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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감성 자극하는 스릴러 ‘탐 앳더 팜’
입력 2014.05.18 (15:38) 연합뉴스
지난 2009년 19세에 만든 '나는 엄마를 죽였다'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 3관왕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나타난 캐나다의 자비에 돌란 감독.

2010년 '하트비트'와 2012년 '로렌스 애니웨이'를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시키더니 올해는 '마미'를 들고 장뤼크 고다르 등 거장 감독들과 함께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루게 됐다. 칸 영화제 사상 역대 최연소(25)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이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탐 앳더 팜'은 돌란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왜 그토록 많은 영화광이 돌란의 영화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지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요컨대 돌란은 링을 빙글빙글 돌며 잽을 날리는 노련한 아웃복서는 아니다.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전설의 권투선수 타이슨 같은 파이터다. 그의 서툴지만 강렬한 '훅'처럼, 돌란의 영화는 단 몇 장면만으로도 관객들을 그로기 상태에 놓이게 한다.

자신의 분신 같은 애인 기욤을 잃은 탐(자비에 돌란). 퀘벡 주의 작은 농장인 기욤의 집으로 찾아간 탐은 애인의 어머니 아가테(리즈 로이)를 만난다.

그날 밤 기욤의 방에서 자던 탐은 낯선 남자의 급습을 받는다. 추도사를 잘 준비해 "엄마를 실망시켜 드리지 마라"고 위협하는 이는 기욤의 친형 프란시스(피에르 이브 카디날)다.

장례식 당일, 탐은 준비한 추도사를 읽지 않고, 우월한 체격의 프란시스는 왜소한 탐을 거칠게 때린다. 잇따른 폭력을 참지 못한 탐은 몰래 농장을 떠나려고 하나, 자신의 짐을 기욤의 집에 놓아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핸들을 돌린다.

영화는 프란시스의 거듭된 폭력에 탐이 적응하는 과정을 그린다.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외톨이' 프란시스는 엄마를 기쁘게 해줘야 한다는 이유로 탐을 무턱대고 감금한다. 프란시스의 소굴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탐은 시간이 흐를수록 프란시스의 잦은 폭력에 길든다. 영화 후반부로 가면 탐은 프란시스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소젖을 짜는 등 농장일을 한다.

힘만 센 프란시스에게 배운 것 많은 잡지 편집인 탐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끝없이 펼쳐진 캐나다의 콩밭과 옥수수밭 자체가 탐에겐 끝 간데없는 감옥이다. 숨고 숨어도 그곳을 잘 아는 프란시스에게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악스런 프란시스에게서 벗어나려는 탐의 몸부림을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카메라는 프란시스가 입은 점퍼에 새겨진 'USA' 마크를 정조준해 보여주고, 엔딩타이틀곡 '고잉 투어 어 타운'(Going to a town)은 미국을 비판한 노래이기도 하다.

돌란을 포함해 세 명의 주요 캐릭터의 연기가 뛰어나다. 왜소하고 겁많은 탐 역의 돌란은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주고, 극이 진행될수록 조금씩 광기를 드러내는 아가테를 연기한 리즈 로이의 연기도 훌륭하다.

영화 음악은 독보적이다. 특히 영화의 장면과 음악이 유기적으로 뒤섞일 때, 그 장면이 얼마나 가슴을 뒤흔들 수 있는지 '탐 앳더 팜'은 보여준다. 영화의 음악은 어느 순간, 인물의 정서와 카메라의 움직임을 빨아 들인다. 그런 음악을 보고, 영상을 들을 때, 관객들이 극적 흥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적어도 이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 장면이 보여주는 음악과 정서의 조화는 탁월하다.

5월22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05분.
  • [새영화] 감성 자극하는 스릴러 ‘탐 앳더 팜’
    • 입력 2014-05-18 15:38:10
    연합뉴스
지난 2009년 19세에 만든 '나는 엄마를 죽였다'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 3관왕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나타난 캐나다의 자비에 돌란 감독.

2010년 '하트비트'와 2012년 '로렌스 애니웨이'를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시키더니 올해는 '마미'를 들고 장뤼크 고다르 등 거장 감독들과 함께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루게 됐다. 칸 영화제 사상 역대 최연소(25)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이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탐 앳더 팜'은 돌란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왜 그토록 많은 영화광이 돌란의 영화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지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요컨대 돌란은 링을 빙글빙글 돌며 잽을 날리는 노련한 아웃복서는 아니다.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전설의 권투선수 타이슨 같은 파이터다. 그의 서툴지만 강렬한 '훅'처럼, 돌란의 영화는 단 몇 장면만으로도 관객들을 그로기 상태에 놓이게 한다.

자신의 분신 같은 애인 기욤을 잃은 탐(자비에 돌란). 퀘벡 주의 작은 농장인 기욤의 집으로 찾아간 탐은 애인의 어머니 아가테(리즈 로이)를 만난다.

그날 밤 기욤의 방에서 자던 탐은 낯선 남자의 급습을 받는다. 추도사를 잘 준비해 "엄마를 실망시켜 드리지 마라"고 위협하는 이는 기욤의 친형 프란시스(피에르 이브 카디날)다.

장례식 당일, 탐은 준비한 추도사를 읽지 않고, 우월한 체격의 프란시스는 왜소한 탐을 거칠게 때린다. 잇따른 폭력을 참지 못한 탐은 몰래 농장을 떠나려고 하나, 자신의 짐을 기욤의 집에 놓아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핸들을 돌린다.

영화는 프란시스의 거듭된 폭력에 탐이 적응하는 과정을 그린다.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외톨이' 프란시스는 엄마를 기쁘게 해줘야 한다는 이유로 탐을 무턱대고 감금한다. 프란시스의 소굴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탐은 시간이 흐를수록 프란시스의 잦은 폭력에 길든다. 영화 후반부로 가면 탐은 프란시스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소젖을 짜는 등 농장일을 한다.

힘만 센 프란시스에게 배운 것 많은 잡지 편집인 탐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끝없이 펼쳐진 캐나다의 콩밭과 옥수수밭 자체가 탐에겐 끝 간데없는 감옥이다. 숨고 숨어도 그곳을 잘 아는 프란시스에게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악스런 프란시스에게서 벗어나려는 탐의 몸부림을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카메라는 프란시스가 입은 점퍼에 새겨진 'USA' 마크를 정조준해 보여주고, 엔딩타이틀곡 '고잉 투어 어 타운'(Going to a town)은 미국을 비판한 노래이기도 하다.

돌란을 포함해 세 명의 주요 캐릭터의 연기가 뛰어나다. 왜소하고 겁많은 탐 역의 돌란은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주고, 극이 진행될수록 조금씩 광기를 드러내는 아가테를 연기한 리즈 로이의 연기도 훌륭하다.

영화 음악은 독보적이다. 특히 영화의 장면과 음악이 유기적으로 뒤섞일 때, 그 장면이 얼마나 가슴을 뒤흔들 수 있는지 '탐 앳더 팜'은 보여준다. 영화의 음악은 어느 순간, 인물의 정서와 카메라의 움직임을 빨아 들인다. 그런 음악을 보고, 영상을 들을 때, 관객들이 극적 흥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적어도 이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 장면이 보여주는 음악과 정서의 조화는 탁월하다.

5월22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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