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광포한 액션 보여주고 싶었죠”

입력 2014.05.1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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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의 설렘을 불러 일으킨 영화 '건축학개론'(2012)의 최대 수혜자는 여주인공이었던 수지지만 '납뜩이' 조정석도 만만치 않은 혜택을 입었다.

일반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뮤지컬 배우였지만 '건축학개론' 이후 충무로와 여의도 방송가의 주요 역을 꿰차며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연으로 출연한 '관상'(2013)에서 송강호와 호흡을 맞춰 900만 관객을 넘기는 데 한몫했고, KBS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2013)에선 아이유와 연기의 합을 맞추며 20%대의 시청률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정조로 분한 현빈을 암살하려는 을수 역으로 영화 '역린'에 출연했다. 그동안 영화에서 주로 가볍고 유머러스한 인물을 연기했다면 '역린'에서는 생의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 진중하고 무거운 인물로 관객들과 만났다.

조정석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변신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해보지 못한 역할이어서 흥미롭고 신선했다"고 말했다.

을수는 조선 후기 최고의 살수로 손꼽히는 암살자다. 살수 집단을 떠나려 하지만 우두머리 광백(조재현)으로부터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고자 정조 암살에 나서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빠르고 민첩한 동작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무술감독님과의 논의 끝에 광포한 느낌을 주는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듯이 무겁게 칼을 휘둘러야 했어요."

그러나 액션 장면을 찍는 건 생각보다 고된 일이었다.

특히 정조를 암살하기 위해 존현각을 습격하는 장면은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기억에 남을만한 장면이에요. 무엇보다 추위 때문에 고생했어요. 날씨가 추운데 비를 맞았으니 머리카락도 얼고, 언 머리카락을 다시 녹이고, 또다시 맞고, 다시 얼고….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장면이었어요."

검을 휘두르는 것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어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힘들었어요. 검이 3㎏ 가까이 돼요. 10개 동작 정도가 한 합인데, 그런 걸 2~3차례 반복하다 보면 팔을 들 수가 없어요. 저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액션연기를 하면서 감정 연기를 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사실 그의 성격은 유머러스하고 밝은 '납뜩이'보다는 과묵한 '을수'에 가깝다고 한다.

"대중들이 저에게 원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납뜩이'나 관상의 '팽헌'처럼 재밌고 유쾌한 걸 원해요. 사실 저는 조용한 스타일이고 종종 진중하다는 얘기를 들어요. 제 성격과 비슷한 인물이 연기하는데 편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 코미디는 누군가를 웃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요."

그는 연기하는 게 가장 재밌다고 한다.

그래서 인기 배우로 도약하던 지난 몇 년간 거의 쉬지 못했다.

이번에도 별다른 휴식 없이 차기작 준비로 한창이다.

다음 달 27일 개막하는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다.

"연습을 시작했는데 공연장 가는 게 너무 행복해요. 연기 연습하면서 '아 나 옛날에 뮤지컬 배우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친정에 온 느낌이에요. 뮤지컬은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할 때마다 무언가 깨달음 같은 걸 얻습니다."

조정석이 그처럼 열심히 연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연기를 통해 '치유'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가장이었기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적인 어려움도 겪었다. 그렇게 어려울 때 연기는 그의 숨통을 튀어주는 해방구 역할을 했다. "그렇게 힘들 때 공연장에 가면 해소가 됐어요."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어요. 쫄딱 망한 공연도 경험해 봤어요. 중요한 건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죠. 언젠가는 성공할 테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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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5-19 07:22:07
    연합뉴스
첫 사랑의 설렘을 불러 일으킨 영화 '건축학개론'(2012)의 최대 수혜자는 여주인공이었던 수지지만 '납뜩이' 조정석도 만만치 않은 혜택을 입었다. 일반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뮤지컬 배우였지만 '건축학개론' 이후 충무로와 여의도 방송가의 주요 역을 꿰차며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연으로 출연한 '관상'(2013)에서 송강호와 호흡을 맞춰 900만 관객을 넘기는 데 한몫했고, KBS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2013)에선 아이유와 연기의 합을 맞추며 20%대의 시청률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정조로 분한 현빈을 암살하려는 을수 역으로 영화 '역린'에 출연했다. 그동안 영화에서 주로 가볍고 유머러스한 인물을 연기했다면 '역린'에서는 생의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 진중하고 무거운 인물로 관객들과 만났다. 조정석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변신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해보지 못한 역할이어서 흥미롭고 신선했다"고 말했다. 을수는 조선 후기 최고의 살수로 손꼽히는 암살자다. 살수 집단을 떠나려 하지만 우두머리 광백(조재현)으로부터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고자 정조 암살에 나서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빠르고 민첩한 동작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무술감독님과의 논의 끝에 광포한 느낌을 주는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듯이 무겁게 칼을 휘둘러야 했어요." 그러나 액션 장면을 찍는 건 생각보다 고된 일이었다. 특히 정조를 암살하기 위해 존현각을 습격하는 장면은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기억에 남을만한 장면이에요. 무엇보다 추위 때문에 고생했어요. 날씨가 추운데 비를 맞았으니 머리카락도 얼고, 언 머리카락을 다시 녹이고, 또다시 맞고, 다시 얼고….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장면이었어요." 검을 휘두르는 것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어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힘들었어요. 검이 3㎏ 가까이 돼요. 10개 동작 정도가 한 합인데, 그런 걸 2~3차례 반복하다 보면 팔을 들 수가 없어요. 저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액션연기를 하면서 감정 연기를 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사실 그의 성격은 유머러스하고 밝은 '납뜩이'보다는 과묵한 '을수'에 가깝다고 한다. "대중들이 저에게 원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납뜩이'나 관상의 '팽헌'처럼 재밌고 유쾌한 걸 원해요. 사실 저는 조용한 스타일이고 종종 진중하다는 얘기를 들어요. 제 성격과 비슷한 인물이 연기하는데 편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 코미디는 누군가를 웃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요." 그는 연기하는 게 가장 재밌다고 한다. 그래서 인기 배우로 도약하던 지난 몇 년간 거의 쉬지 못했다. 이번에도 별다른 휴식 없이 차기작 준비로 한창이다. 다음 달 27일 개막하는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다. "연습을 시작했는데 공연장 가는 게 너무 행복해요. 연기 연습하면서 '아 나 옛날에 뮤지컬 배우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친정에 온 느낌이에요. 뮤지컬은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할 때마다 무언가 깨달음 같은 걸 얻습니다." 조정석이 그처럼 열심히 연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연기를 통해 '치유'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가장이었기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적인 어려움도 겪었다. 그렇게 어려울 때 연기는 그의 숨통을 튀어주는 해방구 역할을 했다. "그렇게 힘들 때 공연장에 가면 해소가 됐어요."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어요. 쫄딱 망한 공연도 경험해 봤어요. 중요한 건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죠. 언젠가는 성공할 테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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