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도시 총기난사 비극에 총기 규제 목소리 비등

입력 2014.05.27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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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도시에서 벌어진 광란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에서 총기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 희생자 가족은 잦은 총기 대량 살상극에도 총기 규제 정책을 외면하는 미국 정치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아일라비스타에서 정신 질환 대학생이 쏜 총탄에 아들을 잃은 리카르드 마르티네스는 정치권이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참사 이후에 총기 규제를 강화하지 않은 탓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마르티네스의 아들 크리스토퍼(20)는 지난 24일 엘리엇 로저(22)가 아일라비스타 시내를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마구잡이로 총질을 하는 와중에 숨진 3명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정부에는 바보 천치들만 가득하고 국회의원들은 의사당에 앉아서 우리 자녀들은 신경도 안 쓴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내 아들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정치인들과 미국총기협회(NRA) 때문에 죽었다"면서 "그들은 총기 소유 권리를 주장하지만 내 아들이 생존할 권리는 없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르티네스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제 이 미친 짓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총기사고 방지를 위한 브래디 운동' 대표 댄 그로스는 "하루 90명 꼴로 총에 맞아 죽어나가는 이런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2012년 12월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극으로 유치원 어린이 등 26명이 사망하자 총기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이후 총기 업계의 로비 등으로 흐지부지됐다.

총기 규제 운동 단체 '총없는 마을'은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 이후 17개월 동안 각급 학교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은 72건이나 된다면서 아일라비스타 총기난사 역시 이 도시가 사실상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캠퍼스와 다름없는 곳이라 교내 총격 사건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발표했다.

2011년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아 큰 부상을 입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 전 연방 하원의원 개브리얼 기퍼즈의 남편인 마크 켈리는 "이런 어이없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희생자 가족에게 뭐라 할말이 없다"면서 "총으로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불행을 막으려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 알아야 할 때"라고 총기 규제 운동에 힘을 실어달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범인 로저가 자살한 뒤 시그사워 p226 권총 2자루와 글록 34 권총 1자루 등 반자동 권총 3자루와 10발 들이 탄창 41개를 압수했다. 총과 탄약은 연방정부의 인가를 받은 총포상에서 합법적으로 구입해 범인 로저 명의로 등록된 것이었다.

총기 규제 운동가들은 정신 질환이 있는 로저가 이렇게 총기를 합법적으로 구입해 보유할만큼 총기 구입자의 신원 조회가 허술하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연방 하원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총기 구입자 신원 조회 강화 방안을 극력 반대하고 있다.

한편, 범인 로저는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망상에 빠져 있었다는 친구의 증언이 나왔다.

로저의 친구 앤디 챈은 ABC와 인터뷰에서 그가 2012년 개봉한 공상과학 영화 '크로니클'을 본 뒤 영화에서처럼 세상을 뒤집어버리겠다는 허황된 생각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크로니클'은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고교생이 우연히 초능력을 갖게 된 이후 세상을 파멸시키는 줄거리이다.

챈은 "우리 모두 그가 정상이 아니라고 여겼지만 늘 그랬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면서 "그는 정말로 외롭게 지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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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대학도시 총기난사 비극에 총기 규제 목소리 비등
    • 입력 2014-05-27 02:53:06
    연합뉴스
미국 대학 도시에서 벌어진 광란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에서 총기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 희생자 가족은 잦은 총기 대량 살상극에도 총기 규제 정책을 외면하는 미국 정치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아일라비스타에서 정신 질환 대학생이 쏜 총탄에 아들을 잃은 리카르드 마르티네스는 정치권이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참사 이후에 총기 규제를 강화하지 않은 탓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마르티네스의 아들 크리스토퍼(20)는 지난 24일 엘리엇 로저(22)가 아일라비스타 시내를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마구잡이로 총질을 하는 와중에 숨진 3명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정부에는 바보 천치들만 가득하고 국회의원들은 의사당에 앉아서 우리 자녀들은 신경도 안 쓴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내 아들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정치인들과 미국총기협회(NRA) 때문에 죽었다"면서 "그들은 총기 소유 권리를 주장하지만 내 아들이 생존할 권리는 없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르티네스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제 이 미친 짓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총기사고 방지를 위한 브래디 운동' 대표 댄 그로스는 "하루 90명 꼴로 총에 맞아 죽어나가는 이런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2012년 12월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극으로 유치원 어린이 등 26명이 사망하자 총기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이후 총기 업계의 로비 등으로 흐지부지됐다. 총기 규제 운동 단체 '총없는 마을'은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 이후 17개월 동안 각급 학교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은 72건이나 된다면서 아일라비스타 총기난사 역시 이 도시가 사실상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캠퍼스와 다름없는 곳이라 교내 총격 사건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발표했다. 2011년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아 큰 부상을 입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 전 연방 하원의원 개브리얼 기퍼즈의 남편인 마크 켈리는 "이런 어이없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희생자 가족에게 뭐라 할말이 없다"면서 "총으로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불행을 막으려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 알아야 할 때"라고 총기 규제 운동에 힘을 실어달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범인 로저가 자살한 뒤 시그사워 p226 권총 2자루와 글록 34 권총 1자루 등 반자동 권총 3자루와 10발 들이 탄창 41개를 압수했다. 총과 탄약은 연방정부의 인가를 받은 총포상에서 합법적으로 구입해 범인 로저 명의로 등록된 것이었다. 총기 규제 운동가들은 정신 질환이 있는 로저가 이렇게 총기를 합법적으로 구입해 보유할만큼 총기 구입자의 신원 조회가 허술하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연방 하원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총기 구입자 신원 조회 강화 방안을 극력 반대하고 있다. 한편, 범인 로저는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망상에 빠져 있었다는 친구의 증언이 나왔다. 로저의 친구 앤디 챈은 ABC와 인터뷰에서 그가 2012년 개봉한 공상과학 영화 '크로니클'을 본 뒤 영화에서처럼 세상을 뒤집어버리겠다는 허황된 생각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크로니클'은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고교생이 우연히 초능력을 갖게 된 이후 세상을 파멸시키는 줄거리이다. 챈은 "우리 모두 그가 정상이 아니라고 여겼지만 늘 그랬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면서 "그는 정말로 외롭게 지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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