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찰, 반정부 시위대에 최루탄·물대포

입력 2014.06.01 (02:30) 수정 2014.06.0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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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경찰이 31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이날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선 지난해 일어난 전국규모의 반정부 시위인 '게지 시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였다.

경찰은 앙카라에 모인 약 1천 명의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쐈다.

지난해 시위의 중심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 인근 거리에선 경찰이 내각 총사퇴를 외치는 시위대 수백명과 충돌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은 반정부 시위대에 법대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스탄불에서 열린 군중집회에서 수천명의 지지자들에게 "(반정부시위대에) 속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법을 준수하는 국민은 작년처럼 시위현장에 가면 안 된다.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정부는 치안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탁심광장에 경찰관 2만5천명, 물대포 차량 50대 등을 배치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으며 탁심광장으로 이어지는 게지공원에 시민의 출입을 통제했다.

또 경찰은 도로를 봉쇄하고 대중교통수단 운행을 중단해 탁심광장으로 접근을 차단했다.

이스탄불 주 당국은 지난해 시위대가 점거했던 보스포루스 대교의 보안 강화를 위해 헬기까지 동원했다.

삼순과 네브셰히르, 시놉 등 동부 지역의 경찰은 인력 지원차 항공편 등을 이용해 이스탄불로 집결했으며, 수도 앙카라와 이즈미르, 부르사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경찰이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시위대의 폭력성을 부각시키려는 정부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면서 평화적 시위를 당부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원하는 대로 시위하도록 허용하라. 그들은 남을 해치지 않는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는 5월 27일 소수의 환경운동가들이 게지공원 재개발 공사를 막기 위해 공원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인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경찰과 시청 직원 등은 텐트를 태우고 소규모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했고 이런 과잉진압 장면이 담긴 사진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면서 전국적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한편 지난해 시위를 주도한 시민사회단체 연합체인 '탁심연대'는 이날 오후 5시 탁심광장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지난해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겠다며 시민에게 참가해달라고 호소했다.

탁심연대는 또 최루가스를 마시고 나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159일 동안 혼수상태로 있다가 전날 숨진 64세 여성 엘리프 체르믹씨의 추모식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체르믹씨는 지난해 12월 이스탄불 카드쿄이에서 남편과 함께 이스탄불 제3공항 건설 등 대규모 개발 공사로 녹지가 파괴된다며 이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했다.

터키공공노조연맹(KESK)도 조합원들에게 게지 시위 1주년 집회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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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경찰, 반정부 시위대에 최루탄·물대포
    • 입력 2014-06-01 02:30:57
    • 수정2014-06-01 15:22:40
    연합뉴스
터키 경찰이 31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이날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선 지난해 일어난 전국규모의 반정부 시위인 '게지 시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였다.

경찰은 앙카라에 모인 약 1천 명의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쐈다.

지난해 시위의 중심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 인근 거리에선 경찰이 내각 총사퇴를 외치는 시위대 수백명과 충돌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은 반정부 시위대에 법대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스탄불에서 열린 군중집회에서 수천명의 지지자들에게 "(반정부시위대에) 속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법을 준수하는 국민은 작년처럼 시위현장에 가면 안 된다.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정부는 치안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탁심광장에 경찰관 2만5천명, 물대포 차량 50대 등을 배치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으며 탁심광장으로 이어지는 게지공원에 시민의 출입을 통제했다.

또 경찰은 도로를 봉쇄하고 대중교통수단 운행을 중단해 탁심광장으로 접근을 차단했다.

이스탄불 주 당국은 지난해 시위대가 점거했던 보스포루스 대교의 보안 강화를 위해 헬기까지 동원했다.

삼순과 네브셰히르, 시놉 등 동부 지역의 경찰은 인력 지원차 항공편 등을 이용해 이스탄불로 집결했으며, 수도 앙카라와 이즈미르, 부르사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경찰이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시위대의 폭력성을 부각시키려는 정부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면서 평화적 시위를 당부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원하는 대로 시위하도록 허용하라. 그들은 남을 해치지 않는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는 5월 27일 소수의 환경운동가들이 게지공원 재개발 공사를 막기 위해 공원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인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경찰과 시청 직원 등은 텐트를 태우고 소규모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했고 이런 과잉진압 장면이 담긴 사진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면서 전국적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한편 지난해 시위를 주도한 시민사회단체 연합체인 '탁심연대'는 이날 오후 5시 탁심광장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지난해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겠다며 시민에게 참가해달라고 호소했다.

탁심연대는 또 최루가스를 마시고 나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159일 동안 혼수상태로 있다가 전날 숨진 64세 여성 엘리프 체르믹씨의 추모식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체르믹씨는 지난해 12월 이스탄불 카드쿄이에서 남편과 함께 이스탄불 제3공항 건설 등 대규모 개발 공사로 녹지가 파괴된다며 이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했다.

터키공공노조연맹(KESK)도 조합원들에게 게지 시위 1주년 집회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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