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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올인하는 오바마…이번엔 성과낼까?
입력 2014.06.03 (01:49) 수정 2014.06.03 (16:32)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기 임기 핵심 어젠다인 기후변화 대응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1기 임기 때도 이를 강력하게 밀어붙였으나 정치권 반발에 가로막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 등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의회 입법 과정을 우회하기 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써온 행정명령(EO) 권한을 동원하려 하고 있으나 공화당과 업계가 벌써 반기를 들고 있다.

◇ "발전소 탄소 배출 줄이고 자동차 연비 높이자" = 미국은 중국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 총량이 세계 2위이고 1인당 배출량은 1위이다.

두 나라의 배출량이 전 세계의 40%를 넘는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이에 따라 2일(현지시간) 2030년까지 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과 비교해 최대 30% 줄이기로 했다.

미국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내놓은 기후변화 관련 정책 가운데 가장 강력한 내용이다.

환경보호청은 이를 위해 미국 내 화력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해마다 5억t씩 줄여나갈 방침이다.

600여개 화력발전소의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고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40%가 발전 부문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가동 중인 화력발전소의 평균 운전 기간은 42년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초과하는 것도 대부분 이들 낡은 발전소"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인터넷·라디오 주례 연설에서는 워싱턴DC의 국립 아동의료원을 방문해 탄소 배출을 규제하면 해마다 10만명의 천식 환자와 2천100명의 심장마비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자동차 연료 효율, 즉 연비 제고도 그가 밀어붙이는 핵심 정책이다.

이를 위해 2012년 8월 승용차와 경트럭의 연비를 2025년까지 갤런당 54.5마일(ℓ당 23.3㎞)까지 향상시키도록 하는 내용의 연료 효율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중형 및 대형 트럭의 연비 기준을 새로 수립하라고 교통부와 환경보호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에 지시했다.

중대형 트럭은 전체 미국 자동차의 4%에 불과하지만 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은 25%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밖에 의회에 원유 및 천연가스 업계에 제공하는 연간 40억달러의 보조금 지급 중단 및 전기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위한 20억달러 상당의 '에너지 안보 기금' 설립도 촉구하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 등도 해외 순방 때 각국과 기후변화 공동 대응 등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 의회 우회하려 행정명령 발동…공화·업계 반발 =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에도 '독자 행동'에 나섰다.

의회의 협조를 받아 규제안을 새로 입법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1970년 제정된 대기오염방지법을 근거로 각 주(州)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규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권을 발동한 것이다.

수은, 비소 등 독성 오염물질의 공기 중 배출을 막는 것이 골자인 이 법안을 확대 해석해 온실가스 또한 오염물질로 분류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규제안이 시행되면 각 주는 풍력 또는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거나 연료 효율이 높은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임기 때도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의제로 삼아 의회를 통해 관련 법을 만들어보려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공화당의 반발에 밀려 번번이 무위에 그쳤다.

대표적으로 2009년 취임 직후 코펜하겐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탄소 배출량을 2020년까지 17%, 2050년까지 83% 줄이겠다고 공언했으나 정작 2010년 국내 입법 과정에서 탄광·발전·자동차 업계의 로비와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했다.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주고 미국 경제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게 공화당과 업계의 논리다.

이번 규제안에 대해서도 당장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이 티먼스 미국제조업협회(NAM) 대표는 성명을 내고 "국가 에너지 자원 중에서 신뢰성 있고 풍부한 자원을 제외함으로써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엔지(공화·와이오밍) 상원의원은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8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난 주말 라디오 연설에서 "규제를 통해 공기가 깨끗해지고 산성비도 크게 줄었지만 미국 경제는 계속 성장해 왔다.

플라스틱의 발암물질과 자동차 연료의 납을 규제했을 때 우리 기업은 더 좋은 대체품을 만들어 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2월에도 "대기 오염 없이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가설은 잘못된 것이다.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혁신 부문에서 일자리가 늘고 운전자의 돈을 아껴주는 동시에 경제와 환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해외 원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처럼 의회가 연방정부 차원의 입법을 해주지 않더라고 각 주가 자발적으로 환경 규제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월마트 매장을 방문해 에너지 효율 제고를 강조하면서 300개 이상의 기업과 주 및 지방 정부가 태양 에너지 기술 사용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 ‘기후변화 대응’ 올인하는 오바마…이번엔 성과낼까?
    • 입력 2014-06-03 01:49:14
    • 수정2014-06-03 16:32:09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기 임기 핵심 어젠다인 기후변화 대응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1기 임기 때도 이를 강력하게 밀어붙였으나 정치권 반발에 가로막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 등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의회 입법 과정을 우회하기 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써온 행정명령(EO) 권한을 동원하려 하고 있으나 공화당과 업계가 벌써 반기를 들고 있다.

◇ "발전소 탄소 배출 줄이고 자동차 연비 높이자" = 미국은 중국에 이어 온실가스 배출 총량이 세계 2위이고 1인당 배출량은 1위이다.

두 나라의 배출량이 전 세계의 40%를 넘는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이에 따라 2일(현지시간) 2030년까지 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과 비교해 최대 30% 줄이기로 했다.

미국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내놓은 기후변화 관련 정책 가운데 가장 강력한 내용이다.

환경보호청은 이를 위해 미국 내 화력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해마다 5억t씩 줄여나갈 방침이다.

600여개 화력발전소의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고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40%가 발전 부문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가동 중인 화력발전소의 평균 운전 기간은 42년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초과하는 것도 대부분 이들 낡은 발전소"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인터넷·라디오 주례 연설에서는 워싱턴DC의 국립 아동의료원을 방문해 탄소 배출을 규제하면 해마다 10만명의 천식 환자와 2천100명의 심장마비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자동차 연료 효율, 즉 연비 제고도 그가 밀어붙이는 핵심 정책이다.

이를 위해 2012년 8월 승용차와 경트럭의 연비를 2025년까지 갤런당 54.5마일(ℓ당 23.3㎞)까지 향상시키도록 하는 내용의 연료 효율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중형 및 대형 트럭의 연비 기준을 새로 수립하라고 교통부와 환경보호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에 지시했다.

중대형 트럭은 전체 미국 자동차의 4%에 불과하지만 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은 25%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밖에 의회에 원유 및 천연가스 업계에 제공하는 연간 40억달러의 보조금 지급 중단 및 전기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위한 20억달러 상당의 '에너지 안보 기금' 설립도 촉구하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 등도 해외 순방 때 각국과 기후변화 공동 대응 등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 의회 우회하려 행정명령 발동…공화·업계 반발 =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에도 '독자 행동'에 나섰다.

의회의 협조를 받아 규제안을 새로 입법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1970년 제정된 대기오염방지법을 근거로 각 주(州)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규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권을 발동한 것이다.

수은, 비소 등 독성 오염물질의 공기 중 배출을 막는 것이 골자인 이 법안을 확대 해석해 온실가스 또한 오염물질로 분류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규제안이 시행되면 각 주는 풍력 또는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거나 연료 효율이 높은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임기 때도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의제로 삼아 의회를 통해 관련 법을 만들어보려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공화당의 반발에 밀려 번번이 무위에 그쳤다.

대표적으로 2009년 취임 직후 코펜하겐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탄소 배출량을 2020년까지 17%, 2050년까지 83% 줄이겠다고 공언했으나 정작 2010년 국내 입법 과정에서 탄광·발전·자동차 업계의 로비와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했다.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주고 미국 경제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게 공화당과 업계의 논리다.

이번 규제안에 대해서도 당장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이 티먼스 미국제조업협회(NAM) 대표는 성명을 내고 "국가 에너지 자원 중에서 신뢰성 있고 풍부한 자원을 제외함으로써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엔지(공화·와이오밍) 상원의원은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8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난 주말 라디오 연설에서 "규제를 통해 공기가 깨끗해지고 산성비도 크게 줄었지만 미국 경제는 계속 성장해 왔다.

플라스틱의 발암물질과 자동차 연료의 납을 규제했을 때 우리 기업은 더 좋은 대체품을 만들어 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2월에도 "대기 오염 없이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가설은 잘못된 것이다.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혁신 부문에서 일자리가 늘고 운전자의 돈을 아껴주는 동시에 경제와 환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해외 원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처럼 의회가 연방정부 차원의 입법을 해주지 않더라고 각 주가 자발적으로 환경 규제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월마트 매장을 방문해 에너지 효율 제고를 강조하면서 300개 이상의 기업과 주 및 지방 정부가 태양 에너지 기술 사용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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