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리, 니우에 초등학생 질문에 ‘진땀’

입력 2014.06.0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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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섬나라 니우에를 방문 중인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5일(현지시간) 니우에 초등학생들과 질의 답변 시간을 가졌다가 진땀을 뺐다.

학생들이 가벼운 질문이나 던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키 총리는 이날 오후 학생들이 부르는 감동적인 노랫소리를 들으며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는 좋았으나 질의 답변 시간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학생들이 정치인에 대한 건전한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며 쏟아내는 질문에 답변하느라 30분 동안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질문 중에는 정치인들이 선의의 거짓말쟁이라는 말에 동의하는지 여부, 니우에 정부가 원조자금을 현명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 한 나라의 지도자가 여러 부서의 장관직을 갖는 게 적절한 것인지 여부 등이 있었다.

마지막 질문은 토케 탈라기 니우에 총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밖에도 니우에에 수용할만한 시설이 부족한 데도 중국인들에게 영주권이 주어지는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 자리에 탈라기 총리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뉴질랜드 야당의원인 데이비드 시어러 전 노동당 대표와 메티리아 투레이 녹색당 공동 대표가 방청석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불쑥불쑥 답변에 끼어들어 키 총리를 은근히 신경 쓰게 만들었다.

특히 키 총리가 첫 번째 질문과 관련해 자신을 선의의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말을 꺼내자 시어러 의원이 불쑥 "그는 일급 거짓말쟁이"라고 끼어들었다.

또 키 총리가 투자 은행가로서 일했던 시절의 삶과 뉴질랜드가 기후 변화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를 시작하자 투레이 공동대표는 동의할 수 없다는 듯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눈알을 굴리기도 했다.

진땀을 흘리며 그런대로 무난하게 질문을 받아내던 던 키 총리는 정치 지망생에게 어떤 충고를 해주겠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앞줄에 앉아 자신에게 일격을 가했던 시어러 의원에게 복수할 기회가 왔다는 듯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충고는 "국민당에 들어오라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키 총리는 뉴질랜드가 현재 사모아나 통가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1인당으로 따지면 그보다 더 많은 약 1천700만 달러의 원조를 니우에에 제공하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그는 뉴질랜드 원조액수를 1인당으로 따지면 사모아는 250달러, 통가는 400달러, 니우에는 1만 8천 달러 수준이라며 "여러분이 니우에 사람이라면 괜찮은 것"이라고 말했다.

니우에는 뉴질랜드 자치령으로 인구는 1천500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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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질랜드 총리, 니우에 초등학생 질문에 ‘진땀’
    • 입력 2014-06-06 13:24:20
    연합뉴스
남태평양 섬나라 니우에를 방문 중인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5일(현지시간) 니우에 초등학생들과 질의 답변 시간을 가졌다가 진땀을 뺐다. 학생들이 가벼운 질문이나 던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키 총리는 이날 오후 학생들이 부르는 감동적인 노랫소리를 들으며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는 좋았으나 질의 답변 시간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학생들이 정치인에 대한 건전한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며 쏟아내는 질문에 답변하느라 30분 동안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질문 중에는 정치인들이 선의의 거짓말쟁이라는 말에 동의하는지 여부, 니우에 정부가 원조자금을 현명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 한 나라의 지도자가 여러 부서의 장관직을 갖는 게 적절한 것인지 여부 등이 있었다. 마지막 질문은 토케 탈라기 니우에 총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밖에도 니우에에 수용할만한 시설이 부족한 데도 중국인들에게 영주권이 주어지는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 자리에 탈라기 총리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뉴질랜드 야당의원인 데이비드 시어러 전 노동당 대표와 메티리아 투레이 녹색당 공동 대표가 방청석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불쑥불쑥 답변에 끼어들어 키 총리를 은근히 신경 쓰게 만들었다. 특히 키 총리가 첫 번째 질문과 관련해 자신을 선의의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말을 꺼내자 시어러 의원이 불쑥 "그는 일급 거짓말쟁이"라고 끼어들었다. 또 키 총리가 투자 은행가로서 일했던 시절의 삶과 뉴질랜드가 기후 변화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를 시작하자 투레이 공동대표는 동의할 수 없다는 듯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눈알을 굴리기도 했다. 진땀을 흘리며 그런대로 무난하게 질문을 받아내던 던 키 총리는 정치 지망생에게 어떤 충고를 해주겠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앞줄에 앉아 자신에게 일격을 가했던 시어러 의원에게 복수할 기회가 왔다는 듯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충고는 "국민당에 들어오라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키 총리는 뉴질랜드가 현재 사모아나 통가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1인당으로 따지면 그보다 더 많은 약 1천700만 달러의 원조를 니우에에 제공하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그는 뉴질랜드 원조액수를 1인당으로 따지면 사모아는 250달러, 통가는 400달러, 니우에는 1만 8천 달러 수준이라며 "여러분이 니우에 사람이라면 괜찮은 것"이라고 말했다. 니우에는 뉴질랜드 자치령으로 인구는 1천500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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