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종횡무진 차승원 “새로운 시도 계속해야죠”

입력 2014.06.06 (14:34) 수정 2014.06.0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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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적어도 새롭고 신선하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그런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나가고 싶어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목마름이 커졌던 걸까?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차승원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영화를 찍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재한 감독의 '포화속으로'(2010) 이후 드라마에는 간간이 출연했으나 영화 복귀는 오랜만이다. 장진 감독의 '하이힐'에서 그는 전설의 무술 실력을 지닌 형사 지욱 역을 맡았다.

사실 '하이힐'은 그에게 두 가지 도전이었다. 누아르 장르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데다가 성전환자를 꿈꾸는 형사 역할도 처음이었다. 장르도, 역할도 새로웠던 셈이다.

그는 "어느 순간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익숙한 길로 가는 듯 연기를 하고 있었다"며 "그런 게 싫어졌었다"고 했다.

장르도 역할도 새로웠기에 약간의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그런 역할을 한 이가 장진 감독이다. 그는 장 감독과 '박수칠 때 떠나라'(2005), '아들'(2007)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친한 사람 앞에서 연기하는 건 더 불편해요. 제가 가진 별것 아닌 무기들을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랐어요. '익숙하고 그냥 답습하는 행동은 서로 하지 말자'고 의견을 모았죠. 그동안의 작품에선 현장에서 서로 대화도 많이 나눴는데 이번 영화에선 말도 잘 안 했어요. 그런 태도가 끝까지 가니까 약간 덜커덕거리긴 했죠. 그래도 기분 좋은 텐션(긴장)이었다고 할까요?"

그가 연기한 지욱은 자기 안에 숨은 여성성을 드러내지 않고자 과도하게 남자다움에 매몰된 인물이다. 육체를 단련해야 했고, 다른 형사들보다도 오히려 더 아드레날린을 분출해야 했다. 그래서 영화 안에는 다양한 액션 장면이 등장한다.

룸살롱에서 보여주는 현란한 주먹 다툼, 장미(이솜)를 구하고자 조직폭력배 2인자 허곤(오정세)을 만나러 가면서 벌이는 쌍칼 액션, 비 오는 날 우산을 쓴 채 비 한 방울 맞지 않으며 적을 격멸하는 장면 등 수컷 냄새 진하게 나는 우악스런 장면들이 이어진다.

"힘들었죠. 연습을 아무리 많이 해도, 실전에선 저와 연습하지 않은 분들도 있잖아요. 합이 절묘하게 맞아야 하는데 조금만 잘못해도 부상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술이나 물이 있는 테이블 위에서 싸우면 미끄럽죠. 조금만 잘못해도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위험한 장면이 많아 무릎이 돌아가고 팔목도 삐었어요. 제 추정에 최소 전치 8주 정도는 다친 거 같아요. 아니다 1년인가?" (웃음)

그는 성소수자 역할을 연기한 것에 대해선 "특정 인물을 표현해야 했다면 부담스러웠겠지만 어떤 집단에 속해있는 사람을 표현하는 것은 별로 부담되지 않았다"며 "만약 부담을 느낀다면 오히려 연기에 방해됐을 것"이라고 했다.

차승원은 꽤 오랫동안 쉬었다.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0)과 '최고의 사랑'(2011)으로 큰 주목을 받은 이후 연극 한 편을 제외하곤 연기 분야에선 활발히 활동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 쉼 없이 연기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 마음을 반영한 듯, '하이힐' 개봉을 앞두고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촬영 중이다.

"드라마는 시작해놓고 얼마든지 캐릭터를 변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영화 캐릭터는 고정돼 있지만, 드라마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육체적으로는 힘들죠. 최근에는 두 시간 정도밖에 못 잔 것 같아요."(웃음)

그는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北野武)처럼 연기도 하고, 예능도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꾼다. "예능에 출연하면 진지하지 못한 배우라는 건 일종의 편견"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다만, 배우로서의 연기관은 뚜렷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쓰레기 같은 작품을 찍더라도 그걸 보고 좋아하는 관객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배우는 책임감을 느끼고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쉬고 고민한다고 연기력이 일취월장하지 않잖아요. 배우는 부딪혀야 해요. 무수한 작품을 통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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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드라마 종횡무진 차승원 “새로운 시도 계속해야죠”
    • 입력 2014-06-06 14:34:04
    • 수정2014-06-06 22:32:12
    연합뉴스
"영화에서는 적어도 새롭고 신선하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그런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나가고 싶어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목마름이 커졌던 걸까?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차승원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영화를 찍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재한 감독의 '포화속으로'(2010) 이후 드라마에는 간간이 출연했으나 영화 복귀는 오랜만이다. 장진 감독의 '하이힐'에서 그는 전설의 무술 실력을 지닌 형사 지욱 역을 맡았다.

사실 '하이힐'은 그에게 두 가지 도전이었다. 누아르 장르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데다가 성전환자를 꿈꾸는 형사 역할도 처음이었다. 장르도, 역할도 새로웠던 셈이다.

그는 "어느 순간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익숙한 길로 가는 듯 연기를 하고 있었다"며 "그런 게 싫어졌었다"고 했다.

장르도 역할도 새로웠기에 약간의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그런 역할을 한 이가 장진 감독이다. 그는 장 감독과 '박수칠 때 떠나라'(2005), '아들'(2007)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친한 사람 앞에서 연기하는 건 더 불편해요. 제가 가진 별것 아닌 무기들을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랐어요. '익숙하고 그냥 답습하는 행동은 서로 하지 말자'고 의견을 모았죠. 그동안의 작품에선 현장에서 서로 대화도 많이 나눴는데 이번 영화에선 말도 잘 안 했어요. 그런 태도가 끝까지 가니까 약간 덜커덕거리긴 했죠. 그래도 기분 좋은 텐션(긴장)이었다고 할까요?"

그가 연기한 지욱은 자기 안에 숨은 여성성을 드러내지 않고자 과도하게 남자다움에 매몰된 인물이다. 육체를 단련해야 했고, 다른 형사들보다도 오히려 더 아드레날린을 분출해야 했다. 그래서 영화 안에는 다양한 액션 장면이 등장한다.

룸살롱에서 보여주는 현란한 주먹 다툼, 장미(이솜)를 구하고자 조직폭력배 2인자 허곤(오정세)을 만나러 가면서 벌이는 쌍칼 액션, 비 오는 날 우산을 쓴 채 비 한 방울 맞지 않으며 적을 격멸하는 장면 등 수컷 냄새 진하게 나는 우악스런 장면들이 이어진다.

"힘들었죠. 연습을 아무리 많이 해도, 실전에선 저와 연습하지 않은 분들도 있잖아요. 합이 절묘하게 맞아야 하는데 조금만 잘못해도 부상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술이나 물이 있는 테이블 위에서 싸우면 미끄럽죠. 조금만 잘못해도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위험한 장면이 많아 무릎이 돌아가고 팔목도 삐었어요. 제 추정에 최소 전치 8주 정도는 다친 거 같아요. 아니다 1년인가?" (웃음)

그는 성소수자 역할을 연기한 것에 대해선 "특정 인물을 표현해야 했다면 부담스러웠겠지만 어떤 집단에 속해있는 사람을 표현하는 것은 별로 부담되지 않았다"며 "만약 부담을 느낀다면 오히려 연기에 방해됐을 것"이라고 했다.

차승원은 꽤 오랫동안 쉬었다.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0)과 '최고의 사랑'(2011)으로 큰 주목을 받은 이후 연극 한 편을 제외하곤 연기 분야에선 활발히 활동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 쉼 없이 연기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 마음을 반영한 듯, '하이힐' 개봉을 앞두고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촬영 중이다.

"드라마는 시작해놓고 얼마든지 캐릭터를 변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영화 캐릭터는 고정돼 있지만, 드라마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육체적으로는 힘들죠. 최근에는 두 시간 정도밖에 못 잔 것 같아요."(웃음)

그는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北野武)처럼 연기도 하고, 예능도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꾼다. "예능에 출연하면 진지하지 못한 배우라는 건 일종의 편견"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다만, 배우로서의 연기관은 뚜렷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쓰레기 같은 작품을 찍더라도 그걸 보고 좋아하는 관객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배우는 책임감을 느끼고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쉬고 고민한다고 연기력이 일취월장하지 않잖아요. 배우는 부딪혀야 해요. 무수한 작품을 통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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