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부활투’ 송승준, 성공적인 ‘복귀전’

입력 2014.06.07 (20:19) 수정 2014.06.0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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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준(34·롯데 자이언츠)이 올 시즌 들어 최고의 공을 던졌다. 직구는 힘이 넘쳤고 포크볼은 타자의 허를 찔렀다.

무엇보다 송승준은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부닥쳤다.

송승준은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8차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지 18일 만에 마운드에 섰다.

보름 넘은 휴식기가 송승준에게는 전화위복이 된 듯했다. 최고 시속 146㎞의 직구는 타자 몸쪽을 강하게 압박해 들어갔고 힘이 넘쳤다.

송승준은 4회에 이미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삼진 6개를 빼앗아냈다.

압권은 3회였다. 1회를 4타자, 2회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송승준은 3회 2사에서 연속 안타와 유격수 실책으로 2사 2, 3루의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는 최근 3경기에서 5할(10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SK의 3연승을 이끈 임훈이 들어섰다.

송승준은 임훈을 맞아 초구부터 과감하게 145㎞ 직구를 찔러넣었다. 2구도 직구(143㎞), 3구도 직구(143㎞)였다. 볼 카운트는 어느덧 1볼 2스트라이크.

올 시즌 송승준은 위기 상황에서 이 정도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정면승부 대신 유인구를 던졌다.

2스트라이크까지 잘 잡고도 도망가는 공 2~3개를 던졌다가 풀카운트에 몰려 매번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을 보였던 송승준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송승준은 4구째도 스크라이크존에서 살짝 벗어난 바깥쪽 코스에 145㎞짜리 직구를 꽂아넣었다. 달라진 승부 패턴에 임훈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송승준이 5구째에 131㎞짜리 포크볼을 던지자 임훈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삼진을 잡고 위기에서 벗어난 송승준은 포효했다.

송승준이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승부를 가져가자 포크볼의 위력은 배가됐다. 크게 빠지는 포크볼에도 SK 타자들의 방망이는 자연스레 딸려 나왔다.

5회 이후 변화구 위주로 투구 패턴을 바꾼 송승준은 6회 2사에서 1, 2루에 주자를 내보내며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송승준은 지난 4~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이틀 연속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김강민을 상대로 변화구를 연속해서 던졌다.

2볼-1스트라이크에서는 다시 패턴을 바꿔 바깥쪽 코스에 144㎞ 직구를 꽂아넣었다. 김강민의 배트는 늦었고 결과는 2루수 땅볼이었다.

롯데 관계자가 말한 바로는 송승준에게 경기 전 긴장되느냐고 물어보니 "마음이 무척 홀가분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송승준은 올 시즌 9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7패에 평균자책점 7.14에 그치면서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보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질책은 스스로 감내해야 할 부분이지만 일부 팬들이 가족들에게까지 욕설을 퍼부었다는 얘기를 듣고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18일 동안의 휴식기 동안 마음을 다잡은 송승준은 한층 안정된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송승준은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실점은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 첫 무실점 피칭이었다. 피안타 7개에 볼넷은 하나도 없었고 삼진은 10개를 잡아냈다.

롯데는 송승준의 7이닝 무실점 역투에 이어 이명우(⅓이닝)-김성배(⅔이닝)-김승회(1이닝)로 이어진 불펜진이 리드를 잘 지켜 4-0으로 승리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SK를 밀어내고 하루 만에 5위 자리를 되찾은 롯데는 장원준(6승 2패), 쉐인 유먼(7승 2패), 크리스 옥스프링(5승 3패) 등 탄탄한 1~3선발진에다 4선발 송승준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옴에 따라 4강 싸움에서 탄력을 받게 됐다.

송승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동안 마음을 추스르는데 집중했다"면서 "더는 내려갈 데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며 심리적으로 안정된 것이 호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와 저의 가족들을 비난한 팬들도 결국에는 저에게 기대감이 있고 관심이 있어서이지 않겠느냐"면서 "그리고 그런 말을 안 들으려면 잘던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투수라면 원래 7이닝 이상은 기본으로 던져야 하는데, 6월에 처음으로 7이닝을 던져서 한편으로는 부끄럽다"며 "팀이 4강에 올라설 수 있도록 순위싸움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투구를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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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실점 부활투’ 송승준, 성공적인 ‘복귀전’
    • 입력 2014-06-07 20:19:14
    • 수정2014-06-07 20:51:01
    연합뉴스
송승준(34·롯데 자이언츠)이 올 시즌 들어 최고의 공을 던졌다. 직구는 힘이 넘쳤고 포크볼은 타자의 허를 찔렀다.

무엇보다 송승준은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부닥쳤다.

송승준은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8차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지 18일 만에 마운드에 섰다.

보름 넘은 휴식기가 송승준에게는 전화위복이 된 듯했다. 최고 시속 146㎞의 직구는 타자 몸쪽을 강하게 압박해 들어갔고 힘이 넘쳤다.

송승준은 4회에 이미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삼진 6개를 빼앗아냈다.

압권은 3회였다. 1회를 4타자, 2회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송승준은 3회 2사에서 연속 안타와 유격수 실책으로 2사 2, 3루의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는 최근 3경기에서 5할(10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SK의 3연승을 이끈 임훈이 들어섰다.

송승준은 임훈을 맞아 초구부터 과감하게 145㎞ 직구를 찔러넣었다. 2구도 직구(143㎞), 3구도 직구(143㎞)였다. 볼 카운트는 어느덧 1볼 2스트라이크.

올 시즌 송승준은 위기 상황에서 이 정도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정면승부 대신 유인구를 던졌다.

2스트라이크까지 잘 잡고도 도망가는 공 2~3개를 던졌다가 풀카운트에 몰려 매번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을 보였던 송승준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송승준은 4구째도 스크라이크존에서 살짝 벗어난 바깥쪽 코스에 145㎞짜리 직구를 꽂아넣었다. 달라진 승부 패턴에 임훈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송승준이 5구째에 131㎞짜리 포크볼을 던지자 임훈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삼진을 잡고 위기에서 벗어난 송승준은 포효했다.

송승준이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승부를 가져가자 포크볼의 위력은 배가됐다. 크게 빠지는 포크볼에도 SK 타자들의 방망이는 자연스레 딸려 나왔다.

5회 이후 변화구 위주로 투구 패턴을 바꾼 송승준은 6회 2사에서 1, 2루에 주자를 내보내며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송승준은 지난 4~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이틀 연속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김강민을 상대로 변화구를 연속해서 던졌다.

2볼-1스트라이크에서는 다시 패턴을 바꿔 바깥쪽 코스에 144㎞ 직구를 꽂아넣었다. 김강민의 배트는 늦었고 결과는 2루수 땅볼이었다.

롯데 관계자가 말한 바로는 송승준에게 경기 전 긴장되느냐고 물어보니 "마음이 무척 홀가분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송승준은 올 시즌 9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7패에 평균자책점 7.14에 그치면서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보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질책은 스스로 감내해야 할 부분이지만 일부 팬들이 가족들에게까지 욕설을 퍼부었다는 얘기를 듣고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18일 동안의 휴식기 동안 마음을 다잡은 송승준은 한층 안정된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송승준은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실점은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 첫 무실점 피칭이었다. 피안타 7개에 볼넷은 하나도 없었고 삼진은 10개를 잡아냈다.

롯데는 송승준의 7이닝 무실점 역투에 이어 이명우(⅓이닝)-김성배(⅔이닝)-김승회(1이닝)로 이어진 불펜진이 리드를 잘 지켜 4-0으로 승리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SK를 밀어내고 하루 만에 5위 자리를 되찾은 롯데는 장원준(6승 2패), 쉐인 유먼(7승 2패), 크리스 옥스프링(5승 3패) 등 탄탄한 1~3선발진에다 4선발 송승준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옴에 따라 4강 싸움에서 탄력을 받게 됐다.

송승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동안 마음을 추스르는데 집중했다"면서 "더는 내려갈 데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며 심리적으로 안정된 것이 호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와 저의 가족들을 비난한 팬들도 결국에는 저에게 기대감이 있고 관심이 있어서이지 않겠느냐"면서 "그리고 그런 말을 안 들으려면 잘던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투수라면 원래 7이닝 이상은 기본으로 던져야 하는데, 6월에 처음으로 7이닝을 던져서 한편으로는 부끄럽다"며 "팀이 4강에 올라설 수 있도록 순위싸움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투구를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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