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의 ‘몰락’…9년새 10분의 1토막

입력 2014.05.26 (06: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때 첨단 결제수단으로 주목받던 전자화폐가 새로운 결제 수단에 밀려 존재감이 희박할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다.

이용 실적은 9년새 10분의 1토막이 났다.

26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화폐는 연간 1천420만건, 190억원어치가 이용돼 전년보다 각각 43.2%와 37.0% 감소했다.

이용건수는 연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1억5천817만건)과 비교하면 91.0% 급감한 수준이다. 이용액도 2004년에는 1천246억원에 달한 만큼 9년 사이에 84.7% 감소했다.

전자화폐는 2000년 국내 도입 당시에는 화폐수요를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으면서 몬덱스(Mondex) 등 5종류나 출시됐다.

그러나 교통카드가 탑재된 신용카드와 선불 교통카드에 밀리면서 2003년을 정점으로 이용이 줄기 시작했다. 현재는 K-캐시(K-Cash)와 마이비(MYbi)정도만 제대로 명맥을 잇고 있으며 비자캐시는 기존 발행분이 소진되는 정도로만 이용 실적을 내고 있다.

법적으로는 선불형 전자 지급수단 가운데 현금과 동일한 가치로 교환을 보장하는 등 환금성과 범용성이 우수한 지급수단을 전자화폐로 규정해놨지만 일반 선불 지급수단인 티머니 등과의 경쟁도 힘에 부칠 만큼 어려운 지경에 놓여있는 셈이다.

K-캐시를 운영하는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초기에는 같은 충전식인 티머니 등 일반 선불 지급수단이 대중교통 분야를 선점해 경쟁에 밀렸다면 현재는 더욱 다양해진 결제 수단들과의 경쟁에 놓여있다"며 "지급결제 수단도 우리 사회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도입된 앱카드(앱형 모바일카드)는 이미 작년 12월 하루 평균 결제액이 95억원으로 연간 전자화폐 이용액의 절반에 달했다.

금융결제원은 은행,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톡을 통해 하루 1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새로 개발, 몇달안에 개시할 예정이다.

올해는 전자화폐가 위축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행정부가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인 지난 2월 공무원증에서 현금카드와 전자회폐 등 금융기능을 없애는 내용의 지침을 시행하고 지방자치단체에도 이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K-캐시 발행기관 중 한곳인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장에 전자화폐가 아예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군 부대나 대학 구내 등 군인이나 학생들의 수요는 아직 계속 있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자화폐의 ‘몰락’…9년새 10분의 1토막
    • 입력 2014-05-26 06:15:21
    연합뉴스
한때 첨단 결제수단으로 주목받던 전자화폐가 새로운 결제 수단에 밀려 존재감이 희박할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다. 이용 실적은 9년새 10분의 1토막이 났다. 26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화폐는 연간 1천420만건, 190억원어치가 이용돼 전년보다 각각 43.2%와 37.0% 감소했다. 이용건수는 연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1억5천817만건)과 비교하면 91.0% 급감한 수준이다. 이용액도 2004년에는 1천246억원에 달한 만큼 9년 사이에 84.7% 감소했다. 전자화폐는 2000년 국내 도입 당시에는 화폐수요를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으면서 몬덱스(Mondex) 등 5종류나 출시됐다. 그러나 교통카드가 탑재된 신용카드와 선불 교통카드에 밀리면서 2003년을 정점으로 이용이 줄기 시작했다. 현재는 K-캐시(K-Cash)와 마이비(MYbi)정도만 제대로 명맥을 잇고 있으며 비자캐시는 기존 발행분이 소진되는 정도로만 이용 실적을 내고 있다. 법적으로는 선불형 전자 지급수단 가운데 현금과 동일한 가치로 교환을 보장하는 등 환금성과 범용성이 우수한 지급수단을 전자화폐로 규정해놨지만 일반 선불 지급수단인 티머니 등과의 경쟁도 힘에 부칠 만큼 어려운 지경에 놓여있는 셈이다. K-캐시를 운영하는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초기에는 같은 충전식인 티머니 등 일반 선불 지급수단이 대중교통 분야를 선점해 경쟁에 밀렸다면 현재는 더욱 다양해진 결제 수단들과의 경쟁에 놓여있다"며 "지급결제 수단도 우리 사회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도입된 앱카드(앱형 모바일카드)는 이미 작년 12월 하루 평균 결제액이 95억원으로 연간 전자화폐 이용액의 절반에 달했다. 금융결제원은 은행,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톡을 통해 하루 1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새로 개발, 몇달안에 개시할 예정이다. 올해는 전자화폐가 위축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행정부가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인 지난 2월 공무원증에서 현금카드와 전자회폐 등 금융기능을 없애는 내용의 지침을 시행하고 지방자치단체에도 이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K-캐시 발행기관 중 한곳인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장에 전자화폐가 아예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군 부대나 대학 구내 등 군인이나 학생들의 수요는 아직 계속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