중으로 인식되는 등 문제가 많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군산항에 닻을 내린 뒤 단 한 차례도 운항하지 않은 7톤급 꽃게잡이 어선.

하지만, 해경의 운항 기록에는 이 배가 최근까지 운항한 것으로 돼있습니다.

<녹취> 꽃게잡이 어선 선장 : "하선한 이후로는 출항한 사실이 없는데 제가 1년간 이 배로 항해·조업한 걸로 기록에 뜨는 거예요."

해경의 기록대로 운항한 배를 찾아봤더니 군산항에서 70킬로미터 떨어진 부안의 한 포구에 있는 19톤급 어획물 운반선입니다.

이렇게 어선 위치 발신 장치가 엉뚱하게 달리는 경우는 한두 사례가 아닙니다.

어획량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다른 배의 것을 다는가 하면, 면세유를 더 타내기 위해 큰 배의 발신 장치를 달아 악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새우잡이 어민 : "조금 더 큰 배로 조금 더 많은 새우를 잡으려고 이 배(작은 배)에 허가를 내서 거기(큰 배)에 붙여서 모든 것을 그 배로 하는 거예요."

해경은 민간 업체가 발신 장치를 설치하면서 엉터리로 다는 경우도 많다면서도 인력의 한계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해경 관계자 : "(설치 업체)두 분이 와서 그 많은 배를 달다 보니까 미처 확인을 못 할 수도 있고.."

지난 2012년 이후 130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해경의 부실한 관리 속에 어선 안전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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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째 꼼짝 않는데 ‘운항 중’?
    • 입력 2014-05-09 23:44:15
    • 수정2014-05-10 04: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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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같은 여객선뿐 아니라 어선에도 긴급 상황에 대비해 자동 위치 발신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1년째 정박 중인 어선이 운항 중으로 인식되는 등 문제가 많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군산항에 닻을 내린 뒤 단 한 차례도 운항하지 않은 7톤급 꽃게잡이 어선.

하지만, 해경의 운항 기록에는 이 배가 최근까지 운항한 것으로 돼있습니다.

<녹취> 꽃게잡이 어선 선장 : "하선한 이후로는 출항한 사실이 없는데 제가 1년간 이 배로 항해·조업한 걸로 기록에 뜨는 거예요."

해경의 기록대로 운항한 배를 찾아봤더니 군산항에서 70킬로미터 떨어진 부안의 한 포구에 있는 19톤급 어획물 운반선입니다.

이렇게 어선 위치 발신 장치가 엉뚱하게 달리는 경우는 한두 사례가 아닙니다.

어획량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다른 배의 것을 다는가 하면, 면세유를 더 타내기 위해 큰 배의 발신 장치를 달아 악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새우잡이 어민 : "조금 더 큰 배로 조금 더 많은 새우를 잡으려고 이 배(작은 배)에 허가를 내서 거기(큰 배)에 붙여서 모든 것을 그 배로 하는 거예요."

해경은 민간 업체가 발신 장치를 설치하면서 엉터리로 다는 경우도 많다면서도 인력의 한계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해경 관계자 : "(설치 업체)두 분이 와서 그 많은 배를 달다 보니까 미처 확인을 못 할 수도 있고.."

지난 2012년 이후 130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해경의 부실한 관리 속에 어선 안전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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