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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뛰기 김덕현 ‘부상 후유증에도 AG 향해 뛴다’
입력 2014.06.05 (19:09) 수정 2014.06.05 (19:10) 연합뉴스
"처음에는 의사 선생님이 운동을 못한다고 했어요."

한국 남자 멀리뛰기의 간판스타 김덕현(29·광주시청)이 잔뜩 테이핑을 한 왼쪽 발목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김덕현은 불모지로 꼽히는 한국 육상의 트랙·필드 종목에서 국제무대 경쟁력을 보인 몇 안 되는 스타 가운데 하나다.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세단뛰기에서 12명 중 9위에 올라 1999년 이진택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톱10'에 올라 한국 육상의 보배로 주목받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덕현은 이듬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 육상의 희망이었다.

그는 이 대회 남자 멀리뛰기에서 8m2를 뛰어 결승에 진출,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한 선수가 됐다.

그러나 한국 육상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린 이 경기가 김덕현의 선수 인생에는 치명적인 날이 됐다.

예선 3차 시기에서 도약하는 과정에 왼쪽 발목이 돌아가 인대가 끊어지는 심한 부상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날 테이핑한 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부상의 여파는 아직도 김덕현을 괴롭히고 있다.

김덕현은 "이듬해에 런던 올림픽이 열린 탓에 복귀를 서두르는 바람에 부상 관리에 미흡해 더 안좋아졌다"면서 "처음에는 운동도 못할 것이라고 했고, 지금도 예전 모습으로 회복은 안된다더라"고 말했다.

이 부상 탓에 김덕현은 멀리뛰기 선수에게 필수적인 스피드를 잃어버렸다.

그는 "힘을 세게 주면 전기가 오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와 속도를 낼 수가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 말은 이제 2009년 한국 기록(8m20)을 작성하던 때만큼의 기량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때는 단거리 선수들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스피드가 좋았거든요. 많이 아쉽죠. 그때만 하더라도 해외 정상급 선수들과도 대등하게 싸웠는데요. '나는 더 큰물에서 논다'고 생각했었어요."

과거를 떠올리는 김덕현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그러나 아픔에 비례해 깊어진 성숙함도 느껴졌다.

코치의 지도 방식이 맞지 않는다며 배우기를 거부하고, 짜증 섞인 말투로 직설적이고 짧은 소감을 툭툭 던지던 예전의 '4차원 김덕현'은 보이지 않았다.

인터뷰 요청에 "곧 경기가 시작되니 옆으로 가서 이야기하자"며 자리를 옮기는 다른 모습의 김덕현이 보였다.

김덕현은 "속도가 떨어진 만큼 이를 만회하려 점프 각도를 더 키우는 새로운 스타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 경기장에서의 불타는 승리욕은 여전하다.

5일 여수 망마경기장에서 열린 제42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멀리뛰기에서 김덕현은 7m86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5차 시기까지 7m59에 그치던 김덕현은 황현태(한국체대)가 마지막 6차 시기에 7m72를 뛰어 앞서가자 마지막 도약에서 7m86을 뛰고는 주먹을 쥐었다.

김덕현은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모든 힘을 쏟지 않았는데, 젊은 선수가 넘어서기에 마지막에 힘을 좀 냈다"며 멋쩍게 웃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전망도 마찬가지다.

김덕현은 "어차피 아시안게임은 8m대에서의 싸움인데, 지난해 8m8도 뛰어봤고, 비공인 기록으로는 8m22도 기록한 적 있다"면서 "금메달 욕심은 난다"고 말했다.
  • 멀리뛰기 김덕현 ‘부상 후유증에도 AG 향해 뛴다’
    • 입력 2014-06-05 19:09:56
    • 수정2014-06-05 19:10:40
    연합뉴스
"처음에는 의사 선생님이 운동을 못한다고 했어요."

한국 남자 멀리뛰기의 간판스타 김덕현(29·광주시청)이 잔뜩 테이핑을 한 왼쪽 발목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김덕현은 불모지로 꼽히는 한국 육상의 트랙·필드 종목에서 국제무대 경쟁력을 보인 몇 안 되는 스타 가운데 하나다.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세단뛰기에서 12명 중 9위에 올라 1999년 이진택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톱10'에 올라 한국 육상의 보배로 주목받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덕현은 이듬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 육상의 희망이었다.

그는 이 대회 남자 멀리뛰기에서 8m2를 뛰어 결승에 진출,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한 선수가 됐다.

그러나 한국 육상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린 이 경기가 김덕현의 선수 인생에는 치명적인 날이 됐다.

예선 3차 시기에서 도약하는 과정에 왼쪽 발목이 돌아가 인대가 끊어지는 심한 부상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날 테이핑한 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부상의 여파는 아직도 김덕현을 괴롭히고 있다.

김덕현은 "이듬해에 런던 올림픽이 열린 탓에 복귀를 서두르는 바람에 부상 관리에 미흡해 더 안좋아졌다"면서 "처음에는 운동도 못할 것이라고 했고, 지금도 예전 모습으로 회복은 안된다더라"고 말했다.

이 부상 탓에 김덕현은 멀리뛰기 선수에게 필수적인 스피드를 잃어버렸다.

그는 "힘을 세게 주면 전기가 오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와 속도를 낼 수가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 말은 이제 2009년 한국 기록(8m20)을 작성하던 때만큼의 기량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때는 단거리 선수들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스피드가 좋았거든요. 많이 아쉽죠. 그때만 하더라도 해외 정상급 선수들과도 대등하게 싸웠는데요. '나는 더 큰물에서 논다'고 생각했었어요."

과거를 떠올리는 김덕현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그러나 아픔에 비례해 깊어진 성숙함도 느껴졌다.

코치의 지도 방식이 맞지 않는다며 배우기를 거부하고, 짜증 섞인 말투로 직설적이고 짧은 소감을 툭툭 던지던 예전의 '4차원 김덕현'은 보이지 않았다.

인터뷰 요청에 "곧 경기가 시작되니 옆으로 가서 이야기하자"며 자리를 옮기는 다른 모습의 김덕현이 보였다.

김덕현은 "속도가 떨어진 만큼 이를 만회하려 점프 각도를 더 키우는 새로운 스타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 경기장에서의 불타는 승리욕은 여전하다.

5일 여수 망마경기장에서 열린 제42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멀리뛰기에서 김덕현은 7m86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5차 시기까지 7m59에 그치던 김덕현은 황현태(한국체대)가 마지막 6차 시기에 7m72를 뛰어 앞서가자 마지막 도약에서 7m86을 뛰고는 주먹을 쥐었다.

김덕현은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모든 힘을 쏟지 않았는데, 젊은 선수가 넘어서기에 마지막에 힘을 좀 냈다"며 멋쩍게 웃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전망도 마찬가지다.

김덕현은 "어차피 아시안게임은 8m대에서의 싸움인데, 지난해 8m8도 뛰어봤고, 비공인 기록으로는 8m22도 기록한 적 있다"면서 "금메달 욕심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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