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원 무너진 환율…“바닥은 어디?”

입력 2014.06.10 (13:30) 수정 2014.06.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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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 5년 10개월만에 1020원 아래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장중 저점을 1015원 수준으로 끌어내리며 약세(원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압력이 지속돼 환율이 1000~101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전일 대비 4원30전 떨어진 1016원2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2008년 8월6일(1015원90전)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달러화는 오늘(10일)도 1017원에 개장했다가 이내 약세로 돌아서 오전 10시 현재 1015원80전에 거래되고 있다.

◆ 경상수지 흑자 + 신흥국 통화 강세

'경상수지 흑자'라는 대내 요인과 달러화 약세로 인한 '신흥국 통화 강세'라는 대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와 중국 위안화 고시환율 하락이 1020원선 붕괴의 직접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ECB의 통화완화 조치,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고시환율 인하 조치 등으로 인해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저점을 뚫고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달러화가 넘쳐나는 것도 꾸준히 원화 강세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6%를 넘어가고 있는데 이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숫자"라면서 "내수 침체로 인한 수입 부진이 만들어내는 대규모 흑자가 계속되면서 달러화에 대한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당국 개입과 미국 금리 인상이 주요 변수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를 위한 개입과 미국 금리 인상이 향후 환율 흐름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외환당국 개입은 과거만큼 적극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을 능력도 없고 막으려는 의지도 예전보다 약한 것 같다"며 "내수부양을 작년부터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수출에 힘을 실어주는 환율방어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환시장에서 환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대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격이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현재 분위기가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워낙 우호적이어서 당국이 강력한 개입을 하기보다는 속도 조절에 나서는 수준으로 개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요인을 국내에서 찾기는 어렵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의한 달러화 강세가 환율 반등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환율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예상한 달러화 강세 기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 바닥은 1000원..연말엔 반등(?)

전문가들은 대부분 달러화값 바닥이 1000~1010원에서 형성된 후 연말이 다가올수록 반등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 팀장은 "수출업체가 내놓는 달러 물량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등 국내 수급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고 당국의 개입 역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최저 101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바닥은 1000원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1000원까지 떨어진 후 달러화가 반등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완만하게 반등(원화 약세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서 환율이 떨어지지 못할 것 같다"며 "달러화값은 1000원까지 갔다가 연말께 1020원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화 강세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미국의 통화 완화 조치가 모두 영향을 미친 결과"라면서 "즉,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변화가 생긴다면 원달러 환율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해 남은 6개월 동안 위 세 조건이 그대로 유지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며 "적어도 올해 말에는 내년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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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 5년 10개월만에 1020원 아래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장중 저점을 1015원 수준으로 끌어내리며 약세(원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압력이 지속돼 환율이 1000~101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전일 대비 4원30전 떨어진 1016원2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2008년 8월6일(1015원90전)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달러화는 오늘(10일)도 1017원에 개장했다가 이내 약세로 돌아서 오전 10시 현재 1015원80전에 거래되고 있다.

◆ 경상수지 흑자 + 신흥국 통화 강세

'경상수지 흑자'라는 대내 요인과 달러화 약세로 인한 '신흥국 통화 강세'라는 대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와 중국 위안화 고시환율 하락이 1020원선 붕괴의 직접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ECB의 통화완화 조치,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고시환율 인하 조치 등으로 인해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저점을 뚫고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달러화가 넘쳐나는 것도 꾸준히 원화 강세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6%를 넘어가고 있는데 이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숫자"라면서 "내수 침체로 인한 수입 부진이 만들어내는 대규모 흑자가 계속되면서 달러화에 대한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당국 개입과 미국 금리 인상이 주요 변수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를 위한 개입과 미국 금리 인상이 향후 환율 흐름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외환당국 개입은 과거만큼 적극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을 능력도 없고 막으려는 의지도 예전보다 약한 것 같다"며 "내수부양을 작년부터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수출에 힘을 실어주는 환율방어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환시장에서 환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대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격이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현재 분위기가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워낙 우호적이어서 당국이 강력한 개입을 하기보다는 속도 조절에 나서는 수준으로 개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요인을 국내에서 찾기는 어렵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의한 달러화 강세가 환율 반등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환율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예상한 달러화 강세 기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 바닥은 1000원..연말엔 반등(?)

전문가들은 대부분 달러화값 바닥이 1000~1010원에서 형성된 후 연말이 다가올수록 반등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 팀장은 "수출업체가 내놓는 달러 물량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등 국내 수급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고 당국의 개입 역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최저 101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바닥은 1000원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1000원까지 떨어진 후 달러화가 반등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완만하게 반등(원화 약세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서 환율이 떨어지지 못할 것 같다"며 "달러화값은 1000원까지 갔다가 연말께 1020원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화 강세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미국의 통화 완화 조치가 모두 영향을 미친 결과"라면서 "즉,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변화가 생긴다면 원달러 환율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해 남은 6개월 동안 위 세 조건이 그대로 유지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며 "적어도 올해 말에는 내년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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