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1등 업체 어디야? 시장점유율 논란

입력 2014.06.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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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필수 가전으로 떠오른 제습기 시장이 혼탁한 양상이다.

LG전자, 위닉스, 삼성전자, 위니아만도 등은 잇따라 제습기 신제품을 내놓고 대대적으로 광고·마케팅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마다 '1등 브랜드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홍보하는 반면 정확한 판매량 자료나 시장조사기관은 없어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올해 일부 신제품에 붙은 인버터 기능을 놓고도 말들이 많다.

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습기 시장 수요는 240만∼25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09년 4만대에 불과하던 시장이 5년 사이에 60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2012년 40만대에서 지난해 130만대로 불어났고, 올해는 다시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시장 점유율이다.

제습기에 특화한 선발 업체인 위닉스는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Gfk의 자료를 토대로 국내 시장에서 6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고 주장한다. 점유율이 거의 50%에 육박한다.

Gfk 자료로는 LG전자가 20%대 중반, 삼성전자가 10%, 그 외 업체들이 10% 정도를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닉스는 올해 100만대를 돌파해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설명은 다르다.

LG전자는 자사의 주력 유통경로인 'LG 베스트숍(best shop)'에서 팔리는 물량이 Gfk 자료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위닉스의 점유율 주장이 실제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LG 측은 제습기뿐만 아니라 다른 가전제품도 베스트숍 물량을 Gfk에 자료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반대로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의 시장점유율 조사(소매제품 판매 기준)를 인용해 2007년부터 글로벌 제습기 시장에서 7년 연속 판매 1위를 지켜왔다고 주장했다.

LG전자는 지난달 18일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제습기 판매량 1천만대를 돌파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위닉스 측은 국내 유통물량 자료도 제출하지 않는 LG전자의 글로벌 점유율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이 1위라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올해 1∼5월 자사 제품의 판매량(금액 기준)이 지난해보다 무려 6배나 성장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삼성은 특히 인버터 제습기가 전체 자사 제습기 판매물량의 60%를 차지하며 제습기 판매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버터(inverter)란 주변 온도에 따라 제습력을 조절하는 장치다. 전압 변환으로 모터 회전수를 제어하는 원리다.

인버터를 탑재한 제습기는 일반 정속형 제품보다 7만∼10만원 비싸게 출시됐다.

인버터 기능을 놓고도 '실제 가정에서 필수적이다', '가격만 올린 옵션이다' 등의 말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다수 가정이 제습기를 늘 틀어놓는 게 아니라 습기가 많이 찼을 때 틀어서 단시간에 방을 말리는 기능으로 쓴다"면서 "인버터를 달았다는 건 제품 가격을 올리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습기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인버터형이 나온 것"이라며 "매장에서도 가정의 필요에 따라 정속형 제품을 권유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TV나 스마트폰같이 시장조사기관에서 글로벌 기준으로 비교적 객관적인 점유율을 발표하는 제품들과 달리 제습기의 경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반면 소비자가 신뢰할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소비자의 제품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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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습기 1등 업체 어디야? 시장점유율 논란
    • 입력 2014-06-06 10:02:36
    연합뉴스
여름 필수 가전으로 떠오른 제습기 시장이 혼탁한 양상이다. LG전자, 위닉스, 삼성전자, 위니아만도 등은 잇따라 제습기 신제품을 내놓고 대대적으로 광고·마케팅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마다 '1등 브랜드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홍보하는 반면 정확한 판매량 자료나 시장조사기관은 없어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올해 일부 신제품에 붙은 인버터 기능을 놓고도 말들이 많다. 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습기 시장 수요는 240만∼25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09년 4만대에 불과하던 시장이 5년 사이에 60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2012년 40만대에서 지난해 130만대로 불어났고, 올해는 다시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시장 점유율이다. 제습기에 특화한 선발 업체인 위닉스는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Gfk의 자료를 토대로 국내 시장에서 6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고 주장한다. 점유율이 거의 50%에 육박한다. Gfk 자료로는 LG전자가 20%대 중반, 삼성전자가 10%, 그 외 업체들이 10% 정도를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닉스는 올해 100만대를 돌파해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설명은 다르다. LG전자는 자사의 주력 유통경로인 'LG 베스트숍(best shop)'에서 팔리는 물량이 Gfk 자료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위닉스의 점유율 주장이 실제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LG 측은 제습기뿐만 아니라 다른 가전제품도 베스트숍 물량을 Gfk에 자료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반대로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의 시장점유율 조사(소매제품 판매 기준)를 인용해 2007년부터 글로벌 제습기 시장에서 7년 연속 판매 1위를 지켜왔다고 주장했다. LG전자는 지난달 18일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제습기 판매량 1천만대를 돌파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위닉스 측은 국내 유통물량 자료도 제출하지 않는 LG전자의 글로벌 점유율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이 1위라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올해 1∼5월 자사 제품의 판매량(금액 기준)이 지난해보다 무려 6배나 성장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삼성은 특히 인버터 제습기가 전체 자사 제습기 판매물량의 60%를 차지하며 제습기 판매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버터(inverter)란 주변 온도에 따라 제습력을 조절하는 장치다. 전압 변환으로 모터 회전수를 제어하는 원리다. 인버터를 탑재한 제습기는 일반 정속형 제품보다 7만∼10만원 비싸게 출시됐다. 인버터 기능을 놓고도 '실제 가정에서 필수적이다', '가격만 올린 옵션이다' 등의 말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다수 가정이 제습기를 늘 틀어놓는 게 아니라 습기가 많이 찼을 때 틀어서 단시간에 방을 말리는 기능으로 쓴다"면서 "인버터를 달았다는 건 제품 가격을 올리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습기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인버터형이 나온 것"이라며 "매장에서도 가정의 필요에 따라 정속형 제품을 권유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TV나 스마트폰같이 시장조사기관에서 글로벌 기준으로 비교적 객관적인 점유율을 발표하는 제품들과 달리 제습기의 경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반면 소비자가 신뢰할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소비자의 제품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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