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새 전략…‘경쟁 체제’로 AG 준비

입력 2014.06.06 (09:56) 수정 2014.06.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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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 런던 올림픽 등 지난 몇 년간 주요 대회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한 한국 육상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위기 탈출을 준비하고 있다.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이 지난해 두 번째 임기를 맞으면서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도출한 새로운 전략은 '경쟁 체제'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개최국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한국 육상이 내놓은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당시 단거리 유망주를 해외로 훈련 보내 대회에 출전시키고 계주에 힘을 집중하는 등 전략 종목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애초 목표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실패였다.

육상연맹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목표로 지난해 전략을 수정했다.

집중할 곳을 정해 두고 앞장서서 육성할 것이 아니라, 1차적으로 선수와 지도자에게 기량 향상의 책임을 부여한 뒤 성과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연맹은 국내 대회에서의 경쟁을 통해 기량 향상의 성과를 증명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 태극마크를 6월 25∼27일 김천에서 열리는 전국선수권대회 1위 선수에게 우선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종전에는 종별선수권대회, KBS배 전국대회, 전국선수권대회 등 3대 전국대회 등에서 작성된 기록을 중심으로 대표를 선발했다.

이제는 대표가 되고 싶다면 정면 대결을 벌여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일단 효과는 보인다.

지난달 종별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 200m 결승전 출발선에 여호수아(27·인천시청), 김국영(24·안양시청), 박봉고(23·구미시청) 등 국내 최고의 단거리 선수가 나란히 섰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최고 선수들의 빅 이벤트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5일 여수 망마경기장에서 열린 KBS배 전국대회 여자 100m 결승전에서는 1위 김민지(제주도청·11초93)부터 5위 박소연(김포시청·11초99)까지 5명의 선수가 0.06초 내에서 경쟁했다.

비록 초속 2.4m 뒷바람의 영향이 있어 참고 기록으로 남았지만, 이렇게 많은 선수가 11초대를 찍은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는 전언이다.

육상연맹에서 작성한 KBS배 대회의 자료집에도 종목별로 주요 선수를 2∼3명씩 소개해 '매치업'을 만드는 등, 곳곳에서 선수들의 경쟁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국 육상이 경쟁을 유도하면서 의도하는 것은 일선 지도자들의 실력 향상이다.

육상연맹 김복주 기술위원장은 "회장님께서 '지도자가 크면 선수는 저절로 큰다'며 지도자 바로세우기를 강조하고 계시다"면서 "최근에는 세미나에서 의견 교환이 활발히 이뤄지는 등 '공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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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육상 새 전략…‘경쟁 체제’로 AG 준비
    • 입력 2014-06-06 09:56:21
    • 수정2014-06-06 10:59:15
    연합뉴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 런던 올림픽 등 지난 몇 년간 주요 대회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한 한국 육상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위기 탈출을 준비하고 있다.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이 지난해 두 번째 임기를 맞으면서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도출한 새로운 전략은 '경쟁 체제'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개최국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한국 육상이 내놓은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당시 단거리 유망주를 해외로 훈련 보내 대회에 출전시키고 계주에 힘을 집중하는 등 전략 종목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애초 목표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실패였다. 육상연맹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목표로 지난해 전략을 수정했다. 집중할 곳을 정해 두고 앞장서서 육성할 것이 아니라, 1차적으로 선수와 지도자에게 기량 향상의 책임을 부여한 뒤 성과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연맹은 국내 대회에서의 경쟁을 통해 기량 향상의 성과를 증명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 태극마크를 6월 25∼27일 김천에서 열리는 전국선수권대회 1위 선수에게 우선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종전에는 종별선수권대회, KBS배 전국대회, 전국선수권대회 등 3대 전국대회 등에서 작성된 기록을 중심으로 대표를 선발했다. 이제는 대표가 되고 싶다면 정면 대결을 벌여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일단 효과는 보인다. 지난달 종별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 200m 결승전 출발선에 여호수아(27·인천시청), 김국영(24·안양시청), 박봉고(23·구미시청) 등 국내 최고의 단거리 선수가 나란히 섰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최고 선수들의 빅 이벤트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5일 여수 망마경기장에서 열린 KBS배 전국대회 여자 100m 결승전에서는 1위 김민지(제주도청·11초93)부터 5위 박소연(김포시청·11초99)까지 5명의 선수가 0.06초 내에서 경쟁했다. 비록 초속 2.4m 뒷바람의 영향이 있어 참고 기록으로 남았지만, 이렇게 많은 선수가 11초대를 찍은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는 전언이다. 육상연맹에서 작성한 KBS배 대회의 자료집에도 종목별로 주요 선수를 2∼3명씩 소개해 '매치업'을 만드는 등, 곳곳에서 선수들의 경쟁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국 육상이 경쟁을 유도하면서 의도하는 것은 일선 지도자들의 실력 향상이다. 육상연맹 김복주 기술위원장은 "회장님께서 '지도자가 크면 선수는 저절로 큰다'며 지도자 바로세우기를 강조하고 계시다"면서 "최근에는 세미나에서 의견 교환이 활발히 이뤄지는 등 '공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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