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관계사 ‘대출 90%’ 은행에 집중

입력 2014.05.1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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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관계사들이 금융사로부터 대출받은 자금 중 90%가 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여신만 3천억원이 넘으며 우리은행은 900억원 넘게 빌려줬다.

금융당국은 대부분의 은행이 유병언 관계사에 대출해준 뒤 용도대로 쓰였는지 사후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이에 따라 은행권도 대대적인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과 관련해 은행 13개사, 상호금융 11개사, 여신전문금융 2개사, 저축은행 1개사 등 46개 금융사 여신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 이런 사실을 적발했다.

구원파 관련 핵심 신협이 유병언 일가와 관계사의 사금고 역할을 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지만 실제로 이들 관계사의 자금이 순탄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한 것은 은행을 통한 막대한 대출금이었다.

유병언 일가와 청해진해운 관계사는 아이원아이홀딩스, 천해지 등 70개사, 관계인은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 차남 혁기씨, 장녀 섬나씨 등 186명이다.

전체 금융사 여신 3천747억원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90%인 3천33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이 926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611억원), 기업은행(554억원), 경남은행(544억원) 순이다. 유병언 일가와 관계사에 대한 은행권 대출 중 이들 4개사의 비중은 전체의 88%에 이른다.

국민은행(64억원), 농협은행(77억원), 대구은행(19억원), 수출입은행(11억원), 수협은행(45억원), 신한은행(54억원), 외환은행(37억원), 전북은행(4억원), 하나은행(87억원) 등 전국의 거의 모든 은행이 관련 여신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이 담보를 적정하게 잡아 대출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금감원 검사 결과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유병언 일가와 관계사들이 빌린 자금을 용도 외로 집행하거나 다른 관계사를 지원하는데 쓰는 것을 은행들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병언 일가와 관계사가 은행들에서 대출받아 다른 관계사나 관계인을 지원했는데도 은행들이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은행들도 이런 부분에서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유병언 전 회장 자녀와 핵심 관계인에 대한 대출을 211억원이나 해줬다.

이는 전체 금융권 대출액 382억원의 3분의 2에 달한다.

우리은행이 86억원으로 최다였고 경남은행(39억원), 국민은행(34억원), 농협은행(18억원), 기업은행(17억원), 하나은행(15억원), 외환은행(2억원) 순이었다.

이들 관계인에 대한 대출은 상당 부분 부당 계열사 지원이나 관계사 자금을 빼돌리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을 포함해 기업은행, 우리은행, 경남은행 등이 금감원 특별 검사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협중앙회와 수출입은행도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연내 여신 운용과 관련해 은행들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미미한 지적 사항일 수 있으나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판 중수부'인 금감원 기획검사국은 은행의 위법·부당한 대출이나 당초 목적과 달리 사용된 대출금에 대한 관리 부실에 대해서는 엄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유례없는 고강도 점검에 은행들은 후폭풍 가능성을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체적인 조사에서는 해당 기업에 대한 대출심사, 규모 등 적격 절차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금감원이 일부 금융기관 및 임직원의 여신심사 부정을 언급한 탓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청해진해운 관계사들 중에는 제법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건실한 기업이 적지 않다"며 "여신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수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 단위조합의 부실 문제가 지적되는 가운데 이들 조합의 비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대서신협은 지난해 12월에 3억원을 대출하면서 근저당권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았고, 2012년 3월부터 6월까지 보증부 서민대출 6건(4천560만원)을 취급하면서 출자금 형태로 7건(66만원)을 받는 '꺾기' 행위를 하다가 최근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됐다.

구룡포수협은 최근 금감원 검사에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5명에게 3억9천만원을 빌려주면서 부당하게 포괄근담보를 설정했다가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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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언 일가·관계사 ‘대출 90%’ 은행에 집중
    • 입력 2014-05-18 06:06:18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관계사들이 금융사로부터 대출받은 자금 중 90%가 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여신만 3천억원이 넘으며 우리은행은 900억원 넘게 빌려줬다. 금융당국은 대부분의 은행이 유병언 관계사에 대출해준 뒤 용도대로 쓰였는지 사후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이에 따라 은행권도 대대적인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과 관련해 은행 13개사, 상호금융 11개사, 여신전문금융 2개사, 저축은행 1개사 등 46개 금융사 여신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 이런 사실을 적발했다. 구원파 관련 핵심 신협이 유병언 일가와 관계사의 사금고 역할을 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지만 실제로 이들 관계사의 자금이 순탄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한 것은 은행을 통한 막대한 대출금이었다. 유병언 일가와 청해진해운 관계사는 아이원아이홀딩스, 천해지 등 70개사, 관계인은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 차남 혁기씨, 장녀 섬나씨 등 186명이다. 전체 금융사 여신 3천747억원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90%인 3천33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이 926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611억원), 기업은행(554억원), 경남은행(544억원) 순이다. 유병언 일가와 관계사에 대한 은행권 대출 중 이들 4개사의 비중은 전체의 88%에 이른다. 국민은행(64억원), 농협은행(77억원), 대구은행(19억원), 수출입은행(11억원), 수협은행(45억원), 신한은행(54억원), 외환은행(37억원), 전북은행(4억원), 하나은행(87억원) 등 전국의 거의 모든 은행이 관련 여신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이 담보를 적정하게 잡아 대출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금감원 검사 결과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유병언 일가와 관계사들이 빌린 자금을 용도 외로 집행하거나 다른 관계사를 지원하는데 쓰는 것을 은행들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병언 일가와 관계사가 은행들에서 대출받아 다른 관계사나 관계인을 지원했는데도 은행들이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은행들도 이런 부분에서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유병언 전 회장 자녀와 핵심 관계인에 대한 대출을 211억원이나 해줬다. 이는 전체 금융권 대출액 382억원의 3분의 2에 달한다. 우리은행이 86억원으로 최다였고 경남은행(39억원), 국민은행(34억원), 농협은행(18억원), 기업은행(17억원), 하나은행(15억원), 외환은행(2억원) 순이었다. 이들 관계인에 대한 대출은 상당 부분 부당 계열사 지원이나 관계사 자금을 빼돌리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을 포함해 기업은행, 우리은행, 경남은행 등이 금감원 특별 검사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협중앙회와 수출입은행도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연내 여신 운용과 관련해 은행들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미미한 지적 사항일 수 있으나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판 중수부'인 금감원 기획검사국은 은행의 위법·부당한 대출이나 당초 목적과 달리 사용된 대출금에 대한 관리 부실에 대해서는 엄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유례없는 고강도 점검에 은행들은 후폭풍 가능성을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체적인 조사에서는 해당 기업에 대한 대출심사, 규모 등 적격 절차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금감원이 일부 금융기관 및 임직원의 여신심사 부정을 언급한 탓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청해진해운 관계사들 중에는 제법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건실한 기업이 적지 않다"며 "여신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수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 단위조합의 부실 문제가 지적되는 가운데 이들 조합의 비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대서신협은 지난해 12월에 3억원을 대출하면서 근저당권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았고, 2012년 3월부터 6월까지 보증부 서민대출 6건(4천560만원)을 취급하면서 출자금 형태로 7건(66만원)을 받는 '꺾기' 행위를 하다가 최근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됐다. 구룡포수협은 최근 금감원 검사에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5명에게 3억9천만원을 빌려주면서 부당하게 포괄근담보를 설정했다가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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